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동생이 의원님으로..."호칭 참 신경쓰이네요"[국출중]상

중앙일보

입력 2021.07.20 17:00

업데이트 2021.07.20 17:41

 “불공정한 문화산업 환경을 바꾸고, 예술가들의 사회적 안전망을 확보하고 싶습니다.”
이 한마디에 공공기관 정규직을 버리고 비정규직 국회 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긴 정재우 보좌관(더불어민주당 유정주 의원실).
문화예술계를 바꾸겠다는 꿈을 가지고 국회에 입성했지만, 현실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오빠, 나 국회의원 됐어. 같이 일해볼래?”  

“2005년에 의원님과 만났습니다. 둘 다 동국대학교 영상대학원을 다니고 있었고 같은 프로젝트를 했어요”라며 유정주 의원과의 인연을 밝혔다.

알고 지내던 사이이기 때문에 호칭도 다른 의원실과는 달랐다.
“보좌관님이라고 부르려 하는데, 오빠라고도 해요. 고쳐야 하는데 이미 늦은 것 같습니다.” (유정주 의원 / 더불어민주당)

‘오빠’라는 호칭에 정재우 보좌관은 난감하기만 하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자칫 유정주 의원에게 폐가 될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아내와의 대화에서도 “유정주 의원님이”라고 말하며 무의식중에 튀어나올 수 있는 실수에 대비했다.

보좌관을 제안받았을 때 심정을 묻자 정 보좌관은 “정규직을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라며 웃었다.
“아내가 그래도 한 번 해보라고 했어요. 의원님께 무엇을 하고 싶으시냐고 했는데 두 가지를 말씀하셨죠. 불공정한 문화 산업 환경을 개선하고 예술가들의 사회적 안전망을 확보하고 싶다. 제 입장에서는 너무 공감됐어요.”

“의원님과 힘을 합치면 세상을 바꿀 줄 알았죠.”

국회에서 1년 넘게 일해본 소감을 묻자 정 보좌관은 “의원님과 제가 힘을 합치면 세상을 다 바꿀 줄 알았어요. 불공정한 상황도 다 개선하고요. 근데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법안을 발의하고 나면 그다음 절차가 문제에요.”

출처 : 유정주 의원 페이스북

출처 : 유정주 의원 페이스북

국회의 법률입법절차는 복잡하다.

법률안 발의 → 본회의 보고 → 소관위원회 회부 → 위원회 심사 → 법사위 법안 체계·자구 심사 → 심사보고서 제출 → 본회의 심의 → 정부이송 → 공포

등이 있으며, 절차를 다 거치지 못하고 계류되거나 사라지는 법안들도 많다.

“그냥 계류된 채로 오랫동안 있는 법안들이 많아요. 그래서 이벤트나 캠페인도 하나의 기획이라고 생각해요. 법안을 발의한 뒤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캠페인들이 필요한 거죠.”  (유정주 의원 / 더불어민주당)

류호정 의원님처럼은 못해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만난 두 사람에게 호흡이 잘 맞는지를 물었다.
“처음에는 트러블이 있었습니다. 가능하면 같이 상의해서 만든 그대로 해주셨으면 좋겠는데, 본인의 주장이 강하실 때가 있습니다.” (정재우 보좌관 / 유정주 의원실)

유정주 의원은 최근 정의당 류호정 의원의 ‘타투 퍼포먼스’를 하나의 기획으로 본다. 유 의원도 ‘타투업법’ 공동 발의에 참여했다.
“류호정 의원님이 참 재밌고 영리한 기획을 한 거죠. (그런 퍼포먼스는) 법안을 알리기 위해서거든요.” (유정주 의원 / 더불어민주당)

하지만 정재우 보좌관은 생각이 다르다.
“조금 힘듭니다. 저는 나이도 있고요. 제가 제안하기는 좀 센 퍼포먼스고요. 저희 의원실은 다른 방식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정재우 보좌관 / 유정주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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