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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아 그 강에 빠지지 마오" 이준석도 우려한 거칠어진 尹 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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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이번 대선에서도 다양한 방법의 여론조작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은 ‘민의를 왜곡하는 어떠한 시도’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1일 김경수 경남지사가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것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이런 말을 했다. “국정원 댓글 사건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 규모의 여론조작, 선거공작의 실체가 만천하에 드러났다”면서 한 말이었다. 자신이 직접 수사했던 ‘2012년 대선 국정원 댓글 사건’과 김 지사가 연루된 ‘2017년 대선 드루킹 댓글 사건’을 언급하면서 이번 대선도 여론 조작이 있다고 단정 지은 모양새다. 

정치권에선 "최근 잇따라 논란이 된 '윤석열식 강경 발언'시리즈에 또 하나가 추가됐다"는 반응이다. 국민의힘 소속 인사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검찰총장 출신 유력 대선 주자가 딱 떨어지는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지금도 여론 조작이 있다’고 잘라 말한 건 좀 지나친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이 20일 대구시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이 20일 대구시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윤 전 총장의 발언은 요즘 자주 논란이 되고 있다. 전날(20일) 찾은 대구 동산병원에서 지난해 2월 코로나19 창궐 때를 거론하며 "다른 지역이었다면 민란부터 일어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당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언급한 ‘대구·경북 봉쇄’ 발언을 상기하면서 “철없는 미친 발언”이라고 수위를 높였다.

지난 19일 공개된 언론 인터뷰에선 주 52시간제를 비판하면서 “업종에 따라선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가 민주당으로부터 “나치 아우슈비츠 수용소냐”(김영배 최고위원)는 공격을 받기도 했다.

21일에도 민주당은 윤 전 총장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윤석열식 무리수 정치가 바닥을 보이고 있다”(윤호중 원내대표), “지지율이 떨어지니 급하긴 급한가 보다”(강병원 최고위원)라는 주장들이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가운데)이 지난 17일 오후 광주를 방문해 옛 전남도청 건물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윤석열 전 검찰총장(가운데)이 지난 17일 오후 광주를 방문해 옛 전남도청 건물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에선 이준석 대표도 이날 SBS 여야 대표 토론에서 박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해 “마음속으로 송구하다”고 했던 윤 전 총장의 전날 대구 발언을 겨냥했다.

이 대표는 “왜 그런 말을 했는지는 이해하지만, 윤 전 총장이 장외에 머무는 이유가 중도 확장성을 가지려고 입당을 늦춘다는 것이 공통의 이해인데, 그 발언은 저희 중에서도 오른쪽으로 가는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님아, 그 강에 빠지지 마오’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것(탄핵)을 연상시키는 발언은 저희 당에 입당하고자 하는 주자들은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은 "내 발언이 왜곡되고 있다”며 억울해한다고 한다. 그는 특히 여당 측의 공격을 의식한 듯 이날 오후 자신의 유튜브에 “중상모략이라는 단어는 제가 쓸 수 있는 가장 점잖은 단어”, “어떤 압력이 있더라도 제가 할 소임은 다 할 생각”이라고 밝혔던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장 영상을 편집해 올렸다. '정제되지 않은 메시지가 너무 많다'는 지적에 대해 윤 전 총장 측은 “여의도 문법에 적응해 가는 과정으로 이해해 달라”며 “국민에게 더 쉽고 선명한 메시지로 다가가려고 노력 중인데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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