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매출 3만원 많아서 못 받아" 울분 토하는 식당주인, 왜

중앙일보

입력 2021.07.23 05:00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4차 재난지원금인 버팀목자금 플러스 확인 지급이 지난 4월 26일부터 시행됐다. 사진은 지난 4월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중부센터의 모습. 연합뉴스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4차 재난지원금인 버팀목자금 플러스 확인 지급이 지난 4월 26일부터 시행됐다. 사진은 지난 4월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중부센터의 모습. 연합뉴스

“보다 많은 사람에게 폭넓게 지원해주겠다는 정부 말만 믿었는데 너무 억울합니다.”

강원도 춘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점주 최모(32)씨는 정부의 재난지원금을 두고 하소연했다. 지난 2019년 8월 9일부터 카페 영업을 시작한 최씨는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거절당했다. 2019년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듬해의 월 매출을 비교했을 때 오히려 매출이 올랐다는 이유였다. 최씨는 “실제로 영업을 한 날짜로 계산하면 하루 매출은 오히려 더 줄었다”며 “정부가 월 매출을 기준으로 환산하다 보니 사업을 시작하지도 않은 날짜를 포함해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건 불합리하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조치로 매출이 감소한 자영업자에게 최대 500만원까지 지원하는 4차 재난지원금(버팀목자금플러스)에서 최씨는 ‘사각지대’에 놓였던 셈이다.

5차 재난지원금 못 받는 자영업자, 왜?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이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4차 대유행으로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의 시름이 깊어지자 당정은 이날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 피해 지원 대상과 액수를 늘리기로 합의했다. 뉴스1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이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4차 대유행으로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의 시름이 깊어지자 당정은 이날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 피해 지원 대상과 액수를 늘리기로 합의했다. 뉴스1

최씨와 같은 자영업자들의 호소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5차 재난지원금(희망회복자금) 역시 매출 감소가 입증돼야 지원을 받을 수 있어서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국회에서 2차 추가경정예산안이 심사 중이라 정확한 기준은 다음 주 공고가 나와야 알 수 있다”면서도 “매출 감소를 증빙하지 못해 4차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한 사업주는 희망회복자금 대상에서도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은 이러한 ‘매출 감소’를 입증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1년 단위로 부가가치세 신고를 해온 간이사업자(연 매출 8000만원 이하 영세 자영업자)의 경우 본격적인 집합금지로 지난해 하반기 매출 타격이 컸지만, 반기별 매출 비교가 불가능해 매출 감소를 입증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매출 감소 입증 어려워 ‘사각지대’ 놓여

지난 2019년 1월 중순 서울 마포구에 카페를 오픈한 30대 사장 A씨는 정부 방역 지침에 성실히 따랐지만,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선 제외됐다고 한다. 2019년 하반기와 이듬해 하반기를 비교할 경우 매출 감소가 뚜렷했지만, 연 단위 비교에선 오히려 매출이 증가해서다. A씨는 “카드 매출 증빙 등 소득 자료를 추가로 제출하며 이의제기를 했지만 연 매출 단위인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증명’ 서류만 효력이 있어 반기별 매출 비교가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연 2회 소득 신고를 해 반기별 매출 비교가 가능한 일반과세자와 형평성에 어긋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A씨처럼 4차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한 영세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와 관련한 여타 지원 정책에서도 사각지대에 놓인 상황이다. 이들은 서울시의 ‘서울경제 활력자금’, 한국전력의 ‘전기요금 감면지원’, 중기부의 ‘긴급 신용대출’ 등에서 모두 배제됐다. 이러한 지원사업은 모두 자격조건을 4차 재난지원금을 받은 사업장으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중기부 “간이사업자 일괄 부지급 아냐”

중기부는 반기 단위로 소득을 수정 신고하면 반기별 비교가 가능해지니 이를 활용하라는 입장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간이사업자라 해서 일괄 부지급 결정을 내린 게 아니다”라며 “반기마다 소득 신고한 간이사업자의 경우 반기 매출 비교를 통해 4차 재난지원금을 지급 받은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국세청으로 2019~2020년 소득신고를 수정 신청하면 소급적용이 돼 5차 재난지원금 대상에 해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서울 광진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점주 김모(39)씨는 “연 매출이 3만원 많다는 이유로 4차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했다”면서 “중기부나 국세청에서 별도의 안내를 해주지 않아 반기별 소득 경정 신고가 가능한지도 몰랐다”는 입장을 보였다.

“사각지대 불가피하니 일괄 지급해달라”

국민의힘 이준석대표가 22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DMC타워에서 열린 중소상공인 자영업자-국민의힘 현안간담회에서 김기홍 자영업비대위 대표와 인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이준석대표가 22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DMC타워에서 열린 중소상공인 자영업자-국민의힘 현안간담회에서 김기홍 자영업비대위 대표와 인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상황이 이렇다 보니 5차 재난 지원금은 정부 방역 지침 대상 업종엔 전부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선별 지급이다 보니 아무리 선별 기준을 촘촘하게 설계하더라도 사각지대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2020~2021년 집합금지 및 영업제한 업종 소상공인에 대해선 긴급 지원금을 일괄 지급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국회예산정책처의 ‘2021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분석’에 따르면 앞서 정부가 4차 재난지원금(버팀목자금플러스)으로 편성한 예산 6조7350억원의 집행률은 69.3%에 그쳤다. 정부는 남은 1조1000억원의 예산을 희망회복자금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2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DMC타워에서 열린 중소상공인·자영업자 현안 간담회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정작 영업 제한이나 이용객 감소로 가장 어려운 직종에 재난지원금의 온기가 돌아가지 않는다는 문제가 과거에도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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