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밥 대신 대소변 먹였다···8세 딸 죽게만든 친모·계부의 최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8살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계부 A씨와 친모 B씨가 지난 3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8살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계부 A씨와 친모 B씨가 지난 3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8세 딸에게 식사를 제대로 주지 않고 대소변을 먹게 하는 등 학대하고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20대 친모와 계부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22일 인천지법 형사15부는 살인 및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28·여)와 그의 남편 B씨(27·남)의 선고 공판에서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또 이들에게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하고 10년간 아동 관련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A씨 부부는 지난 3월 2일 인천 중구의 한 빌라에서 초등학교 3학년생인 딸 C양(8)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사망 당시 C양은 얼굴·팔·다리 등 몸 곳곳에 멍 자국이 나 있었고, 영양 결핍이 의심될 정도로 야윈 상태였다. A씨는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C양과 아들을 낳았고 이혼한 뒤인 2017년 B씨와 결혼했다.

특히 C양의 몸무게는 13㎏으로 또래보다 몸무게가 10㎏ 이상 적었으며, 초등생인데도 사망 전까지 기저귀를 사용한 정황도 나왔다. 친모인 A씨는 C양이 사망하기 이틀 전에도 밥과 물을 전혀 주지 않았고, 딸이 옷을 입은 채 거실에서 소변을 보자 속옷까지 모두 벗긴 채 찬물로 샤워를 시킨 뒤 2시간 동안 물기를 제대로 닦아주지 않고 방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계부 B씨는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움직이지 않는 C양을 보고도 9살 아들과 거실에서 모바일 게임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영유아 보호시설에 맡겨진 피해자를 2018년 1월 집으로 데려온 뒤 3년간 점차 강도를 높여 체벌과 학대를 했다"며 "제한적으로 물과 음식을 제공해 영양 불균형 등으로 사망하게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은 훈육이었다고 주장하지만, 학대 강도 등을 보면 정상적이지 않았다"며 "피해자는 만 8살로 신체적 방어 능력이 부족한 아동이었는데 학대로 인한 신체적 고통은 극심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부모로부터 제대로 사랑을 받지 못한 피해자가 느꼈을 고립감과 공포도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였을 것"이라며 "범행 경위와 범행 기간 등을 보면 피고인들의 죄질이 극도로 좋지 않다"고 했다.

검찰은 지난달 24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피해자의 대소변 실수를 교정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주먹과 옷걸이로 온몸을 마구 때리고 대소변까지 먹게 했다"며 이들 부부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A씨 부부는 법정에서 딸을 학대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살인의 고의성은 전면 부인했다. 수사당국이 딸에게 대소변을 먹인 정황을 발견해 추궁했을 땐 "그런 적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