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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2관왕 장혜진의 응원 "채영아, 너도 할 수 있어"

중앙일보

입력

유메노시마 양궁장에서 적응 훈련중인 양궁 대표팀. 김우진(왼쪽위부터 시계방향), 김제덕, 오진혁, 장민희, 안산, 강채영. [연합뉴스]

유메노시마 양궁장에서 적응 훈련중인 양궁 대표팀. 김우진(왼쪽위부터 시계방향), 김제덕, 오진혁, 장민희, 안산, 강채영. [연합뉴스]

2016 리우올림픽에서 한국 양궁은 사상 최초로 금메달 4개를 싹쓸이했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는 이를 뛰어넘어 금메달 5개에 도전한다. 기존 남·녀 개인, 단체에 혼성전이 신설됐다.

혼성전은 23일 열리는 랭킹라운드에서 남·녀 1위를 차지한 선수들이 팀을 이룬다. 개인전(3발 5세트), 단체전(6발 4세트)과 달리 4발 4세트제다. 세트에서 승리하면 2점, 비기면 1점을 획득하며 한 팀이 5점을 얻으면 승리한다.

올림픽에선 처음이지만 이미 세계선수권에선 이 방식으로 경기가 열렸다. 개인적으로도 경험을 했는데 단체전과는 또다른 긴장감이 있다. 제일 잘 쏘는 선수들만 나오기 때문에 한 경기, 한 경기가 부담스러웠다.

혼성전 경기의 특징은 순번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번갈아 쏘지만 남자가 먼저 쏠지, 여자가 먼저 쏠지는 국가마다 정할 수 있다. 어느 선수가 나가느냐에 따라 우리 대표팀도 전략이 달라질 듯하다.

걱정스러운 부분은 역시 코로나19로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대회 분위기를 느끼면서 끌어올리는 게 도움이 되는데 그러지 못했다. 하지만 도쿄올림픽 우메노시마 양궁장과 똑같은 환경을 만들어 시뮬레이션 훈련을 했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나도 리우에 가기 전에 같은 훈련을 했는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또 하나의 적은 부담감이다. 양궁 선수들이 느끼는 압박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매일 무게감을 느낀다. 리우 올림픽에서 여자 단체전 8연패를 이뤄냈을 때 든 생각은 "해냈다"와 "다음 올림픽 출전 선수는 9연패에 대한 부담이 크겠구나"였다. 선수들끼리 많은 대화를 통해 이를 털어내어야 한다.

이번 대회 호적수는 미국, 네덜란드, 인도, 멕시코다. 남자부에선 역시 미국의 브래디 앨리슨이 경계대상 1호다. 여자부는 인도의 디피카 쿠마리다. 지난 월드컵에서 3관왕에 올라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다.

남자 대표팀은 베테랑 둘, 신예 하나로 구성됐다. 오진혁(41·2012 런던 금메달리스트)과 김우진(29·2016 리우 금메달리스트)은 워낙 경험이 많아 걱정되지 않는다. 김제덕(17·경북일고)도 경험은 없지만 형들이 든든하게 지켜줘서인지 적응을 잘 했다. 올림픽에 대한 간절함도 크고, 준비도 잘 되어있었다.

외부에서 보면 여자팀이 걱정스러울 것이다. 올림픽 경험이 없는 선수들만 뽑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걱정하지 않는다. 강채영(25), 장민희(22), 안산(20)이 모두 또래라 단합이 잘 되고 있었다. 젊은 패기로 긴장감을 이겨낼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여자 팀에선 맏언니 강채영의 역할이 중요하다. 2016 리우 선발전(당시 장혜진이 3위, 강채영이 4위를 차지해 희비가 엇갈렸다) 때 채영이가 울었던 게 생각난다. 하지만 이후에 채영이는 더 좋은 선수가 됐다.

연락을 자주 했는데 기록이 안 나와서 힘들다고 했다. '즐기면서 하라'고 조언했는데 최근 들어 개인 최고 기록을 내는 등 페이스가 좋았다. 칭찬했더니 '언니 덕분'이라며 밝게 웃었다. 2012 런던 선발전 때 나도 4위로 탈락했는데, 다음 올림픽에선 금메달을 땄다. 채영이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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