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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 호흡기도 뗐다" 숙박매출 되레 감소…4단계 벼랑끝 업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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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강원 강릉시가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자 비수도권에서 처음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한 19일 저녁 경포해수욕장 백사장이 텅 비어 있다. 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오후 8시 이후 백사장 출입을 금지했다. 연합뉴스,

강원 강릉시가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자 비수도권에서 처음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한 19일 저녁 경포해수욕장 백사장이 텅 비어 있다. 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오후 8시 이후 백사장 출입을 금지했다. 연합뉴스,

서울 서대문구에서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A씨. A씨는 22일 “요즘 매출은 바닥이고 손님도 거의 없다"며 "식사를 하거나 술 한 잔 하러 오는 손님이 간혹 있었는데 4단계가 되고부터는 일대에 손님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6월 말까지만 해도 ‘조금만 더 버티면 제한이 풀리겠지'하고 기대했는데 이제는 내가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수도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되면서 7월 들어 성수기를 기대했던 숙박업소와 중소 여행사들이 영업난에 시달리고 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소비 심리도 풀릴 기미를 보여 잔뜩 기대했지만 코로나19의 4차 유행에 따라 예약이 대거 취소되면서 여행객이 확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숙박 예약건 절반 이상이 취소돼" 

숙박 서비스 스타트업인 온다(ONDA) 관계자는 “7월 들어 둘째주까지 온라인을 통해 판매된 숙박 예약건의 절반 이상이 취소됐다”며 “거리두기 4단계 이전만해도 휴가철인 7월 매출 신장률이 10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약 취소가 잇따라 되레 극심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온다가 코로나19 4차 유행 전후 전국 3만6000개 숙박업소 매출 동향을 분석한 결과 최근 2주간(7월 5일~7월 18일) 수도권 숙박업소 전체 매출이 2주 전보다 9.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소재의 숙박업소 매출은 19.4%가 줄었다. 인천(-12.7%)과 경기(-7.2%) 지역의 숙박업소 매출도 감소했다. 하지만 강원(16.5%)과 충북(20.5%) 지역의 매출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거리두기 4단계 전후 지역별 숙박업소 매출 변화.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거리두기 4단계 전후 지역별 숙박업소 매출 변화.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숙박업소의 영업 부진과 함께 관광업에 종사하는 소상공인들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한 중소여행사를 운영하는 이모(61)씨는 “코로나19 발발 이후 1년 반 동안 매출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직원도 5명에서 1명만 남기고 내보낸 상황”이라며 “현장 조사 끝에 국내 여행 상품도 몇 개 출시해봤지만, 사실상 단체 여행이 불가능해 신청자도 저조했다. 매출을 낼 방법이 없다”고 한탄했다.

"여행사 유지하는 곳 드물어" 

중소여행사 단체인 우리여행업협동조합 권병관 이사장은 “트래블 버블 추진 등으로 추석 이후에는 (소비가) 풀리겠다 생각했는데,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되면서 근근이 개발해 판매하던 국내 여행 상품도 대거 취소된 상황”이라며 “회사를 유지하는 곳이 드물 정도”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숙박업과 음식점업 300곳을 대상으로 긴급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절반 이상(57%)이 “휴·폐업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수도권 소재 소상공인의 67%는 7~8월 매출이 당초 기대보다 4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소상공인 7~8월 합산 매출은 코로나19 발발 이전인 2019년 평균 7919만원에서 4234만원으로 47% 감소했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른 거리두기 강화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매출 급락이 불가피하다”며 “매출 절벽을 직면해 하루하루 생존을 걱정하는 이들의 피해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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