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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조카 물고문 살인 이모 부부, 무기징역·징역 40년 구형

중앙일보

입력

10살 조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이모(왼쪽)와 이모부가 지난 2월 10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10살 조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이모(왼쪽)와 이모부가 지난 2월 10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10살짜리 조카에게 귀신이 들렸다며 마구 폭행하고 강제로 욕조 물에 집어넣는 ‘물고문’을 해 숨지게 한 이모 부부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이모 A씨(34·무속인)와 이모부 B씨(33·국악인) 부부는 지난 2월 8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자신들의 아파트에서 조카 C양(10)을 3시간에 걸쳐 폭행했다. 이들은 조카를 화장실로 끌고 가 손발을 빨랫줄로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머리를 물이 담긴 욕조에 여러 차례 강제로 넣었다가 빼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손발 묶고 머리를 욕조에 넣어 학대해 숨지게 해    

이들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C양이 숨지기 전까지 폭행을 비롯해 모두 14차례에 걸쳐 학대했다. 자신들이 키우는 개의 대변을 강제로 핥게 한 것도 학대행위도 했다. A씨 부부는 친자녀들이 보는 앞에서까지 이런 학대를 한 것으로 파악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됐다.

20일 수원지법 형사15부(조휴옥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사건 결심공판에서 수사검사인 박상용 검사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 A씨에게 무기징역을, 이모부 B씨에게 징역 40년과 취업제한 10년을 구형했다.

10살 조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이모(오른쪽)와 이모부가 지난 2월 17일 오후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에서 검찰 송치를 위해 호송되고 있다. 뉴스1

10살 조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이모(오른쪽)와 이모부가 지난 2월 17일 오후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에서 검찰 송치를 위해 호송되고 있다. 뉴스1

박 검사는 “피고인들은 피해자인 조카를 지속해서 학대했고, 지난 2월 8일에 이르러서는 사실상 빈사 상태에 빠진 피해자의 손발을 묶고 욕조에 머리를 집어넣었다가 빼내는 물고문을 해 살해했다”며 “피해자의 사인은 다량 출혈에 의한 속발성 쇼크 및 익사로 나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검 결과 등으로 미뤄볼 때 당시 피해자에게 광범위한 피하출혈이 발생한 터라, 고문 행위가 없었다고 해도 피해자가 사망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게임 하듯 숫자 세며 머리를 욕조에 넣었다가 빼길 반복”

박 검사는 이어 “피고인들은 게임을 하듯 숫자를 세며 피해자의 머리를 욕조에 넣었다가 빼길 반복했다”며 “머리를 어찌나 강하게 눌렀는지 피해자의 이가 빠졌고, 피해자는 이를 물과 함께 삼켰다. 이는 몸속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극도의 공포감 속에서 어디에도 구원 요청을 하지 못한 채 지옥과 같은 상황에서 죽어갔다”며 “그런데도 피고인들은 자신들의 유불리를 따져 진술을 바꾸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모 부부, “제 잘못” “아이에게 미안하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모두 다 제 잘못이다”, B씨는 “아이에게 미안하다. 반성하겠다”며 말했다. 이모 부부의 변호인은 “피고인들은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이들에게는 피해자를 살해할 동기가 없는 만큼, 살인 혐의에 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고 그 밖의 정상을 참작해 선처해달라”고 변론했다.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3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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