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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오른 이낙연, 공부하다 날 새는 이재명…與후보들은 열공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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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 결과 발표에서 본경선에 진출한 김두관(왼쪽부터), 박용진, 이낙연, 정세균, 이재명, 추미애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11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 결과 발표에서 본경선에 진출한 김두관(왼쪽부터), 박용진, 이낙연, 정세균, 이재명, 추미애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캠프 6곳에 ‘TV 토론 엄호령’이 떨어졌다. 경선은 5주 연기돼 시간은 늘어났지만 코로나19 4차 유행으로 캠페인 수단이 제한되면서 TV 토론이 최대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이상민 민주당 선관위원장은 21일 7차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TV 토론에서 후보의 역량과 식견, 경륜이 최대한 많이 드러날 수 있다”면서 “방송사와 접촉·협의 중이며 가능한 날짜에 순차적으로 최대한 빨리, 많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선관위는 TV 토론 횟수를 기존 계획보다 50% 이상 늘릴 방침이라고 한다. “지역 방송사 순회까지 합하면 20회까지도 가능하다”(중앙당 당직자)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시간, 비용을 고려해 17~18회가량 진행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2017년 19대 대선 경선 때는 총 11번의 TV 토론이 있었다. 한 중진 의원은 “시청률이 예전만 못하다지만 피서철, 올림픽 개막 등으로 난관이 많은 상황에서 주목도 확보가 절실한 후보들은 TV 토론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절치부심 vs 혼신 추격…李-李 대결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TV조선, 채널A 공동 주관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TV조선, 채널A 공동 주관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 캠프는 최근 기존 TV토론 TF팀 확대 개편을 시작했다. KBS 앵커 출신인 정필모 의원이 이를 총괄한다. 정 의원은 통화에서 “전략을 생각하고는 있지만 가급적 노출을 안 하려고 한다”면서 “상대와의 대결에서 어떻게 효율적으로 하느냐의 문제”라고 말을 아꼈다.

지난 5일 예비경선 2차 TV 토론 중 “바지를 한 번 더 내릴까요” 발언 후폭풍이 컸던 만큼 이번만은 절치부심해 공격과 방어를 빈틈없이 병행하겠다는 기류다. 캠프 소속 초선 의원은 “이 지사가 눈을 부릅뜨고 거의 날을 새면서 공부하고 있다”면서 “본경선 토론은 분야별 정책 토론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구체적 수치, 근거 등을 따로 외울 수 있게 TF팀이 자료를 종일 만들어 보낸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날도 새벽 2시에 참모진이 쓴 원고를 본인 표현으로 고쳐 캠프 텔레그램방에 올렸다고 한다. 한 측근은 “현직 도지사 신분으로 시간 부족에서 오는 한계가 있다. 오죽하면 ‘주도야후(낮에는 도지사, 밤에만 후보)’란 말이 생겼겠느냐”며 “예비경선 때야 리허설도 없이 사실상 이 지사 개인기로 승부했지만, 지금은 셀프 모니터링을 통해 단점을 교정하도록 영상 클립을 틈틈이 잘라 보는 훈련까지 철저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낙연, 박용진 후보가 5일 서울 마포구 JTBC 스튜디오에서 열린 합동 TV 토론을 앞두고 대화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낙연, 박용진 후보가 5일 서울 마포구 JTBC 스튜디오에서 열린 합동 TV 토론을 앞두고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이에 맞서는 이낙연 전 대표는 ‘혼신의 줄타기’를 준비하고 있다. “상대 후보가 박정희·전두환·옵티머스 3대 지점을 직접 공격할 경우 당하지 않고 맞서되, 반드시 점잖게 쏘아서 꼼짝 못하게 하자”(캠프 핵심 관계자)는 전략이다. 국무총리 시절부터 특유의 '근엄' 화법으로 주목받아 온 이 전 대표는 매회 토론 전 캠프 소속 의원을 여럿 불러 강도 높은 리허설을 진행한다.

