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선제검사 명령에도 검사율 3%…학원측 "왜 우리만" 반발

중앙일보

입력 2021.07.22 13:51

지난 3월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모습. 연합뉴스

지난 3월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모습. 연합뉴스

서울시가 모든 학원 종사자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제검사를 받도록 행정 명령을 내렸지만 검사율은 3%에 그치고 있다. 학원 측은 학원이 위험하다는 근거가 없는데도 과도한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학원발 감염이 점차 늘고 있어 학원 방역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2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서울 학원 종사자 11만 9442명 가운데 코로나19 선제검사를 받은 비율은 3.15%(3763명)다. 선제검사를 지시한지 열흘 이상 지났지만, 검사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서울시 "모든 학원 종사자 선제검사…안하면 벌금"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인근 '찾아가는 선별진료소'에서 학생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인근 '찾아가는 선별진료소'에서 학생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지난 7일 서울시는 학원·교습소 종사자에게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으라는 행정 명령을 내렸다. 검사 대상에는 원장과 강사뿐 아니라 운전기사, 행정 직원 등이 모두 포함됐다. 다음 달 21일까지 검사를 받지 않으면 감염병법에 따라 200만원 이하의 벌금과 방역비용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할 계획이다.

앞서 경기도 일부 지방자치단체도 비슷한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렸다. 현재 경기 성남·의정부·고양·부천·용인·수원 등 6개 지자체가 학원 종사가 선제검사를 지시했다. 이들은 서울시와 마찬가지로 행정명령을 따르지 않는 종사자에게 벌금을 부과할 계획이다.

학원단체 "학원 위험하다는 근거 없어" 반발 

수도권 학원과 교습소 원장과 종사자들이 선제검사 행정명령에 반발해 릴레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함께하는사교육연합 제공]

수도권 학원과 교습소 원장과 종사자들이 선제검사 행정명령에 반발해 릴레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함께하는사교육연합 제공]

학원 측은 선제검사 명령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수도권 학원장 단체인 ‘함께하는사교육연합’(함사연)은 지난 19일 서울행정법원에 오세훈 서울시장을 상대로 행정명령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9일에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신체의 자유, 평등권, 영업활동의 자유를 침해당했다'며 진정을 접수하기도 했다.

이상무 함사연 대표는 "중점관리시설이 아닌 일반관리시설인 학원·교습소가 결혼식장, 장례식장, 공연장보다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크다고 볼 근거가 없다”며 "선제검사를 지시한 행정명령은 재량 행위의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학원들은 모든 종사자가 검사 받는 건 부담이 크다고 반발한다. 서울 양천구의 한 학원에서 근무하는 박모(30)씨는 "학원 규모가 커서 검사 받아야 하는 직원이 수십 명"이라며 "확진자와 접촉한 적도 없는데 이 폭염에 검사소를 찾아가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학교는 못가는데 학원은 영업…'방역 강화' 주장도

지난 3월 서울 양천구 목동 학원가 모습. 뉴스1

지난 3월 서울 양천구 목동 학원가 모습. 뉴스1

하지만 학원 방역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반론도 나온다. 전국에서 학원발 집단 감염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지난 17일 첫 확진자가 나온 경기 구리시의 한 학원에서 현재까지 2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주 집단 감염이 발생한 대전의 한 태권도 학원은 누적확진자가 125명에 이른다.

정부는 수도권 거리두기를 최고 단계인 4단계로 격상하면서도 학원 영업을 완전히 제한하진 않았다. 이전까지 한 칸씩 띄어앉기를 두 칸으로 늘렸고, 영업시간을 오후 10시로 제한하는 정도다. 이를 두고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학교 등교 중지와 모순된다는 비판이 나왔다.

지난 15일 서울 성북구의 한 학원에서 관계자가 교실 소독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5일 서울 성북구의 한 학원에서 관계자가 교실 소독을 하고 있다. 뉴스1

식당, 카페 등과 달리 백신을 맞은 학원 종사자는 선제검사를 면제해준 점도 형평성 논란을 불렀다. 서울시에 따르면 학원과 마찬가지로 선제검사 명령을 받은 식당·카페·노래방·PC방 등 종사자는 백신을 맞아도 검사를 받아야 한다. 반면 학원 종사자는 1차 접종만 해도 검사 의무가 면제된다.

학부모들은 학원 방역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고교생 자녀를 둔 김모(46)씨는 "학교는 등교 중단한 상황인데, 학원은 영업할 수 있게 한 건 이해가 안된다"며 "아이들 건강을 위해서라도 더 철저하게 방역해야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고3·고교 교직원 절반 1차 접종 마쳐

교육부는 방역 강화를 위해 학생·교직원·학원 종사자에 대한 백신 접종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 22일 기준 전체 학원 종사자 중 78%가 백신 접종에 동의했다. 지난 19일 시작된 고3 및 고교 교직원 접종은 50.6%(32만7000여명) 완료됐다.

선제검사에 대한 학원의 반발에 대해 정병익 교육부 평생교육국장은 "(검사 의무화는) 인권 침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학원 종사자들이 자율적으로 PCR(유전자 증폭)검사를 받도록 지속적으로 독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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