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장사회로 복귀해야…민생 핵심은 먹고사는 문제”

중앙일보

입력 2021.07.23 05:00

업데이트 2021.07.23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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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대선주자 인터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2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경기도 중앙협력본부 서울사무소에서 중앙일보와 단독 인터뷰 했다. 우상조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2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경기도 중앙협력본부 서울사무소에서 중앙일보와 단독 인터뷰 했다. 우상조 기자

여권 지지율 1위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22일 “향후 5년간 국민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공정성, 국민들이 도전할 수 있는 성장성을 대한민국에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에 있는 경기도 중앙협력본부 서울사무소에서 가진 중앙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다.

이재명이 밝힌 국정운영·외교 비전
“미중 갈등 시기, 한쪽 편들면 안돼”

본인이 대통령 돼야하는 이유
“좌고우면 안정형 리더십보다는
작업복에 빨리 일하는 사람 필요”

기본소득 구상은
“전국민 연 100만원 청년 200만원
토지세 거둬 모두에게 공평 배분”

이 지사에 대한 불안감 있는데
“날 싸움닭이라는데 설득왕이다
계곡정비도 대화타협으로 조정”

부인 관련 여러 논란엔
“나와 결혼한게 원죄, 언제나 미안
내 인생 제일 잘한게 아내와 결혼”

‘공정’과 ‘성장’을 자신의 대표 화두로 제시한 이 지사는 “대한민국이 성장사회로 복귀해야 한다”며 “성장하지 않으면 공정해질 수 없다. 성장해야 사람들이 희망을 갖고 도전하게 된다”고 핵심 정책 기조로 ‘성장론’을 특히 강조했다.

이 지사는 이어 “정치인은 안보·질서를 튼튼히 유지하는 게 기본이고, 그 위에 민생을 책임져야 한다”며 “그 민생의 핵심은 먹고사는 문제”라고도 했다. “영화 ‘웰컴 투 동막골’에서 도망 온 인민군 장교가 ‘왜 이렇게 동네가 편안하고 (이장)노인의 인기가 좋냐’고 물으니 ‘많이 먹여야지’란 답변이 나오지 않았느냐”며 “성장 회복이 가장 핵심 과제”라고 했다.

이 지사는 인터뷰 내내 “저는 질문을 피하지 않는다. 정치인은 모든 국민의 물음에 답해야 한다”거나 “저도 우아하고 추상적이면서 면피할 수 있는 다의적 해석이 가능한 표현을 몰라서 안 하겠느냐. 누구처럼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하면 위험은 적어지겠지만, 저는 제 모든 것을 보여주고 국민의 선택을 받으려 한다”며 최근 자신을 거세게 추격하는 이낙연 전 대표와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특히 이 지사는 최근 이 전 대표와의 사이에 가장 큰 갈등 소재가 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문제와 관련해 “제가 봤을 땐 (이 전 대표가 노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표를 던졌을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증폭될 전망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1일 KBS 인터뷰에서 “(노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낙연, 노무현 탄핵 찬성표 던졌을 것, 당시 행동조였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2일 서울 여의도에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마친 후 셔츠 소매를 걷고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는 포즈를 취했다. 우상조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2일 서울 여의도에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마친 후 셔츠 소매를 걷고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는 포즈를 취했다. 우상조 기자

〈정치〉 

이 전 대표가 탄핵 찬성표를 던졌다고 주장하는데.
“과거 윤영찬 기자(현 민주당 의원, 이낙연 캠프 정무실장)가 쓴 기사에도 나온다. 기사에 ‘이낙연 의원이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찬성으로 선회했다’는 얘기가 있다. 본인(이낙연)이 노무현 정부에 대해 얼마나 비판적 발언을 많이 했나. 당시 사진을 보면 탄핵을 관철하기 위해 몸싸움, 행동조에도 투입됐다. 본회의장을 자기가 막고 있었다. 그러니까 윤영찬 기자가 찬성이라고 썼을 것 아니냐.”
실제로 찬성했다고 보나.
“내가 보기에는 찬성표를 던진 거다. 본인도 그렇게 행동과 말로 강력하게 주장했는데, 세월이 지난 다음에 ‘나는 반대했다’ 그런 태도는 좀 국민에 대한 존중이 결여된 것 아니냐. 너무 불투명하다. 정치인은 투명해야 한다. 앞에서는 찬성해서 밀어붙이고 뒤에서는 반대했으면 그것도 이중행위 아니냐. 그 자체도 문제다. 나보고 말 바꿨다고 공격했는데, 이거야말로 명백한 태세 전환 아니냐. 이런 게 좀 많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2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했다. 우상조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2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했다. 우상조 기자

