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인인사이트]디즈니·픽사가 찾는 스타트업 "AR 글래스, 메타버스 앞당길 것"

중앙일보

입력 2021.07.21 06:00

업데이트 2021.07.21 08:43

폴인인사이트’ 외 더 많은 상품도 함께 구독해보세요.

도 함께 구독하시겠어요?

■ 나의 내일을 위한 지식플랫폼, 폴인 fol:in
'롤리캠'이라는 앱을 아시나요. 틱톡, 스노우보다 앞선 2015년, 시어스랩이 내놓은 세계 최초의 얼굴 인식 AR(증강현실) 카메라 앱입니다. 이후 시어스랩은 2016년 미국 실리콘밸리 엑셀러레이터 와이콤비네이터(Y-Combinator)의 투자를 받고, 비즈니스 모델을 B2C 촬영 앱에서 B2B 대상인 AR로 확장합니다.

시어스랩은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의 AR 파트너가 된 것에 이어 디즈니·픽사·SM엔터테인먼트 등 100여곳의 AR 콘텐츠 제작 판권을 보유한 곳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자체 AR 플랫폼으로 ‘메타버스' 키워드까지 선점하려 합니다. 시어스랩은 롤리캠 이후 어떤 변화를 겪으며 성장했을까요?

※ 이 인터뷰는 지식플랫폼 폴인 fol:in 에서 발행된 스토리북 〈넥스트 AI 유니콘 〉11화중 일부입니다. 정 대표가 사업 체질 변화기에 겪은 일화가 담긴〈넥스트 AI 유니콘〉10화 를 먼저 읽고 오시면 좋습니다.

사업에서 중요한 건 타이밍입니다. 소비자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먼저 살펴야 하죠.

정진욱 시어스랩 대표(오른쪽)과 폴인 이건희 에디터. 정 대표는 15년간 직장생활을 하다 창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했다. 그리고 지금 글로벌을 향해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최지훈

정진욱 시어스랩 대표(오른쪽)과 폴인 이건희 에디터. 정 대표는 15년간 직장생활을 하다 창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했다. 그리고 지금 글로벌을 향해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최지훈

메타버스가 ‘사업’이 아닌 ‘키워드’인 이유    

시어스랩(Seerslab)이라는 이름은 어떤 의미가 담긴 걸까요?

사실 회사 이름을 비전 AI까지 다룰 거라 생각하고 지은 건 아니었어요. 멀리 내다보고 좋은 제품을 만들자는 뜻을 담아 '천리안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의미의 시어스(Seers)와 랩(lab, 연구소)을 붙여 이름을 지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지금 만들어 나가는 저희 회사의 기술과 서비스 포트폴리오와도 잘 맞는 거 같습니다. 앞으로도 카메라가 '보는 것'을 AI를 통해 더 스마트하게 만드는 일을 계속하고자 합니다.

AR·VR·XR이 메타버스 시대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메타버스가 화두가 되면서 질문을 많이 받는데요, 사실 메타버스는 산업이 아니라 큰 트렌드를 표현하는 키워드라고 보고 있습니다. 1990년~2000년대 초반 인터넷이 화두가 된 것처럼요. 2010년대에는 그 흐름을 모바일이 이끌었죠. 그 다음 차례가 메타버스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어스랩은 ‘메타버스 사업을 합니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이전의 IT 기업이 무슨 사업을 합니까라는 질문에 우리는 인터넷 사업, 모바일 사업을 합니다라는 답변으로는 부족한 것처럼요.  

시어스랩의 팬박스. 팬박스는 비대면 라이브 이벤트 플랫폼으로 AR을 활용해 현장감 있는 연출이 가능하다. ⓒ시어스랩

시어스랩의 팬박스. 팬박스는 비대면 라이브 이벤트 플랫폼으로 AR을 활용해 현장감 있는 연출이 가능하다. ⓒ시어스랩

메타버스는 그동안 우리가 친숙한 2차원의 ‘웹 포탈’을 공간이라는 팩터가 더 해진 3차원 스페셜 포털(special portal)로 진화할 수 있는 키워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즉, 우리가 지금 활동하고 있는 공간에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 받고 처리할 수 있는 제2의 인터넷이 펼쳐진다고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시어스랩은 2차원적인 웹 정보를 3차원의 공간 웹으로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기술 개발을 하는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우리가 고정된 장소에서 2차원 공간(웹) 중심으로 정보를 가져왔다면, 앞으로는 우리가 지금 있는 장소에서 스마트폰이나 AR 글래스를 활용해 우리의 공간과 관련된 실시간 정보를 가상의 인터넷을 통해 받을 수 있게 하는 거죠.

AR 글래스로 예를 든다면, 비전 AI를 활용해 지금 바라보는 공간에 존재하는 사람·사물·환경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내 눈앞에 펼쳐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내 주변의 부동산 가격을 바로 알 수 있고, 사람을 보면 그가 꾸민 아바타를 바로 보게 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과 휴대폰에 고정된 자기 표현을 바로 내 옆에서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것이 가능해지는 거죠. 여기에 필요한 모든 기술과 콘텐츠를 공급하는 게 시어스랩의 목표입니다.  

AI만 가지고 AI기업은 성공할 수 없다  

AI를 활용해 AR 또는 VR 나아가 XR을 개발하는 것, 앞으로 전망이 얼마나 밝나요?  
정 대표는 AI 전문가도 도메인 전문가와 함께 현장의 ‘페인포인트’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지훈

정 대표는 AI 전문가도 도메인 전문가와 함께 현장의 ‘페인포인트’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지훈

사실 AR·VR·XR 등의 용어들은 가상 세계를 어떻게 표현하냐의 차이이지 근본적인 기술은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메타버스를 앞당기려면 AR 글래스에도 구동이 되는 상용 수준의 비전 AI 기술과 콘텐츠를 개발해야 합니다.

