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 말자”며 왜 할까···이재명·이낙연 ‘두얼굴의 이유’

중앙일보

입력 2021.07.21 05:00

“네거티브는 자중해야 한다”(18일 이재명 경기지사)
“네거티브는 효과가 있지 않다”(19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 1ㆍ2위인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틈만 나면 “네거티브를 하지 말자”고 해왔다. “우리의 꿈은 네거티브에 얼룩질 만큼 저급하지 않다”(이 지사), “네거티브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이 전 대표)는 말도 했다.

여권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왼쪽)와 이재명 경기지사. 연합뉴스

여권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왼쪽)와 이재명 경기지사. 연합뉴스

하지만 실제로는 상호 비방전이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20일에도 이 지사는 라디오에서 “친인척ㆍ측근이 혜택을 보던 후보를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의 친동생인 이계연씨가 현 정부 들어 SM삼환 대표, 삼부토건 대표를 잇달아 맡은 일과, ‘옵티머스’ 의혹 사건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측근 이모씨 사건을 우회적으로 겨냥한 것이다.

박광온 이낙연 캠프 총괄본부장도 라디오에서 경기도 교통연수원 사무처장 진모씨의 텔레그램 대화방 활동을 언급하며 “(MB 정부)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이 지사가 진씨를 “잘 모른다”고 한 해명에 대해선 “몰랐다면 도정농단이다. 최순실 사건이라는 게 (그랬다)”고까지 했다.

후보 지지율 모두 상승…李 “민주 진영 승리 유리해져”  

결국 양측 모두 겉으로는 ‘반(反) 네거티브’를, 실질적으론 ‘친(親) 네거티브’를 하는 형국이다. ‘네거티브 없는 깨끗한 후보’ 이미지를 원하지만, 실제로는 공방에 열을 올리는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계속 보이는 셈이다.

왜 그런 걸까. 전문가들은 지지율과의 상관관계를 주목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재미없이 흐를 뻔한 민주당 경선에 네거티브 공방이 컨벤션 효과를 불러온 것 같다. 주목도는 분명 올라갔고, 지지율 상승효과도 보인다”라고 말했다.

오마이뉴스ㆍ리얼미터가 15일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정례 조사(12~13일)에 따르면, 직전 조사(6월 21~22일) 대비 이재명 경기지사는 3.6% 포인트 오른 26.4%, 이 전 대표는 7.2% 포인트 오른 15.6%를 기록했다. 1위(27.8%)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5% 포인트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두 주자의 상승세가 뚜렷했다.

범진보ㆍ여권 대선 주자군 지지율과 범보수ㆍ야권 주자군 지지율 추이. 리얼미터 캡처

범진보ㆍ여권 대선 주자군 지지율과 범보수ㆍ야권 주자군 지지율 추이. 리얼미터 캡처

각 캠프는 지지율 상승에 고무된 분위기다. 추격에 탄력을 받은 이 전 대표 측뿐만 아니라 이 지사 캠프도 마찬가지다. 이 지사 캠프 관계자는 “다른 주자들이 집중적으로 공격했음에도 우리 지지층이 굳건하단 게 확인이 됐다. 본선을 바라보고 중도층 확장에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 본인도 20일 라디오에서 “우리 지지층이 줄어들기보단 그쪽(이 전 대표 지지층)이 늘어났다. 파이가 커졌다. 전체적으로는 민주 진영의 승리 가능성이 커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삼성전자 화성캠퍼스를 찾아 중도층을 겨냥한 민생 경제 행보를 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반도체 화성캠퍼스를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반도체 화성캠퍼스를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 전 대표는 호남(11.7% 포인트 ↑)과 민주당 지지층(9.0% 포인트 ↑)이 지지율 약진을 견인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15ㆍ16ㆍ18일 연일 호남에 방문하며, 민주당 정통성을 강조하고 있다. 내친김에 집토끼 지지층을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낙연 후보가 18일 오후 전남 여수시 교동 여수수산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에게 주먹을 쥐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낙연 후보가 18일 오후 전남 여수시 교동 여수수산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에게 주먹을 쥐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 후보의 지지율 상승에 힘입어 범여권 주자 지지율의 총합(50.9%)도 범야권 주자 지지율의 총합(44.3%)을 앞질렀다. 직전 조사 대비 범여권은 8.5% 포인트 상승, 범야권은 5.2% 포인트 하락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강훈식 대선경선기획단장은 19일 라디오에서 “범여권 주자 지지율의 합이 50%를 넘었다. 후보들 중심으로 당 선거가 국민적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컨벤션 효과가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공방 계속되면 “중도층ㆍ2030 모두 떠날 수도”

이에 따라 양측의 네거티브 공방은 향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정책적으로 차별성을 드러내기 어려운 경쟁 관계에선, 유권자 눈에 띄기 가장 손쉬운 방안이 네거티브 캠페인”(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 교수)이란 분석도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론 민주당에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우 교수는 “단기적 지지율 상승과 이슈 선점에만 매달리면, 중도층이 외면한다”고 말했고, 엄경영 소장은 “네거티브를 계속하면, 탈이념ㆍ탈진영 성향이 강한 2030은 모두 떠나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후보들이 너무 점잖다”(14일)던 이상민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도 19일 “후보 간 비방이 금도를 벗어났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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