경쟁자들은 이 지사의 ‘후보로서의 불안함’을 강조한다.
“운명으로 받아들인다. 우아한 옷 챙겨 입고 안정돼 보이는 그런 건 내 체질에 맞지도 않고 지금 이 시대의 리더가 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
네거티브 공방에 캠프가 아니라 직접 가담하는 게 부담스럽진 않나.
“정치인이 마이크 들이대면 도망가는 건 옳지 않은 태도라고 본다. 나도 홍준표 의원처럼 불리한 질문에 ‘밥 먹었느냐’, 누군가처럼 ‘생각 중입니다. 엄중하게 보고 있습니다’ 할 수도 있다. 그러면 위험은 적어지겠지만, 나는 나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국민의 선택을 받겠다.”

주제는 차기 대선 구도로 자연스럽게 전환됐다. “기본적 구도로도, 당 지지율로도 보장하기 어려운 걸 후보 간 차이로 극복해야 한다”며 자신이 적임자란 논리를 내세웠다. 이 지사는 “실력·신뢰·청렴 외에는 전 연령대와 지역에 걸친 자신에 대한 고른 지지를 설명할 길이 없다”며 ‘이길 수 있는 후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대선 구도가 여전히 불리할 걸로 전망하는 건가.
“정권 심판론이 높기 때문에 구도는 상당히 불리하다. 산맥과 산이 높으면(심판론이 강하면), 저쪽 후보가 땅강아지가 나와도 하나마나고, 호락호락하지 않다. 지금 심판론이 높지 않나. 이길 수 있는 후보로 역량을 최대치로 긁어모아도 결국 2~3% 승부다.”
현실적으로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현실적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다. 다만 정치는 고도의 전문적 영역이다. 형법 집행하던 사람이 국정 전반을 알기 어렵다. 몇 달 동안 특수과외를 받아서 될 일이 아닌데, 예상대로 콘텐트 부재가 드러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럼에도 강력한 라이벌이라는 이유는.
“역(逆)반사체라서다. 후광·적통 같은 정(正)반사체와 달리 심판 욕구가 반영된 것이다. 그만큼의 빛을 발하는 사람이 지금은 없다. 윤 전 총장은 탄압받은 이미지가 있다. 반면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자기가 (월성 원전 감사로) 공격을 했다.”
왜 자신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느냐.
“지금 같은 혁명적 전환의 시대에는 좌고우면하는 안정형 리더십보다 저처럼 흙 묻은 옷으로 작업복 입고 신속하게 빠르게 일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외교·안보〉

남·북·미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보나.
“현실적으론 (북·미가) 단계적 동시 행동을 해야 하고, 스냅백(합의 위반 시 제재 복원) 방식을 차용해야 한다. 북한이 손해본다는 생각을 하겠지만, (결국)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그들의 최종 목표는 체제 안정이다.”
미·중 갈등은 어떻게 보나.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서로 자기 편 들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이게 오히려 기회일 수도 있다. 가만히 있는 중립 외교만 하자는 게 아니다. 예를 들어 미국 입장에선 한국을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에 가입시켜서 강력한 군사동맹으로 만들고 싶을 거다. 중국 입장에서는 절대 안 된다고 할 거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인도의 경우 개방주의적 입장을 가지고 쿼드에 참여했다. ‘군사적으로 봉쇄하는 거라면 하지 않고, 단순 협력 관계만 한다’며 애매하게 들어가 있다. 우리도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 한쪽을 선택하지 않는 균형 외교에 대한 의지와 실천을 갖고 해야 한다.”

“북핵 풀려면 북·미 단계적 동시 행동 … 스냅백 방식 필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2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했다. 우상조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2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했다. 우상조 기자

일본에 강경 대응의 모습이 보이는데.
“일본 군국주의 세력의 침략 의지 때문이다. 일본이 독도를 왜 자꾸 문제 삼느냐. 언젠가 대륙으로 진출할 때 인계철선으로 삼기 위한 것이 아니겠나. 저는 그래서 일본 대륙 진출의 꿈이 무력적 방식으로 분출할 때를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군사적으로 북한도 중요한 상대이긴 한데 일본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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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회〉 

