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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빚, 나는 자산…집 ·주식 오르며 작년 가구 순자산 5억 돌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국내 가구의 자산에서 빚을 제외한 순자산은 5억1220만원으로 추정됐다. 2019년 가구당 순자산(4억6297만원)보다 10.6% 증가했다. ‘영끌’과 ‘빚투’ 등의 여파로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었지만,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가격 상승이 더 가팔랐던 영향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나 가구의 순자산은 5억1220만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가격 등 자산가격의 상승으로 지난해보다 10.6% 증가했다. 사진은 13일 오후 북서울꿈의숲에서 바라본 노원구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스1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나 가구의 순자산은 5억1220만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가격 등 자산가격의 상승으로 지난해보다 10.6% 증가했다. 사진은 13일 오후 북서울꿈의숲에서 바라본 노원구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스1

한국은행과 통계청은 22일 이런 내용의 ‘2020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치)’를 발표했다. 국민대차대조표는 자산과 부채 등을 담은 기업 대차대조표와 같이 국가의 재무 상태를 표시한 통계 자료다

지난해 가계 순자산(비영리단체 포함)은 1경423조원으로 2019년보다 1110조원(11.9%) 증가했다. 전체 자산에서 주택이 5344조원(42.8%)으로 가장 많았고, 주택 이외의 부동산 2419조6000억원(19.4%), 현금 및 예금 1968조4000억(15.8%)등으로 이뤄졌다. 가계 총자산을 추계 가구 수로 나눈 가구당 순자산은 5억1220만원으로 2019년(4억6297만원)에 비해 10.6% 증가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 총자산 구성.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가계 및 비영리단체 총자산 구성.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지난해 가계 순자산이 늘어난 건 빠르게 늘어난 부채보다 자산의 가격 상승이 더 빨라서다. 지난해에는 ‘영끌’과 ‘빚투’ 등의 영향으로 가계의 금융 부채가 172조6000억원(9.2%) 늘었다. 2019년의 증가 폭(88조9000억원)과 증가율(5%)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하지만 자산가격 상승 규모와 속도가 더 빨랐다. 주식과 예금 등의 금융자산은 555조2000억원(13.9%) 늘었고, 주택과 토지 등의 비금융자산은 727조4000억원(10.1%) 증가했다. 부분별로는 주택이 전년보다 616조1000억원,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264조원, 현금 및 예금 185조5000억원 등이 늘었다.

주택 시가 총액 5721조, 문재인 정부 들어 42.8% 증가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며 주택과 주택 부속 토지 시세의 합계인 주택 명목 시가총액은 5721조6672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말보다 13.1%(662조4760억원) 증가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2016년말(4005조1723억원)과 비교하면 으로 4년 동안 42.8%(1716조4949억원) 폭등했다. 역대 정부별 상승 폭은 노무현 정부(91.2%), 이명박 정부(29.6%), 박근혜 정부(22.2%) 등이다.

지난해 말 국민 전체순자산은 1경7722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093조9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공장ㆍ기계 같은 생산설비와 주택ㆍ토지 같은 부동산,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 등 비금융자산이 1경7215조2000억원으로 순자산의 97.1%를 차지했다.

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뺀 순금융자산은 507조1000억원이었다. 순금융자산은 금융자산 증가액(1938조9000억원)보다 부채 증가액(2031조3000억원)이 커 전년보다 92조4000억원 줄었다.

토지자산 규모 및 증감률.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토지자산 규모 및 증감률.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순자산이 늘어난 건 부동산 가격 상승이 원인이다. 지난해 말 기준 토지자산(9679조4000억원)은 전년보다 10.5%(917조원) 증가했다. 전체 순자산 증가의 80%가 토지 자산의 상승에서 나온 셈이다. 자산가격 상승 등에 따른 거래외증감은 금융자산이 490조1000억, 비금융자산이 972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국부(國富)의 부동산 집중 경향은 더 커졌다. 전체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4.8%로 전년보다 1.4%포인트 늘었다. 지난해 말 토지자산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배율은 5배로 전년(4.6배)보다 상승했다. GDP는 전년보다 0.4%만 늘었지만 토지자산은 10.5% 늘어난 게 원인이다. 반면 생산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3.6%에서 22.7%로 줄어들었다.

GDP 대비 토지자산 배율.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GDP 대비 토지자산 배율.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비금융자산에 비해 금융자산과 금융부채의 증가속도도 빨라졌다. 은행 등 금융법인 외의 금융자산의 증가 폭은 12.6%로 2019년(6.6%)에 비해 크게 커졌다. 금융부채도 전년 대비 14.8% 늘어 2019년(6%)을 상회했다. 이에 따라 실물과 금융부문의 상호작용을 나타내는 금융연관비율은 지난해 말 108.2%로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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