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 & Review] 대어급 IPO 삼총사 뜨자, 공모주 펀드도 날개

중앙일보

입력 2021.07.21 00:04

업데이트 2021.07.21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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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부동산을 제외한 금융자산을 10억원가량 보유한 회사원 강모(45)씨는 지난달 1억원을 공모주펀드에 투자했다. 강씨는 “인기 많은 공모주는 청약 경쟁이 치열해 수억원을 투자해도 10주 배정받는 게 쉽지 않다”며 “최근 중복청약마저 막혀 청약 대신 공모주펀드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카뱅·크래프톤·카카오페이
예상 몸값 10조원 넘는 기업들
이달 말부터 줄줄이 기업공개

공모주 중복청약 금지 이후
물량 아쉬운 투자자들 펀드로
공모주 편입 비율 따져 가입을

윤정아 신한은행 PWM 강남센터 팀장은 “올해 대어급 기업 상장이 이어지며 공모주펀드에 자산가의 관심이 커졌다”며 “공모주펀드(운용사)가 개인보다 더 많은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다는 점도 돈이 몰리는 이유”라고 얘기했다.

하반기 3대 기업공개.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하반기 3대 기업공개.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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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공개(IPO) ‘대어’의 등판이 예정된 속에서 공모주 청약 시장 뿐 아니라 공모주펀드에도 돈이 쏠리고 있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의 공모주펀드(141개)에 한 달 사이 4877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연초 이후 끌어들인 자금은 4조1317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1조4314억원이 빠져나간 것과 대조적이다. 공모주펀드는 펀드 자산의 일부분을 공모주에 투자하는 펀드다.

공모주펀드에 돈이 몰리는 것은 ‘대어급 삼총사 IPO’와 ‘중복청약 금지’ 이슈가 맞물리면서다. 이달 말 카카오뱅크를 시작으로 크래프톤(8월)과 카카오페이(4분기) 등 예상 몸값(시가총액)만 10조원 넘는 기업들이 잇달아 IPO에 나선다. 삼총사의 ‘수퍼청약’에 100조원 넘는 청약 증거금이 움직일 것이라는 게 금융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오는 26~27일 일반 청약을 받는 카카오뱅크의 희망 공모가는 3만3000~3만9000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예상 시가총액은 15조6780억~18조5289억원이다. 카카오뱅크의 뒤를 이어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이 8월 첫 주(8월 2~3일) 청약을 진행한다. 크래프톤의 시가총액은 희망 공모가 상단(49만8000원) 기준 최고 24조3512억원으로 예상된다.

공모주펀드 수익률.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공모주펀드 수익률.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다만 카카오페이는 다음 달 예정했던 IPO 일정을 9월 이후로 미루게 됐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16일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하면서다. 시장 관계자들은 “상반기 실적을 포함해 (카카오페이가) 다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 9월 말이나 4분기 IPO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페이 측은 “명확히 언제 다시 청약을 진행할지 (내부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고 했다. 카카오페이의 예상 시가총액은 최고 12조5132억원(공모가 상단 기준)이다.

중복 청약 금지도 공모주 펀드로 돈이 몰리는 이유다. 공모주 중복 청약을 금지하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달 21일부터 시행됐다. 시행일 이전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크래프톤을 제외한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경우 1인당 한 계좌에만 청약 신청을 할 수 있다. 가족끼리 여러 개의 계좌를 준비해 중복으로 청약할 수 없다는 얘기다.

돈 몰리는 공모주펀드.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돈 몰리는 공모주펀드.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물량이 아쉬운 투자자 입장에서는 공모주 펀드를 투자 대안으로 여긴다. 공모주펀드는 운용사가 기관투자가의 자격으로 공모주 청약에 나서기 때문에 개인보다 많은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어서다. 하지만 뜨거운 투자 열기에 비해 지금까지의 공모주펀드 성적표는 초라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공모주펀드(141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3.8%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12.6%)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공모주펀드와 성격이 비슷한 국내혼합형펀드(4.9%)와 비교해도 단기간 수익률은 저조한 편이다.

이유는 공모주펀드의 ‘겉’(명칭)과 ‘속’(자산 편입)이 달라서다. 일반적으로 공모주펀드는 공모주보다 채권 투자 비중이 높은 채권혼합형펀드다. 펀드 전문가들이 공모주 펀드가 중장기 관점에서 ‘예금금리+알파’ 수준의 수익을 목표로 안정적으로 자금을 굴리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상당수가 공모주펀드를 100% 공모주에 투자하는 펀드로 알고 있다”며 “실제로는 자산의 70~90%가량을 채권에 투자하는 만큼 공모주 편입 비율은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쉽게 설명하면 공모주 청약처럼 단기간에 따상(시초가 2배로 오른 뒤 상한가)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얘기다.

‘무늬만 공모주 펀드’도 피해야 한다. 편입한 공모주는 1~2개에 불과하고, 공모주와 상관없는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으로 채워진 경우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공모주펀드에 투자할 때는 펀드 설명서나 제안서를 통해 펀드별 공모주 투자전략을 꼼꼼하게 확인한 뒤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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