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선수촌 천장 높이 탓에…고개도 못 드는 2m 러시아 선수

중앙일보

입력 2021.07.21 09:07

2020 도쿄올림픽 선수촌에서 생활하는 선수들이 일상 속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러시아 배구 국가대표 선수 아르템볼비치의 인스타그램.

러시아 배구 국가대표 선수 아르템볼비치의 인스타그램.

러시아 배구 국가대표 선수 아르템볼비치는 지난 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머리가 사진 한장을 공개했다.

욕실 천장에 머리가 닿아 고개가 꺾인 모습을 사진으로 올린 것.

키가 2미터13센티미터에 달하는 볼비치에게 천장은 너무 낮았고, 볼비치는 이런 불만을 익살스럽게 표출한 셈이다.

볼비치는 20일 올린 글에서도 "(이 좁은 곳에) 심지어 침대도 있다"며 숙소 공간이 좁다는 걸 우회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이 소식을 들은 러시아 매체들은 도쿄올림픽 선수촌이 "아시아인 중심적으로 설계됐다"며 "키가 큰 선수들은 불편하다"고 비판했다.

같은 팀 야로슬라프 포들레스니흐도 이날 인스타그램에 볼비치와 똑같은 포즈를 취한 사진을 올렸다.

포들레스니흐도 키가 198cm에 달하는 장신이다.

선수촌 내부 화장실은 일본 건물에 주로 쓰이는 '유닛 배스(unit bath)' 형태다.

별도로 조립해 사용하는 공간이라서 거실이나 침실 등 다른 공간에 비해 천장 높이가 낮은 경우가 많다.

선수들의 불만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숙소 내 에어컨 리모컨이 전부 일본어로 적혀 있어 캐나다 테니스 국가대표 가브리엘라 다브로프스키가 같은 날 인스타그램에 불만을 호소하기도 했다.

일본어로 적힌 리모콘. 인스타그램 캡처

일본어로 적힌 리모콘. 인스타그램 캡처

선수들이 불편을 호소하자 네티즌들은 "해외 선수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올림픽을 개최하겠다는 나라가 장신 선수들을 생각 못 했냐"며 "모든 나라 사람들이 다 일본인처럼 체구가 작은 줄 아냐"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선수들의 일상생활 불편하게 만들어서 컨디션 나쁘게 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앞서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열린 올림픽선수촌 개관식에서 "이번 선수촌은 역대 최고"라고 자화자찬한 바 있다.

그러나 앞서 선수촌 공식 침대인 '골판지 침대'가 내구성을 의심받으며 '성관계 방지 침대'라는 조롱거리가 되는 등 선수촌 시설을 둘러싼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일본 도쿄도 하루미 지역 내에 위치한 도쿄올림픽·패럴림픽참가 선수들을 위한 선수촌 내부가 지난달 공개됐다. 골판지로 만든 침대의 모습. AP=연합뉴스

일본 도쿄도 하루미 지역 내에 위치한 도쿄올림픽·패럴림픽참가 선수들을 위한 선수촌 내부가 지난달 공개됐다. 골판지로 만든 침대의 모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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