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티 이뻐여" 초등1학년에 속옷빨기 숙제 낸 담임 집유

중앙일보

입력 2021.07.21 06:45

업데이트 2021.07.21 08:46

법원 이미지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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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1학년 제자들에게 속옷 빨래를 숙제로 내주고 부적절한 표현이 담긴 말을 소셜미디어상에서 한 초등학교 교사가 국민참여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황운서)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남자 교사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성폭력 치료 강의 40시간, 아동청소년 관련 시설 취업제한 5년도 선고했다.

울산의 한 교사가 낸 속옷 세탁 과제. [소셜미디어 캡처]

울산의 한 교사가 낸 속옷 세탁 과제. [소셜미디어 캡처]

동의 없이 얼굴 동영상 올리기도

A씨는 지난해 4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온라인 개학을 하게 되자 학생들에게 ‘자신의 속옷을 직접 빠는 모습을 찍어 학급밴드에 올릴 것’을 숙제로 냈다. 학생들이 학급 밴드에 올린 과제 사진과 자기소개 사진 등에 '분홍색 속옷. 이뻐여(예뻐요)', '이쁜 잠옷, 이쁜 속옷(?) 부끄부끄' 등 댓글을 달았다. 또 학생들의 자기소개 사진에는 '매력적이고 섹시한 XX' 등 글도 남겼다.

A씨는 2019년 4월에도 비슷한 숙제를 냈고, 체육 수업 시간 여학생들에게 부적절한 신체적 접촉을 한 혐의도 있다. 또 속옷 숙제 인증 사진이나 체육 시간 장면 등을 학부모 동의 없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려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A씨의 행동은 지난해 속옷 숙제 인증 사진에 A씨가 단 댓글을 본 학부모가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이 교사의 행동이 정상인가요'라는 글을 올리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A씨를 파면하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와 20만명 이상으로부터 동의를 받았다. A씨는 지난해 5월 파면됐다.

울산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속옷 세탁'을 과제로 내고 부적절한 댓글을 달아 논란을 일으키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그를 파면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울산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속옷 세탁'을 과제로 내고 부적절한 댓글을 달아 논란을 일으키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그를 파면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놀이였다", "황당했다" 엇갈린 증언

재판에선 '속옷 빨래' 숙제가 학대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었다. 아이들이 숙제를 놀이로 인식했다는 증언과 억지로 했다는 서로 다른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한 학부모는 "A씨가 효행 과제라는 개념을 사전에 설명했고, 아이들 역시 해당 숙제를 놀이 개념으로 인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른 학부모는 "아이가 해당 숙제를 싫어했으나 불이익을 받을 것 같아 억지로 했다"고 했다. 특히 "'섹시 속옷 자기가 빨기'라는 제목으로 학생들 숙제 사진을 A씨 SNS 올린 걸 보고는 황당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A씨가 학부모나 동료 교사, 제자 등이 수차례 문제를 제기했는데도 부적절한 행동을 지속한 것은 고의가 있다고 봐야 한다는 이유에서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배심원은 만장일치로 A씨의 유죄를 인정했다. 양형 의견은 5명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2명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제시했다. 다만, 체육 시간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공소 사실에 대해서는 배심원 7명 중 5명이 무죄 의견을 내, 무죄가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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