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부들 우주전쟁, 베이조스도 날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21 00:03

지면보기

종합 16면

세계 최고 부자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립자 일행 4명을 태운 블루 오리진의 우주 비행선 ‘뉴 셰퍼드’가 20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서부 사막 지대인 반 혼에서 발사됐다. [AP=연합뉴스]

세계 최고 부자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립자 일행 4명을 태운 블루 오리진의 우주 비행선 ‘뉴 셰퍼드’가 20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서부 사막 지대인 반 혼에서 발사됐다. [AP=연합뉴스]

세계 최고 부자인 제프 베이조스(57) 아마존 창립자가 20일(현지시간) 블루 오리진의 우주 비행선 ‘뉴 셰퍼드’를 타고 우주여행에 나섰다. 비록 ‘억만장자 최초 우주 비행’의 타이틀은 9일 전 영국의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차지했지만 이번엔 조종사 없이 진행되는 인류의 첫 우주비행이다.

고도 106㎞까지 11분 우주여행
82세 월리 펑크, 18세 올리버 다먼
역대 최고령·최연소 비행 기록도
3~4분 무중력 체험 후 지상 복귀

베이조스는 우주여행 하루 전인 지난 19일 미 CBS ‘디스 모닝’에 출연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잘 훈련해 왔고 우주선과 선원들은 모두 준비됐다. 이 팀은 환상적”이라며 “긴장되냐고 자꾸들 물어보는데 그저 무엇을 보게 될지 흥분되고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도 함께 여행할 남동생 마크(50)와 미국인 월리 펑크(82), 네덜란드인 올리버 다먼(18) 등 3명과 활짝 웃으며 인사하는 영상을 올렸다.

이번 비행에 합류한 월리 펑크는 1960년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여성 우주 비행사 프로그램에 참여했지만 자격 요건 변경으로 비행하지 못한 ‘머큐리 여성 13인’ 중 한 명이다. 올가을 네덜란드 대학에 입학해 물리학을 공부할 예정인 다먼은 블루 오리진의 우주여행 경매에 참여해 티켓을 따낸 사업가 아버지 대신 우주여행에 나섰다. 이들은 각각 역대 최고령, 역대 최연소 우주 비행 기록을 경신했다.

‘뉴 셰퍼드’에 탑승한 4인. 제프 베이조스(왼쪽 둘째)와 동생 마크(왼쪽 첫째), 올리버 다먼(오른쪽 둘째), 월리 펑크. [AP=연합뉴스]

‘뉴 셰퍼드’에 탑승한 4인. 제프 베이조스(왼쪽 둘째)와 동생 마크(왼쪽 첫째), 올리버 다먼(오른쪽 둘째), 월리 펑크. [AP=연합뉴스]

이들의 비행은 20일 오전 8시(미 중부 표준시 기준, 한국시각 20일 오후 10시) 미 텍사스 서부 사막 지대인 반 혼에서 출발해 약 11분간 이어졌다. 베이조스 일행은 국제항공연맹(FAI)이 인정하는 공식 우주 경계선인 ‘카르만 라인’(고도 100㎞)을 넘어 약 106㎞ 고도까지 탐험한 뒤 유인 캡슐 안에서 3~4분가량 무중력 체험을 했다. 캡슐은 지구로 자유 낙하했고 감속을 담당하는 3개의 커다란 낙하산이 펴진 뒤 최종 단계에서 역추진 로켓이 분사되면서 지상으로 복귀했다.

복귀 후 관제탑에서 “모두에게 축하한다. 다들 괜찮냐”며 상태를 체크하자 다먼은 “모두 괜찮다. 최고의 날이다”, 월리 펑크는 “너무 좋다”고 답했다. 베이조스와 마크도 따라 웃었다.

지난 11일 먼저 우주여행에 나섰던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탑승한 우주선 ‘유니티’는 상공 86㎞까지 올라가며 카르만 라인은 넘지 못했다. 이에 베이조스는 “이건 경주가 아니다. 비행을 축하한다”면서도 블루 오리진의 우주 로켓이 브랜슨의 우주 비행기보다 더 높이 비행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NASA는 고도 80㎞ 이상을 우주로 간주하지만, FAI는 카르만 라인을 우주 경계로 본다.

7월 20일은 아폴로 11호의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1969년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지 52주년이 되는 날이다. 약 18.3m 높이의 ‘뉴 셰퍼드’는 미국인 최초로 우주 비행에 성공한 앨런 셰퍼드의 이름에서 따왔으며 재활용이 가능한 로켓이다. 유인 캡슐과 추진체인 부스터로 구성됐고, 캡슐과 부스터 모두 이번 비행에 앞서 두 차례 사용됐다.

이번 비행에 대해 AFP통신은 “걸음마 단계인 우주 관광 산업에서 또 다른 중요한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 통신도 “우주 관광 산업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블루 오리진은 이번 여행을 시작으로 곧 우주 관광 티켓을 판매하며 본격적인 우주 관광 시대를 열 예정이다. 민간인 승객을 태우는 다음 비행은 오는 9월 말 또는 10월 초로 예상되며 티켓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비행 좌석의 경매 최종 낙찰가는 2800만 달러(약 322억5000만원)였다.

한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도 오는 9월 일반인 4명을 우주선에 태워 지구를 공전하는 궤도비행에 도전할 예정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