한 참석 의원은 “예상 질문과 답변을 추리고, 여러 돌발 상황을 상정해보는 시간을 각 토론 전 최소 두 번 이상 갖는다”며 “간단한 대처가 아닌, 중무장 수준으로 준비한다. ‘대통령 가족도 나라의 얼굴이다’, ‘야당이 기다리는 후보로는 안 된다’ 등의 문구가 그렇게 나왔다”고 전했다.

이 지사와 네거티브 공방 중인 이 전 대표 주변에서는 최근 “후보도 독이 올랐다”, “지난 4번 토론에서 분노와 불신이 많이 쌓였다”는 말이 흘러나온다. 캠프 내 TV 토론 TF를 이끄는 MBC 앵커 출신의 신경민 전 의원은 “우리는 어떻게든 TV 토론을 더 빨리, 더 많이 하자는 입장”이라면서 “토론 횟수가 거듭될수록 이낙연 후보의 진면모가 더 많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 반등’ 노리는 4인

11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경선 개표식에서 경선 후보로 선출된 추미애(상단 왼쪽부터 시계방향.기호순), 이재명,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김두관 후보.    지난 7일 경기도 파주시 연스튜디오에서 열린 '프레젠테이션(PT) 면접 '정책 언팩쇼'에서 후보들이 정책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경선 개표식에서 경선 후보로 선출된 추미애(상단 왼쪽부터 시계방향.기호순), 이재명,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김두관 후보. 지난 7일 경기도 파주시 연스튜디오에서 열린 '프레젠테이션(PT) 면접 '정책 언팩쇼'에서 후보들이 정책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후보가 6명으로 줄어든 본경선 토론에서는 1인당 발언 시간이 이전보다 늘어난다. TV 토론 전체 횟수가 많아진 것과 맞물려 다른 후보들도 반등의 기회를 잡을 여지가 넓어진 셈이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캠프 내에 5~6명으로 구성된 TV토론팀을 운영 중이다. 당대표 시절 측근인 강희용 전 민주당 정무실장이 발제문을 쓰고, 상대 후보들의 공약·특징을 분석한 뒤 최종 리허설을 하는 식으로 토론을 준비한다. 캠프 관계자는 “괜히 자기 언어가 아닌 말을 외워서 하다 보면 발언이 꼬인다”면서 “검찰개혁 등 후보에게 익숙한 분야를 공격 포인트로 삼고, 경제·외교 등은 가급적 대중적 언어를 쓰는 게 전략”이라고 말했다. 예비 경선 TV토론때 화제가 된 의상은 추 전 장관이 직접 골랐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애드립 비중을 가급적 낮추고 철저하게 ‘준비된 토론’을 선호한다. 하지만 지난 5일 이 지사의 ‘바지’ 답변은 예상 밖 일이었다고 한다. 캠프 내 토론팀을 이끄는 MBC 기자 출신 김성수 전 의원은 “TV 토론이 ‘바지’같은 느닷없는 돌발 발언에 묻히는 속성이 있다”면서 “이제 후보가 8인에서 6인으로 좁혀졌으니 발언 시간이 좀 더 확보돼 치밀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MBC 방송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합동 TV토론회에 앞서 이재명 후보가 추미애 후보와 대화를 나눈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뉴스1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MBC 방송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합동 TV토론회에 앞서 이재명 후보가 추미애 후보와 대화를 나눈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뉴스1

박용진 의원 캠프에서도 7~8명의 참모가 ‘토론준비 원탁회의’를 진행한다. 캠프 관계자는 “후보 본인이 대변인 생활을 오래 했고, 원체 토론에 능하기 때문에 정책 학습과 미세한 ‘톤앤매너’ 조정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관 의원은 실전을 통해 방송 출연 감을 높여가고 있다. 지난 20일KBC 광주방송과 광주 MBC·KBS에 잇달아 출연했고, 21일에는 유튜브 ‘곽동수TV’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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