지금은 전 세계 AI 회사들도 제대로 매출을 창출하기에는 어려운 환경입니다. 아무리 우수한 AI 기술이라도 소비자가 돈을 지불할만큼의 충분한 가치를 만들지 못한다면 산업이라고 할 수는 없죠. 또 원천 기술은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자본을 앞세운 미국의 빅테크기업들이 한국 스타트업들이 따라잡기에는 이미 어려울 만큼 많은 선행 투자를 해둔 상황입니다.

AI 회사가 성공하려면 여러 도메인 중 특정 도메인의 전문가와 협업을 해야 합니다. 광고·커머스·게임·금융 등 각 산업 현장에 퍼져 있는 전문가들이 산업 안에서는 풀지 못한 문제를 AI 전문가와 만나서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야 AI 기술이 비로소 우리 생활 속에서 가치있는 기술이 될 것입니다.

결국 AI를 활용할 수 있는 도메인 지식이 중요하는거군요.  

지금 필요한 건 AI 기술만 아는 전문가가 아닙니다. 도메인 지식과 AI 기술에 대한 이해력을 갖춘 사람들이 길러져야 하죠. 그래서 이미 AI 전문가가 된 분들도 각 도메인을 파고 들어야 합니다.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만난 기술이 그 문제를 해결할 때 비로소 비즈니스 모델이 나타날 수 있는 거죠.  

온전히 AI 기술로만 돈을 벌기 어려운 상황에서 추상적으로 자금만 지원하면 산업이 성장할 거라는 생각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합니다. AI 기술을 중심으로 다양한 도메인의 전문가들이 협업 구조를 만들어야 하죠.

시어스랩이 협업 구조 구축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게 있나요?  

관계 업체의 투자를 적극 유치하면서 전략적인 협업을 늘리고 있어요. 최근 빅데이터를 활용한 AI로 유명한 바이브컴퍼니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받았는데요, 그쪽은 비전 AI가 부족하고 저희는 데이터 AI가 부족하니까 이를 채우자는 제안으로 이어졌죠.

사람으로 비교하면 우리가 눈 역할을 할 테니, 그쪽은 데이터로 뇌 역할을 해보자고 한 겁니다. 영상과 이미지까지 포함된 정보를 시어스랩이 잘 읽어 내서 데이터 분석 노하우를 더하는 것. 이를 통해 새로운 시너지를 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위지윅스튜디오는 우리나라 최대 CG 회사인데요, 이곳과도 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곳과는 앞으로 AR 콘텐츠를 구현할 디바이스가 영화에서 활용되는 CG 수준까지 올라갈 때를 대비하고 있어요. 아직 시어스랩의 구현하는 콘텐츠 제작 기술은 모바일 디바이스에 한정이 되어 있어 향후 위지윅스튜디오와 협업해 AR 글래스 등에서도 영화 수준의 콘텐츠들을 함께 제작하고자 합니다.

시어스랩은 롤리캠을 통해 디즈니 영화 〈주토피아〉 캠페인을 만들기도 했다. ⓒ시어스랩

시어스랩은 롤리캠을 통해 디즈니 영화 〈주토피아〉 캠페인을 만들기도 했다. ⓒ시어스랩

대기업 40대 부장님이 창업에 뛰어든 이유  

지금까지 시어스랩에서의 이야기를 들었지만 정 대표 이전의 커리어가 궁금합니다. 창업하지 전까지 어떤 일을 했나요?  

평범한 직장인이었어요. 15년 넘게 대기업에서 일했죠. 처음에는 미국 회사에서 통신 IT를 담당하는 엔지니어였습니다. 30대 초반에는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기면서 반도체 분야의 기술 마케팅 전문가로 커리어를 바꿨죠. 그중에서 당시 스마트폰, PDA 등 초창기 휴대용 단말기에 모바일 CPU를 전세계에 마케팅하는 업무를 맡았습니다. 다양한 글로벌 기업(노키아·소니·MS, 애플 등)들을 상대로 글로벌 기업들이 2~3년 후를 위해 준비중인 미래 디바이스에 핵심칩인 CPU를 마케팅하는 상당히 고난이도의 업무였죠.

IT가 첨단과 트렌드를 이끄는 산업이어서 일하는 게 재밌었어요. 새 기술을 접하고, 이를 비즈니스에 접목하는 일이 좋았죠. 또 글로벌 마케팅 경험까지 쌓은 덕에 SK텔레콤으로 이직하면서 다양한 신사업들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많이 받았습니다. 반도체 회사에서 쌓은 코어 기술 지식을 모바일 TV, 음악·영상 같은 다양한 미디어 서비스에 접목해볼 수 있어 기술의 엔드투엔드(End-to-end, 끝과 끝)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 처음부터 창업을 꿈꾼 건 아니었나요?  

(후략)

※ 더 많은 인터뷰 내용과 인사이트는 지식플랫폼 폴인 fol:in 의 스토리북 〈넥스트 AI 유니콘 〉11화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 더 많은 인사이트를 폴인 fol:in 에서 만나보세요

AI(인공지능)가 사업의 '만능 열쇠’처럼 여겨지는 요즘입니다. 'AI 비즈니스'를 실제로 구현한 기업을 폴인이 직접 만났습니다. 데이터와 알고리즘, 또 이를 아우르는 AI를 활용해 두각을 나타낸 기업들은 무엇이 달랐을까요? 그들을 만나 '넥스트 AI 유니콘'이 '진짜 유니콘'이 되기 위한 구상은 어떤 것인지 물었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