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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맹활약 수원FC, 5년 만에 수원 더비 승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수원삼성과 경기에서 돌파를 시도하는 수원FC 라스(오른쪽)를 태클로 막아서는 수원 삼성 민상기. 정시종 기자

수원삼성과 경기에서 돌파를 시도하는 수원FC 라스(오른쪽)를 태클로 막아서는 수원 삼성 민상기. 정시종 기자

올 시즌 두 번째 수원 더비 승자는 수원 FC였다. 수원 FC가 라스의 활약 속에 5년 만에 수원 삼성을 이겼다.

수원 FC는 20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20라운드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두 팀은 3라운드 첫 대결에선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전적은 FA컵 포함 5승 2무 1패. 수원 FC는 2016년 10월 2일 열린 K리그 수원 삼성 원정 경기에서 5-4 승리를 거둔 이후 5년 만에 수원 더비에서 승리했다. 수원FC 공격수 라스가 동점골을 넣고, 페널티킥에도 관여하며 활약했다.

수원FC는 승점 3점을 추가 24점(6승 6무 8패)을 기록, 8위에서 6위로 뛰어올랐다. 수원삼성은 9승6무5패(승점33)로 3위를 유지했다. 리그 8경기 연속 무패(5승 3무)도 끝났다.

수원FC는 김주엽과 잭슨이 선발로 투입됐다. 2019년 입단한 김주엽은 올 시즌을 앞두고 한국철도에 임대된 뒤 복귀했다. 그동안 22세 이하 자원으로 고민했던 김도균 감독은 경기 전 "최대한 김주엽을 오래 뛰게 하고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호주 뉴캐슬 유나이티즈에서 뛴 잭슨은 여름 이적 시장에서 영입됐다. 김 감독은 "잭슨이 왼발을 잘 써 빌드업에서 큰 도움이 된다. 키(1m96㎝)가 크지만 발도 느리지 않은 편"이라고 했다.

반면 수원삼성은 휴식기 전 베스트 멤버를 거의 그대로 기용했다. 헨리(캐나다)가 골드컵 출전을 위해 빠졌지만 장호익-민상기-박대원 스리백을 내세웠다. 군입대한 고승범이 빠진 중원에는 강현묵-한석종-김민우가 포진했다.

첫 번째 슛은 수원FC가 날렸다. 전반 6분 페널티 지역을 파고든 김상원이 양동현에게 공을 건넸다. 그러나 양동현의 슈팅은 크로스바 위로 날아갔다. 13분엔 이영재의 코너킥을 조상준이 머리로 맞혔으나 벗어났다.

20일 수원삼성과 경기를 지켜보는 김도균 수원FC 감독

20일 수원삼성과 경기를 지켜보는 김도균 수원FC 감독

수원FC는 전반 15분엔 조상준을 빼고 무릴로를 투입했다. 무릴로는 전반 19분 위협적인 중거리슛을 날렸다. 수원FC는 이후에도 압박을 늦추지 않고, 상대 진영에서 공을 많이 소유했다. 수원삼성은 긴 패스로 상대 후방을 노렸으나 위협적인 장면으론 만들지 못했다. 김태환이 두 차례 슈팅을 날렸으나 골문을 많이 벗어났다.

전반 중반에도 수원FC는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다. 전반 33분엔 양동현, 35분엔 라스가 슈팅을 날렸으나 모두 골로 연결되진 않았다. 수원삼성은 전체적으로 휴식기 전에 보여줬던 활발한 압박이 나오지 않았다.

수원삼성은 후반 시작과 함께 역습으로 분위기를 전환했다. 강현묵의 드리블 이후 김태환이 빠르게 크로스를 올려 정상빈이 헤딩슛을 날렸다. 골키퍼 유현에게 잡히긴 했지만 위협적인 장면. 수원은 후반 5분에는 이기제의 크로스를 제리치가 다이빙 헤더를 했다.

복귀전에서 골을 터트린 수원 삼성 전세진(오른쪽). 정시종 기자

복귀전에서 골을 터트린 수원 삼성 전세진(오른쪽). 정시종 기자

더운 날씨 탓인지 양팀은 나란히 후반 20분이 지나기 전에 선수를 교체하며 전열을 재정비했다. 수원FC는 잭슨·양동현·김주엽을 빼고 김동우·김범용·타르델리를 넣었다. 수원삼성은 강현묵과 제리치 대신 전세진과 니콜라오가 투입됐다.

후반 20분 수원삼성의 선제골이 터졌다. 니콜라오가 파고든 뒤 왼쪽의 이기에게 내줬고, 이기제의 크로스를 수원이 헤딩으로 걷어냈다. 뒤쪽에서 들어오던 전세진이 침착하게 오른발로 때렸고, 김동우를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이 득점은 김동우의 자책골로 정정됐다.

하지만 5분도 지나지 않아 수원삼성은 수적 열세에 몰렸다. 한석종이 드리블하는 박주호를 향해 태클을 했고, 심판은 위험한 플레이로 간주해 옐로카드를 꺼냈다. 전반에 이미 경고를 한 장 받았기 때문에 경고 누적 퇴장.

수원FC는 후반 37분 마침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역습 상황에서 타르델리가 공중 볼 경합에서 볼을 따냈고, 이영재가 깊숙이 치고들어갔다. 이영재의 힐패스를 받은 라스는 오른발 슛을 날려 동점을 만들었다.

수원FC는 후반 44분 마침내 경기를 뒤집었다. 라스가 문전 쪽으로 올라온 공을 헤딩으로 떨궈줬고, 타르델리가 이 공을 잡을 때 골키퍼 양형모가 건드리는 파울을 범했다. 이영재가 왼발로 페널티킥을 차넣었다.

이영재(오른쪽)가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역전한 뒤 기뻐하는 수원FC 선수들. 정시종 기자

이영재(오른쪽)가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역전한 뒤 기뻐하는 수원FC 선수들. 정시종 기자

김도균 감독은 "휴식기 이후 첫 경기였는데 승리해서 기쁘다. 상대가 한 명 퇴장당하면서 역전승 기회가 생겼다. 훈련 때 보여준 기량을 경기에서 보여줬다. 잭슨과 타르델리가 체력적으로는 완벽하지 않다. 뛰면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체력적으로 적응이 되면 플러스가 될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날씨가 너무 더워 체력적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 교체 선수들이 다리에 쥐가 난다거나 체력적으로 힘들어 교체했는데, 더 잘 된 것도 같다. 들어간 선수들이 제 역할을 잘해줬다"고 평했다.

박건하 수원삼성 감독은 “아쉬운 경기였다. 오래간만에 경기를 해서 그런지 선수들이 전반에 몸이 무거웠다. 후반에 수비를 비롯해 부족한 부분을 지적했고, 득점도 했다. 하지만 퇴장 여파가 체력적 열세로 이어진 경기”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전세진이 부상 때문에 경기를 많이 못 뛰었는데 제대 이후 본인이 열심히 하려는 모습이었다. 미드필더로 활용하려고 준비했는데 득점까지 해서 본인에겐 자신감을 갖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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