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주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당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인사하며 당내 인사들과 접촉을 늘려나가고 있다. 지난 15일 국민의힘 입당 이후 오세훈 서울시장과 당 대변인단을 연이어 만나는 등 ‘새내기 평당원’으로서 당심을 공략하는 모습이다.
21일 국민의힘 의원들에 따르면, 최 전 원장은 이번 주에 의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돌리고 있다. 최 전 원장의 첫 마디는 “인사드립니다”였다고 한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최 전 원장이 먼저 전화를 걸어와 ‘만나서 인사해야 하는데 전화로 해서 미안하다’며 인사를 했다”고 말했다. 다른 재선 의원은 “‘잘 도와달라’는 인사 차원의 전화를 받았다”고 전했다.
‘최재형 캠프’ 관계자는 “최 전 원장이 평당원으로 입당했으니 인사드리자는 차원”이라며 “코로나19가 심한 상황이다 보니 대면 접촉이 어려워 시간 날 때마다 전화로 인사를 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의원 수가 많다 보니 아직 통화 못 한 의원도 많다”고 덧붙였다.
최 전 원장을 돕고 있는 의원들도 가까운 의원들에게 전화로 최 전 원장 지지를 부탁하고 있다. 최 전 원장을 공개적으로 돕고 있는 김미애 의원은 “‘최 전 원장을 내가 돕고 있는데, 함께 도와달라’며 의원들에게 전화하고 있다. 90%는 긍정적인 반응”이라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국민의힘 입당 일주일만인 이날 페이스북 계정을 열었다. 정치인에게 페이스북은 국민에게 메시지를 내는 창구 역할을 하는데, 최 전 원장도 이제 정치적 메시지 발신을 본격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최 전 원장은 페이스북에 “생전 처음으로 SNS 계정을 열었다”며 “낯설고 어색한데 어젯밤 아들에게 속성으로 배웠다”고 적었다. 최 전 원장은 “‘정치는 메시지’라고들 하더라”라며 “앞으로 활동하면서 제가 가진 생각을 직접 국민께 말씀드리고, 페친(페이스북 친구)분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최 전 원장은 머리 염색을 하는 사진 두 장을 첨부하고 태그에는 ‘#헤어스타일 변신’을 달았다. 캠프 관계자는 “최 전 원장이 머리색 때문에 나이(65세)보다 연로해 보였다. 염색을 통해 이미지 변화를 보여주겠다는 뜻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가벼운 메시지나 일상의 모습을 페이스북에 많이 보여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주 대선 출마 선언
최 전 원장은 다음 주에 대선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김영우 캠프상황실장은 “대선 출마 선언은 너무 늦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달 안에 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목표대로 된다면 감사원장직 사퇴(지난달 28일) 한 달여 만에 대선 출마 선언까지 이뤄지는 셈이다.
대선 출마 선언문엔 감사원장직에서 사퇴하게 된 명분과 대통령 후보로서 비전과 공약 등이 담길 전망이다. 캠프 관계자는 “최 전 원장이 청년 문제나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크다. 그런 내용을 포함해 국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비전이 담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전 원장의 정치적 보폭이 커지면서 검증과 공세의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최 전 원장에겐 두 딸의 아파트 관련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최재형 캠프 측은 부정적인 영향은 적다고 보고 있다. 장녀가 아파트를 살 수 있도록 4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에 대해 최 전 원장 측은 이자까지 받고 있다고 해명했다. 차녀에게 시세보다 낮은 금액에 전세를 줬다는 의혹에 대해서 월세 100만원을 추가로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캠프 관계자는 “해명 과정을 통해 오히려 최 전 원장이 자녀와의 금전 관계도 투명하게 하고 있는 게 확인됐다. 여론도 최 전 원장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