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장세정의 직격인터뷰

"변이와 돌파감염 때문에 11월 집단면역 불가능"

중앙일보

입력 2021.07.23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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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장세정 기자 중앙일보 논설위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를 신설한 청와대 방역기획관에 전격 발탁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를 신설한 청와대 방역기획관에 전격 발탁했다. [연합뉴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이제 코로나19 터널의 60% 정도 왔다"면서 "4차 대유행을 끝내려면 당분간 경제보다는 방역을 더 우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상선 기자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이제 코로나19 터널의 60% 정도 왔다"면서 "4차 대유행을 끝내려면 당분간 경제보다는 방역을 더 우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상선 기자

섣부른 방역 완화와 문재인 대통령의 자화자찬 와중에 대한민국이 지금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어두운 터널 속에 갇힌 형국이다. 질병관리청의 백신 예약 시스템은 먹통이 반복되면서 폭염 와중에 국민의 화를 돋운다. 총체적 위기 국면의 타개책을 듣기 위해 천은미(57)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를 만났다. 천 교수는 정부가 공언한 개념의 11월 집단면역은 불가능하고 물 건너갔다고 진단했다. 백신 접종이 60~70%를 넘어도 델타 변이와 돌파 감염이 만연한 영국·이스라엘 사례를 근거로 들면서 "이제 집단면역보다는 치료제 개발을 통해 독감처럼 코로나와 같이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금 '코로나 터널'의 어디쯤 와있나.
 "터널의 한가운데에서 출구로 향하는 초입 길목쯤이다. 터널을 60% 정도 지나왔다고 볼 수 있다. 올 연말이 출구로 향하는 막바지가 되길 바란다. 연말까지는 지금보다 강화된 방역, 신속한 백신 수급, 경구 치료제 선점 개발 및 구매가 절실히 필요하다. 백신 수급이 어려운 저개발국가들의 상황을 고려하면 코로나 완전 극복은 2022년에도 어려울 것이다."
 -지금껏 정부의 대응을 총평하면.
 "초반에는 메르스 등 기존 감염병 대처 경험과 기술 덕분에 대체로 선방했다. 하지만 올해는 백신의 불안정하고 늦은 수급이 문제 됐고, 특히 3, 4차 대유행을 앞두고 선제적 방역이 이뤄지지 않아 전체적으로 C 학점 정도로 평가할 수 있겠다."
 -누가 방역 컨트롤타워인지 헷갈린다.
 "질병관리청과 정은경 청장이 핵심적인 전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위기 상황마다 (청와대와 방역 당국이) 다른 입장을 보여서 정확히 어디가 컨트롤 타워인지 확인하기 어렵다. 국민 입장에서 보면 한 곳에서 정확한 지침을 발표하면 혼선을 줄이고 방역도 효과적일 것이다. 중요 현안에서 동일한 목소리를 내야 하고, 결과에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부 내부 혼선 사례를 꼽는다면.
 "청해부대 백신 수급 문제를 보면 국방부와 질병청이 서로 다른 의견을 냈다. 해외파견 부대의 코로나 감염 위험성에 대해 국방부가 질병청과 진지하게 논의했어야 맞다. 질병청도 어렵다는 말로 끝내기보다는 해결 방법을 찾아봤어야 했는데 매우 아쉽다."

청해부대 코로나19 집단감염 참사에 대해 서욱 국방부 장관(가운데)이 지난 20일 국민 앞에 사과하면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서 장관의 왼쪽은 원인철 합참의장, 오른쪽은 박재민 국방부 차관. [국방부]

청해부대 코로나19 집단감염 참사에 대해 서욱 국방부 장관(가운데)이 지난 20일 국민 앞에 사과하면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서 장관의 왼쪽은 원인철 합참의장, 오른쪽은 박재민 국방부 차관. [국방부]