기본소득이 1번 공약 아니라고 했지만 ‘임기 중 전 국민 연 100만원, 청년 200만원’ 기본소득 계획을 발표했다(※이 지사는 인터뷰에 앞서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내부 토론 과정을 통해 의견 수렴도 됐고, 야당의 지적들을 수용해 실행 가능한 안을 만든 것이다. 청년이 제일 급하니까 청년 기본소득을 먼저 하기로 했고, 나중에 또 추가할 거다. 예를 들면 60세부터 연금을 받는 65세 사이의 수입이 특히 비는데, 한 달에 몇만원이라도 드려야 한다.”
재원 확보 방안으로 증세(국토보유세 신설)를 얘기했는데, 서민 부담이 커지는 것 아닌가.
“토지세를 거둬 (기본소득으로) 모두에게 공평하게 배분하는 것으로 계산해 보면 압도적 다수가 다 이익으로 나온다. 그만큼 부동산 토지 보유가 매우 불평등하기 때문이다.”
이재명(57) 경기지사는 누구?.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이재명(57) 경기지사는 누구?.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평소 기획재정부를 비판했는데,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가.
“기획재정부에서 예산 기능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기재부가 상급 기관처럼 돼 정부를 거의 통제하고 있다. 부처와 합의해도 기재부가 반대하면 예산 집행이 안 된다.”
스스로 ‘돌파 대상’ 기득권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이 지사에 대해 불안감을 호소한다.
“저는 목표 지향성은 강하지만 포기하지 않을 뿐 독선이나 강압은 거의 없다. 가능하면 설득과 대화, 타협을 통해 조정한다. 계곡 정비가 대표적이다. 사고가 없었다. 누가 저보고 싸움닭이라고 하는데, 이름 좀 바꿔 달라. 저는 설득왕이다.”
문재인 정부의 수사권 조정 결과 경찰 권력 통제가 느슨해졌다는 지적이 있다.
“경찰의 권력이 너무 비대해졌다. 수사권 독점은 문제다. 상호 간에 조정·견제하는 게 필요하다. 다만 저보고 검찰 개혁에 미온적이라는 사람들이 있던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저처럼 정치 검찰에 많이 당한 사람이 어디 있나. 공수처 설치도 제 2017년 대선 공약이었다.”
정책은 문재인 정부와 다른 게 많다. 차별화할 계획인가.
“이재명 정부도 민주당 정부다. 다르다 한들 얼마나 다르겠나. 그래서 얘기한 게 청출어람이다. 같아서도 안 되고, 완전히 달라서도 안 된다. 더 나아져야겠지만 청색에서 빨간색이 될 순 없지 않나.”
부인 김혜경씨가 여러 논란으로 고생을 하기도 했다(※김씨는 2018년 경기지사 선거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 등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트위터 계정의 주인이라는 의심을 받았다).
“언제나 미안하지만 저하고 결혼한 원죄다. 제 인생에서 제일 잘한 게 아내와 결혼한 것이다.”
부인과는 정치적 동지 관계냐.
“아주 사이 좋게 잘 지낸다. 동지라기보다는 아주 가까운 친구다. 정치적 이념을 같이하진 않는다. 지역에서 ‘다른 후보들은 매일 나타나는데, 이재명은 왜 한 번도 안 오느냐’는 항의가 엄청나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아내에게 ‘대신 좀 가보라’고 부탁했다. 속된 말로 그런 것까지 고생시키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나는 못 가니까…. 그래도 반응을 보면 아내가 유권자 수용성이 높은 것 같다.”
“국민이 희망 가질 수 있는 공정사회, 성장사회 만들겠다”
두 번째 대선에 도전하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자신이 만들고 싶은 대한민국으로 “국민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공정사회, 그리고 도전할 수 있는 성장사회”를 꼽았다. “고도 성장기인 과거엔 공정과 성장이 반대 개념이었지만, 지금은 사회경제적 토대가 질적으로 바뀌었다”며 이 같은 비전을 말했다.

22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먼저 “공정함이 시대적 화두”라는 말부터 꺼냈다. “역사적으로도 보면 불공정한 나라는 망했다. 공정한 나라를 만드는 게 우선이다. 공정해야 희망도 있고 활력이 넘치는 사회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과 관련해선 “민생의 핵심은 결국 먹고사는 문제”라며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의 한 장면을 인용하기도 했다.

공정과 성장이 이율배반적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그는 “투자할 곳은 많은데 투자할 돈이 부족하던 과거에는 그 말이 맞았다. 그때는 정부가 국가 역량을 공급 투자 부분에 집중할 필요가 있었다. 몰아주면 효과가 커지고, 분산하면 효과가 작아졌다. 한마디로 불공정이 성장의 수단이 되던 시절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데 지금은 (양극화 심화로) 투자할 돈은 많은데 투자할 곳이 적어진 시대다. 양극화가 자원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기회가 불공정하니까 사람들이 의욕을 잃게 됐다”며 “지금은 공정성을 회복시키는 것이 자원의 효율성과 사람들의 도전의식을 높이고 소비 수요를 증대시키는 경제 선순환의 마중물이 됐다”고 말했다.

※인터뷰 전문은 joongang.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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