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람회 되고 '테스형'은 안된다…이러니 불신받는 방역수칙

중앙일보

입력 2021.07.22 18:14

업데이트 2021.07.22 18:38

주모(42)씨는 23~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나훈아 AGAIN 테스형-부산' 공연을 예매했다가 최근 취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공연이 한 달 뒤로 미뤄졌기 때문이다.

주씨는 “코로나와 더위 때문에 외출이 끊겨 답답해하시는 어머니를 모시고 가려고 했는데 연기된 날엔 시간이 안 돼 티켓을 취소했다”며 “벡스코를 가보면 여느 공연장과 다를 게 없는데 다른 지침이 적용된다니 의아하다”고 말했다.

22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야외광장에서 작업자들이 나훈아 홍보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다. 23~25일 나훈아 콘서트는 코로나19 방역단게 강화로 8월20~22일로 연기되었다. 송봉근 기자

22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야외광장에서 작업자들이 나훈아 홍보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다. 23~25일 나훈아 콘서트는 코로나19 방역단게 강화로 8월20~22일로 연기되었다. 송봉근 기자

나훈아 공연, 전시장이라 취소됐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장기화하면서 주씨처럼 급변하는 방역수칙에 혼란을 겪는 시민이 늘고 있다. 체육관과 대형 전시장 등 공연장으로 등록되지 않은 시설에서 열리는 공연은 모두 금지됐지만, 전시와 박람회 등은 그대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정례브리핑을 통해 22일부터 내달 1일까지 비수도권의 미등록 공연장에서 열리는 모든 공연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공연장으로 등록된 시설에서는 방역수칙을 지킨다는 전제하에 공연 개최가 가능하다.

 '테스형' 공연이 한 달 뒤로 미뤄진 건 벡스코가 공연장이 아닌 전시·컨벤션 시설로 등록돼 있어서다. 방역당국의 조치가 코로나19 확산 예방 차원에서 적절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한편,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확진자 계속 나오는데…박람회는 그대로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1회 스마트 디바이스X소형가전 쇼 2021'에서 관람객이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를 구매하고 있다. 뉴스1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1회 스마트 디바이스X소형가전 쇼 2021'에서 관람객이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를 구매하고 있다. 뉴스1

최근 1주간 일평균 약 1000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수도권에서도 전시와 박람회는 정상적으로 열리고 있다. 시설면적 6㎡당 1명 입장, 이용자 간 2m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지킨다는 전제하에서다.

서울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선 지난 21일부터 ‘이건희 전 삼성회장 컬렉션’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 강남구의 대형 전시장인 코엑스 역시 22일 시작된 박람회를 그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만큼 시민들의 불안도 끊이질 않는다. 지난 10일 코엑스에서 열린 육아박람회에선 근무자 1명이 코로나19에 확진돼 행사가 중단된 바 있다. 확진자가 상주하는 동안 4000여명의 방문객이 다녀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추가 감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강남구 주민 강모(25)씨는 “현대백화점 집단 감염 이후로 길을 걷는 것도 불안한데 박람회는 계속 열린다고 하니 걱정이 크다”며 “대형 행사를 규제하는 일괄적인 지침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일일 확진자 최다…“방역수칙 일관성 있어야”

18일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부산진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한 시민들이 길게 줄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송봉근 기자

18일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부산진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한 시민들이 길게 줄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송봉근 기자

22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842명 발생하면서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배경택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우리나라는 코로나19 4차 유행의 한 가운데에 있다”며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강력하고 단합된 (사회적) 거리두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방역당국의 일관성 없는 지침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부가 내놓는 방역수칙에 여러 부처의 지침이 섞여 있다 보니 조치가 원칙 없이 다급하게 이뤄지는 측면이 있다”며 “개별 분야에 대한 방역수칙 기준을 총괄하는 조직이 질병청 내에 갖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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