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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앱마켓 규칙 바뀔까…세계 최초 '인앱결제 방지법' 코앞

중앙일보

입력 2021.07.20 18:00

그래픽=정원엽

그래픽=정원엽

구글이 자사의 앱·콘텐트 결제 방식을 앱 개발사에 강요하는 걸 막는 법이 세계 최초로 한국서 나올 전망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는 20일 안건조정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잇따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구글 인앱결제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안)을 의결했다. 법안 처리에 부정적이었던 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여당측 위원들이 단독 처리했다. 해당 법안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이르면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뭘 금지하나…법안 들여다보니

· 개정안은 구글플레이와 애플앱스토어 등 앱마켓 사업자가 다음 4가지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금지한다.
① 특정 결제수단을 앱 개발사에 강제하거나 ②다른 앱마켓에 앱을 등록하지 못하도록 방해 또는 유도 ③ 앱마켓에 앱 등록 지연 ④ 앱마켓에서 부당하게 콘텐트 삭제하는 행위 등이 금지 대상이다. 관련 조사·시정 권한은 방송통신위원회가 갖는다.
· 이날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과방위 의결 직후 "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앱마켓의 책임과 의무가 명확해진다"며 "심의에서 지적된 내용은 실행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구글인앱결제 방지법 주요 내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구글인앱결제 방지법 주요 내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게 왜 중요해?

· 플랫폼 일방주의에 제동: 전세계 앱마켓의 90%를 점유한 구글·애플은 디지털 경제의 규칙을 주도하는 '룰 세터'(rule setter)다. 글로벌 플랫폼인 덕분에 스타트업도 앱마켓에 출시만 하면 세계 무대에서 사업할 수 있지만, 구글·애플이 수수료 인상이나 앱출시 거부를 통보하면 따르지 않을 수 없다. 이 때문에 미국에선 애플·구글을 상대로 에픽게임즈·스포티파이·매치그룹 등이 소송 중이다. 이들 기업이 속한 앱공정성연대는 한국에 인앱결제 방지법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며 입법을 간접 지원했다.

· 호수에 던진 돌: 빅테크 규제는 미국서도 힘을 받고 있다. 앱마켓 수수료를 '통행세'라며 비난하던 미 의회 하원 반독점소위원회는 지난달 '플랫폼 독점 종식법' 등 5개 플랫폼 규제법안을 발의했다. 주정부도 움직인다. 미 37개 주 정부는 구글 앱스토어에 대해 반독점 소송을 지난 7일 제기했고, 일부 주들은 한국의 인앱결제 방지법과 유사한 법안도 추진 중이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역시 구글·아마존·페이스북의 반독점 여부를 들여다 보는 중이다. '빅테크 저승사자' 역할을 하는 유럽연합도 앱마켓을 주시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애플을 앱스토어 경쟁 방해 혐의로 기소했고, 호주·일본에서도 앱마켓 독점에 대한 문제제기가 진행 중이다.

구글 수수료 30% 적용시, 비게임분야 추가 부담액.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구글 수수료 30% 적용시, 비게임분야 추가 부담액.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구글 vs 反구글, 줄다리기 1년

· 지난해 7월 구글이 게임에만 적용하던 인앱결제를 모든 콘텐트 앱에 확대한다고 알려지자 국내 IT업계는 강력 반발했다. 구글 결제시스템 이외 방식으론 콘텐트를 소비자에 판매할 수 없고, 수수료도 기존의 2배 이상인 30%로 인상되기 때문. 앱 개발사의 수익성이 나빠지면 모바일 콘텐트 가격도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 구글이 9월 공식적으로 인앱결제 확대를 발표하자, 정부와 국회가 움직였다. 과기정통부, 방통위, 공정거래위원회는 인앱결제 강제 관련 실태조사와 시장지배력 남용 조사에 나섰다. 여야 의원들은 인앱결제 강제를 법으로 금지하는 법안 7건을 발의했다. 그러나 지난해 국감 막바지에 야당 측 "추가검토가 필요하다"(국민의 힘 박성중 의원)는 신중론을 주장해 법안 통과 가능성이 흐려졌다.
· 강력한 반발에 부딪힌 구글은 콘텐트 생태계 지원책을 잇따라 내놨다. 앱 매출 100만달러(11억원) 이하 구간엔 수수료를 절반(15%)만 적용하고, 적용시점도 최대 내년 3월까지 미룰 수 있도록 했다.

구글 인앱결제 방지법 관련 주요 일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구글 인앱결제 방지법 관련 주요 일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앞으로는 

이날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구글과 애플의 인앱결제 강제 정책은 디지털 경제의 공정한 경쟁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불공정 행위"라며 "국내 스타트업과 콘텐트 산업의 미래에 큰 위협 요인을 해소한 법안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냈다.

· 본회의 통과? : 여당이 21대 국회 과반인 만큼, 23일 열릴 본회의 통과 가능성이 크다. 과방위 전체회의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조승래 의원(과방위 여당 간사)은 "지속가능한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법안처리를 늦출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법사위와 본회의를 통해 법안이 처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본회의를 통과후 15일 이내 공포되면 즉시 시행된다.

· 구글은 지금 : 구글은 본회의를 최종 통과할 때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미국 주정부 검찰의 집단소송에 대해선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경쟁과 선택권을 주는 개방적 플랫폼"이라며 "납득할 수 없는 무익한 소송"이라고 지난 8일 입장을 냈다.
· 정종채 법무법인 정박 변호사는 "법안 발효시 구글이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 소송이나 위헌소송을 제기할 수 있지만 이길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다른 국가가 한국 사례를 주목하는 만큼 한국 앱마켓만 분리해 정책을 적용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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