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 채운뒤 "계란값 잡힌다"…한판 7000원 뒤엔 정부 착각

중앙일보

입력 2021.07.22 05:00

업데이트 2021.07.22 05:12

지난 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달걀을 고르고 있다. 뉴스1

지난 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달걀을 고르고 있다. 뉴스1

“AI(조류인플루엔자) 방역으로 감소한 산란계 숫자가 이달 말이면 정상화할 것이다.”

지난달 10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기 여주의 한 수입 계란 처리업체를 방문해한 얘기다. AI 확산 사태에 크게 줄어든 산란계가 입식되면 계란값도 점차 정상을 되찾을 것이란 의미였다. 하지만 1달이 지나도록 천정부지로 치솟은 계란값은 그대로다.

6월 지났는데…여전히 한 판에 7000원대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특란 30개의 평균 소비자가는 7481원을 기록했다. 최고가는 9000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 가격은 5171원에 비하면 50% 가량 급등한 수준이다. 지난 1월 28일 7253원을 기록한 이후 계속 계란값은 7000원을 웃돌고 있다.

6개월째 7000원대인 계란 가격.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6개월째 7000원대인 계란 가격.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계란값이 정부 예상과 달리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건 공급 감소와 수요 증가가 맞물려 나타나서다. 정부는 산란계 살처분으로 계란 가격이 오른 만큼 산란계 입식이 이뤄지면 가격이 평년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봤다. 문제는 산란계가 알을 낳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산란계 늘었지만, 어려 아직 알 못 낳아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산란계 마릿수는 6587만 마리로, 평년(2016~2020년)인 7069만 마리에는 여전히 못미친다. 다만 1분기(6211만 마리)에 비해선 늘었다.

평년보다 줄어든 ‘알 낳을 수 있는’ 닭.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평년보다 줄어든 ‘알 낳을 수 있는’ 닭.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더 큰 문제는 태어난 지 6개월(6개월령)이 넘은 산란계의 수다. 산란계는 5~6개월령부터 알을 낳기 시작한다. 2분기 6개월령 이상 산란계는 4846만 마리로, 평년(5338만 마리)의 90%가량이다. AI 사태 이후 빈 자리를 병아리 입식으로 채우고 있지만, 아직 계란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어려운 어린 닭이 많다는 의미다.

코로나 4차 유행에 수요 더 늘듯 

이처럼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까지 닥치면서 계란값이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강도 거리 두기로 ‘집밥’을 먹는 세대가 늘면서 가정 내 달걀 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어서다. 실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당 평균 계란 구매량은 137.74개로 전년 1분기(129.12개)보다 6.7% 증가했다.

밥상 물가를 대표하는 계란 값이 잡히지 않자 물가 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홍 부총리는 19일 기재부 확대간부회의에서 "계란 가격이 AI 사태 이전 수준으로 복귀하거나 적어도 6000원대로 인하되도록 수입물량 확대 등 임팩트 있는 선제대책을 강구하라"며 "작년 범부처 마스크대란TF에 준할 정도의 각오를 갖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거듭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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