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요!" 中 대입 명문고 설립, 반대에 부딪힌 이유

중앙일보

입력 2021.07.21 11:20

중국 허베이(河北)성 소재 헝수이 중학(衡水中学)은 현지에서 명문대 진학률이 높기로 유명하다. 대표 명문대인 칭화, 베이징대 합격자 수가 워낙 많아, 헝수이에 입학만 하면 명문대 진학은 저절로 따라오는 결과라 여길 정도다.

[사진 텅쉰왕]

[사진 텅쉰왕]

그러나 요즘 헝수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갑지만은 않다. ‘대입 명문’ ‘개천용 배출의 전당’ 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그 배후에는 결국 자본이 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내 *‘네이쥐안(内卷 소모적인 경쟁, 경쟁을 위한 경쟁)’에 대한 비판의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과도한 입시위주의 교육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얼마 전 헝수이 분교가 선전(深圳)에 들어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현지 학부모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다. 선전 헝중원화(衡中文化) 교육유한공사가 현지 고3 수험생반과 재수생반을 모집하며 학비는 1년에 12만 위안(약 2100만 원)이라는 이야기가 논쟁의 시작이었다.

학부모들은 극단적인 입시위주 교육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헝수이는 스파르타식 교육으로 악명이 높다. 새벽 5시 30분에 기상해 체조를 하고 밤 10시에 이르기까지 빡빡한 스케줄이 이어진다. 마치 군대와도 같은 헝수이의 생활은 감옥이 따로 없으며, 수험생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사진 텅쉰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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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헝수이가 좋은 인재를 독점하는 현상도 지적한다. 학생 선발 기준 자체가 높기 때문에, 애초에 성적이 나쁘면 들어갈 수 없는 학교가 바로 헝수이다. 결과적으로 기준 미달의 학생은 제외되고, 좋은 학생이 한 곳으로 몰리는 상황이 연출된다. 헝수이 학생 대부분의 가정환경이 유복하다는 사실이 폭로되자, 이제 ‘개천용 탄생’의 전당이라는 타이틀마저 무색해졌다. 오히려 허베이 지역 교육 양극화를 심화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간 허베이 지역 학교들은 “헝수이가 똑똑한 학생들을 전부 가져가버린다”며 한탄하고 있다. 이들 학교는 출발선이 다르니 결과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고, 장기적으로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토로한다.

[사진 텅쉰왕]

[사진 텅쉰왕]

헝수이라는 타이틀 뒤에 있는 막대한 자본의 실체도 주목받고 있다.

올해 3월 11일, 민영 교육기업인 디이가오중(第一高中, 종목코드 FHS) 교육그룹이 뉴욕거래소에 상장한 소식이 전해졌다. 이 교육그룹 산하에는 19개 학교가 있으며, 그 중 16개 학교가 ‘헝수이(衡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가장 유명한 윈난 헝수이 실험 중학(云南衡水实验中学)은 지난 2014년 디이가오중 교육 그룹이 허베이 헝수이 중학과 공동으로 설립한 곳이다.

[사진 왕이]

[사진 왕이]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2020년 디이가오중 교육그룹의 매출은 4억 4600만 위안(약 788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32.5% 증가한 것으로, 순이익은 155.3% 늘어난 8090만 위안(약 14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80%는 학비와 기숙사에서 창출된다.

한편, 이번 헝수이 분교 설립은 결과적으로 해프닝으로 일단락 났다. 학부모들의 반발에 현지 교육부처가 조사를 실시한 결과, 해당 학교 설립에 대한 심사를 통과시킨 적이 없으며 현재 '이상 경영(异常经营)' 명단에 포함돼 처리중이라는 피드백을 주었기 때문이다. 다만 헝수이 분교 설립 소식이 이렇게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을 고려할 때 ‘헝수이 모델’에 대한 비판적인 사고가 필요하며, 재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차이나랩 홍성현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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