 -'옥상옥' 비판을 받는 기모란 방역기획관의 역할은.
 "뭔가 하는 일이 있으니 청와대가 자리를 신설했을 텐데, 전문가들도 자세히 들은 바가 없다. 질병청과는 다른 뭔가 일을 할 거라 기대하는데, 공개를 안 하니 무척 궁금하다. 방역기획관이 어떤 일을 했고, 어떤 일을 하는지 공개해야 국민이 납득할 것이다."
 -책임을 묻는 쇄신 인사 필요성은.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영국·이스라엘 사례 통해 드러나
정부, 달라진 상황 국민에 알려야
백신은 사망자 줄이기에 집중을
누가 컨트롤타워인지 알 수 없어
기모란 무슨 일 하는지 밝히고
정은경이 컨트롤타워 역할해야
코드 아닌 'A급 전문가' 영입하고
항체치료제 사용 범위 확대해야

 "정 청장이 사퇴하기보다는 전권을 갖고 좀 더 중심을 잡고 일관되게 방역을 추진하는 게 효과적이다. 방역 따로 백신 따로 맡는 것보다 하나의 컨트롤 타워로 가는 게 좋다. 다만 지금까지와는 달리 오로지 국민의 건강을 위해 올바른 소리를 낼 방역 전문가를 영입하는 쇄신 인사를 통해 늦었지만 시스템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특정 진영의 '코드 인사'만 중용된다는 비판이 있다.
 "의료는 정치 성향과는 연관이 전혀 없는 분야다. 진영 여부를 떠나서 각 분야의 진정한 전문가로 자문단을 구성해 정부가 다양한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 좀 더 권위가 있고 큰 역할을 많이 한 분들이 포함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지금은 자의든 타의든 진영을 떠나서 A급 최고 전문가들이 제대로 활용되는지 의문이 든다. 최고 전문가들이 소신껏 방역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잘할 거다."
 대화는 4차 대유행의 원인과 대책으로 이어졌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2일 1842명(청해부대 270명 포함)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변이 확산 와중에 방역 완화는 패착 아닌가.
 "4차 유행이 예견된 시점에 거리두기를 완화한 타이밍에 큰 문제가 있었다. 델타 변이의 전파력을 간과하고 방역을 선제적으로 강화하지 못한 방역 당국 책임이다. 델타 변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 동의율을 올리기 위해 인센티브를 부각했다. 2차 대유행 때처럼 이번 4차 대유행 시기에도 이동량이 증가하는 휴가철에 소비 진작 정책을 내놨다. (정부 해명대로) 집단지성으로 방역 완화를 결정했다면, 도대체 누가 어떤 의견을 냈길래 방역 완화 결정이 나왔는지 설명이 필요하다."

섣부른 방역 완화 때문에 4차 대유행을 불렀다는 책임을 추궁당하고 있는 기모란(56-왼쪽) 청와대 방역기획관과 정은경(57) 질병관리청장. [연합뉴스]

섣부른 방역 완화 때문에 4차 대유행을 불렀다는 책임을 추궁당하고 있는 기모란(56-왼쪽) 청와대 방역기획관과 정은경(57) 질병관리청장. [연합뉴스]

