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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열겠다”vs“온라인 유지” 서울대ㆍKAIST의 엇갈린 코로나 방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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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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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KAIST 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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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KAIST, 같은 목적 다른 방법 

“신속진단을 통해 학교를 정상화하고, 일상으로의 복귀를 앞당기겠다.”“수업 정상화는 아직 위험하다. 2학기에도 온라인 중심으로 운영하겠다.”

서울대 2학기부터 학부생에 학교 개방 #100인 이하 강의 전면 대면 도입 #4월부터 신속 수시진단 시범 도입, #KAIST, 온라인 유지 속 방역 강화 #캠퍼스 내 모바일스테이션 도입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1년 반을 넘어가면서 대학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첨단 온라인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캠퍼스 전체에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피로도가 쌓여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3월 입학한 2020년 학번 학부생들은 벌써 2학년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지만, 선배들이 누렸던 캠퍼스 생활은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대학가에서는 2020학번과 2021학번 학생들을 ‘잃어버린 세대’라고 부르고 있을 정도다. 이 때문에 특단의 조치를 취해서라도 학교 문을 정상적으로 열겠다는 대학이 있는가 하면, 여전히 비대면 온라인 수업 원칙을 고수하는 곳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대와 KAIST다.  두 학교 모두 최근 캠퍼스 내에 코로나19 신속진단을 위한 독자적인 시설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방역을 강화하면서도 원칙적인 수업운영 방식은 반대로 하고 있다.

서울대가 지난 4월부터 캠퍼스 내에 신속PCR 진단 시설을 도입해 학생과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 19 수시,대량 검진을 하고 있다. [사진 서울대]

서울대가 지난 4월부터 캠퍼스 내에 신속PCR 진단 시설을 도입해 학생과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 19 수시,대량 검진을 하고 있다. [사진 서울대]

서울대 9월부터 대면수업 재개

서울대는 오는 9월 가을학기부터 국내 대학 최초로 전교생을 학교로 불러들여 대면수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다만 수강 신청 학생이 100명이 넘는 강의만 온라인 전용으로 돌린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확산은 대량ㆍ신속진단을 통해 막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울대는 지난 4월 캠퍼스 내 신속 분자진단 검사를 도입했다. 교내에 신속 PCR(유전자 증폭) 진단 부스를 마련해, 검체 체취 뒤 최대 2시간 안에 피검자에게 결과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자연대학에서 시작된 이 사업은 2주 뒤 전 캠퍼스로 확대됐다. 온라인 강의 중에도 학교에 나와있는 대학원생이나, 실험에 참여하는 일부 이공계 학부생들이 대상이었다. 학교에 나온 학생들을 대상으로 1주일에 한 번 정기적인 검사를 진행했다. 서울대에 따르면 지난 4월 이후 최근까지 8000건의 신속진단이 이뤄졌고, 이중 8명의 학생이 양성으로 밝혀졌다. 2학기부터는 대면수업 재개를 통해 신속진단을 전면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10억원의 예산도 마련했다. 신속 PCR 진단에는 1회당 2만원의 비용이 든다.

코로나 19 팬데믹 속 여름방학임에도 서울대 관정도서관 열람실 내에서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사진 서울대]

코로나 19 팬데믹 속 여름방학임에도 서울대 관정도서관 열람실 내에서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사진 서울대]

"학교는 교문만 들락날락해도 성장하는 곳"

이현숙 연구처장은 “지난 3개월간의 테스트를 통해 대량ㆍ수시진단을 이용한 학교 정상화가가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반복적인 신속진단을 통해 무증상 감염자를 걸러내면 정상에 가까운 대학운영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학교는 모여서 배우는 곳이며 교문만 들락날락해도 성장하는 곳”이라며 “학생들에게 그들의 마땅한 권리를 돌려주려는 몸부림을 치는 것이라고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KAIST는 오는 2학기에도 비대면ㆍ온라인 수업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이태식 KAIST 교무처장은 “재학생의 10%만 기숙사 생활을 해온 서울대와 달리 KAIST는 학부ㆍ대학원생 전원이 기숙사에 모여 생활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학교 문을 예전처럼 정상적으로 열면 감염 확산 우려가 크다”며 “팬데믹이 시작한 지난해 1학기부터 실험ㆍ실습이 필요한 대학원생과 일부 학부생을 빼고는 각자 집에서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는 방식을 지켜오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 KAIST 캠퍼스 내에 설치된 PCR 기반 신속진단 모바일 스테이션.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에서 진단까지 3시간 반만에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분자진단기업 씨젠이 장비와 시설 및 검사 비용 일체를 제공한다. 하루 7500명까지 검사할 수 있다. [사진 KAIST]

대전 KAIST 캠퍼스 내에 설치된 PCR 기반 신속진단 모바일 스테이션.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에서 진단까지 3시간 반만에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분자진단기업 씨젠이 장비와 시설 및 검사 비용 일체를 제공한다. 하루 7500명까지 검사할 수 있다. [사진 KAIST]

KAIST "모바일스테이션 효과 있으면 대면 도입" 

KAIST는 이에 더해 오는 2학기부터는 어쩔 수 없이 학교에 남아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방역도 한층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 15일 본원 캠퍼스 대강당 뒤편에 코로나19 현장 검사와 진단을 위한 ‘모바일 스테이션’(Mobile Station) 시설을 마련했다. 빨간색 12.2 m짜리 컨테이너 건물이 그것이다. 문 2개와 창문 3개가 달려있는 이 건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ㆍ진단하는 장비가 들어서 있다.  검체 채취 이후 PCR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3시간 반. 하루 최대 7500명까지 대규모 검사를 할 수 있다. 1인 검사 및 진단 비용은 최저 2만원으로 알려졌으며, 예산은 장비와 시설을 설치한 분자진단기업 씨젠에서 전액 제공한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코로나19 4차 대유행 속에 8월 말 개강을 앞 두고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신속진단이 코로나19의 학내 유입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또 “입학을 하고도 아직 대학생활을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한 학부 1,2학년생들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며 “모바일스테이션을 통한 신속진단이 효과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대면 수업 도입 및 확대도 고려해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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