 -대유행 직전의 대통령 메시지는 적절했나.
 "곧 좋아질 거라든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말은 격려 차원이겠지만, 대통령에게 메시지를 조언하는 사람들의 시점이 적절하지 않았다. 방역을 완화하지 않아야 할 때 완화 시그널을 줘서 대유행이 반복되고 있다. 조언자들이 좀 더 신중하게 상황을 판단해야 한다."
 -대통령은 "4단계를 짧고 굵게 끝내겠다"고 했는데.
 "그렇게 하기는 매우 힘들어 보인다. 2주마다 방역 지침을 연장하는 방식을 몇 달씩 반복해 국민의 방역 피로감이 누적됐다. 2주면 된다는 희망 고문은 국민에게 더는 먹히지 않는다. 4차 대유행은 3차보다 더 크고 오래갈 가능성이 높다는 현실을 냉정히 받아들여야 한다. 경제와 방역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이론적인 기대를 접고 이제라도 방역을 우선해야 한다."
 -익숙해질 만하면 거리두기를 왜 자꾸 바꾸나.
 "여러 번 정책을 변경하다 보니 국민이 혼란을 느끼고, 적응하기도 어렵고, 방역 효과도 떨어진다. 지금의 완화된 네 단계는 델타 변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설정돼 급격한 4차 대유행을 차단하기에 부족하다. 거리두기 단계를 강화해 새롭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 제시한 지표를 충족하면 신속히 단계를 올리고, 단계 완화는 최대한 서서히 해야 한다."
 -민주노총 8000명 집회는 되고, 식당 4명 모임은 안되냐고 자영업자들이 반발한다.
 "방역 지침을 어기면 누구든 똑같이 법을 적용해야 한다. '지키는 사람만 지킨다'는 불만에 대해 정부가 제대로 해명해야 한다. 방역 기준이 명확하고 잣대가 공평해야 국민의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고 방역 당국의 신뢰도 구축할 수 있다."
 지금 벌어지는 4차 대유행의 근원을 따져보면 백신 확보 전략 실패에 기인한다는 지적이 많다. 안전한 백신을 적기에 많이 확보 못 하다 보니, 불안한 백신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접종 속도가 늦어졌다.
 -백신 수급 정보가 불투명하다.
 "질병청은 백신 도입 일정을 월간 단위로 명확하게 발표해야 한다. 예약 신청을 받으려면 백신이 확보된 상태에서 받는 것이 상식이다. 아스트라제네카 예약과는 다른 상황이 생길 것을 예측하지 못한 방역 당국의 실수다. 접종 동의율이 높아 인센티브가 필요 없었던 화이자처럼 모더나도 동일 선상에서 고려하고 예약을 받았어야 했다. 좋은 백신에 대한 국민의 갈증을 정부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다 보니 예약 시스템이 계속 먹통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델타 변이와 돌파 감염이 확산중인 상황이니 백신을 맞은 입국자라도 예외 없이 2주간 격리 조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상선 기자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델타 변이와 돌파 감염이 확산중인 상황이니 백신을 맞은 입국자라도 예외 없이 2주간 격리 조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상선 기자

 -정부가 공언한 11월 집단면역은 가능할까.
 "우리가 기존에 알던 집단면역은 이제 성립되지 않는다. 백신을 70% 이상 접종하면 집단면역을 기대했지만, 코로나 발생 초기와는 상황이 달라졌다. 정부가 달라진 상황을 제대로 설명해줘야 한다. 영국과 이스라엘은 백신 접종과 감염을 포함해 각각 80%와 70% 정도에서 면역이 형성됐지만 6개월 이후 항체 형성량이 감소한다. 고령자와 기저 질환자에서 돌파 감염이 많이 발생해 실질적 집단면역이 어렵게 됐다. 이런 상황을 두루 고려한다면 백신 접종은 중증과 사망자 예방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 방역을 유지하면서 항체 치료제를 활용하면 독감처럼 코로나도 같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산 치료제와 백신 개발은 어디까지 왔나.
 "국산 항체치료제 임상 3상 발표에서 고위험군이 중증으로 악화하는 현상을 72% 줄이는 것으로 나왔다. 정부 규정상 지금은 항체치료제를 60세 이상, 중증환자에게만 사용한다. 국민 개개인 입장에서는 제때 치료받고 후유증이 남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식약처가 시판을 신속히 허가해 늘어나는 젊은 환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국산 백신은 mRNA 백신을 개발하는 것이 제일 좋은데, 국내 제약사들이 컨소시엄을 만들고 정부가 제한된 예산을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영국·싱가포르는 방역을 풀고 있는데.
 "방역 해제 모델을 한국에 도입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영국도 싱가포르도 방역 완화 중에 델타 변이로 확진자가 급증하자 방역 강화로 전환 중이다. 완전한 경구 치료제가 나오기 전에는 방역을 완화하기 어렵다. 돌파 감염과 델타 변이를 고려하면 해외에서 백신을 접종했더라도 입국 시 예외 없이 격리 조치해야 한다."

장세정 논설위원

장세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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