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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단계+알파'도 델타에 졌다…여전히 1000명대, 못 꺾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체크인 카운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형(인도) 변이가 국내에서 빠르게 확산 중인 가운데 수도권 지역에 적용 중인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연장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뉴스1

20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체크인 카운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형(인도) 변이가 국내에서 빠르게 확산 중인 가운데 수도권 지역에 적용 중인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연장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뉴스1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 9일째를 맞았지만 이렇다 할 효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간 거리두기 단계를 올리면 7~10일 후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줄었었다. 하지만 이번엔 꺾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델타(인도)형 변이 바이러스의 위력으로 분석했다.

12일부터 시행된 수도권 4단계 

2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환자는 1278명으로 집계됐다. 국내발생 사례는 1242명, 해외유입은 36명이다. 국내발생 환자는 서울·경기·인천 수도권에서 833명(65.2%) 쏟아졌다. 정부는 12일부터 수도권에 거리두기 최고 강도인 4단계를 시행했다. 원래 4단계 체계에서 오후 10시까지 영업이 가능한 유흥시설의 문을 닫게 하는가 하면, 백신 접종혜택을 중단하는 등 ‘+α’(알파) 방역수칙이 추가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도권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4단계 시행에 대해 “‘짧고 굵게’ 상황을 조기에 타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9일 서울 황학동 주방거리에 폐업한 점포에서 나온 중고 주방용품이 잔뜩 쌓여있다. 뉴스1

19일 서울 황학동 주방거리에 폐업한 점포에서 나온 중고 주방용품이 잔뜩 쌓여있다. 뉴스1

최근 수도권 하루 평균 신규환자 1000.1명 

하지만 현재로써는 눈에 띄는 효과가 마땅치 않다. 일주일 전인 13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환자는 1150명(해외유입 제외·이하 같음)이었다. 20일은 ‘1200명대’ 발생을 보였다. 같은 기간 수도권 환자는 794명→833명으로 증가했다. 최근 한 주간의 평균을 보면 최근의 확산세가 더 체감된다. 지난 14일~20일간 수도권의 하루 평균 신규 환자는 1000.1명으로 보고됐다. 그 전주(7일~13일) 평균은 928.7명이었다.

이는 전파력이 센 델타 변이 바이러스 위력으로 분석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한 주간 수도권에서 델타 변이 검출률은 36.5%로 나타났다. 그 전 주엔 23.3%였는데 일주일 만에 13.2%포인트 상승했다. 현 4단계 종료 시점은 오는 25일 자정까지나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4단계 조치 통해 당장 800명대 아래로 떨어지는 걸 기대하기는 어렵다. 더 늘지 않고 지금 수준을 유지하는 것도 4단계 효과로 보인다”며 “이번 주말부터 정체 내지 (환자 수가) 떨어질 수 있는데, 그렇다 해도 정말 아주 조금씩일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재생산지수 다시 높아져.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코로나19 감염재생산지수 다시 높아져.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비수도권 4차유행 또 하나 위험요인 

또 하나 위험요인은 비수도권이다. 비수도권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최근 일주일 사이 일평균 환자는 358.2명으로, 그 전주(193.4명)보다 늘었다. 수도권 ‘풍선효과’로 분석된다. 정부는 19일부터 2주간 비수도권의 사적모임 허용 인원을 4명으로 제한했다. 그 전까진 4·6·8명이었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이동량이 늘면서 앞으로 전파가 더 이뤄질 수 있다. 전국의 감염재생산 지수는 1.32를 기록했다. 정부는 유행상황을 보면서, 단계를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생각보다 이동량이 줄지 않아서 걱정하고 있다. 이 정도(수도권 4단계) 조치면 30% 정도는 줄어야 하는데 줄지 않았다"라고 우려했다.

부산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부산시가 유흥시설, 노래연습장의 24시간 영업금지 명령을 발효한 지 하루 만인 20일 자정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강화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시민들이 부산시청 등대광장에 설치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코로나19 검체검사를 받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송봉근 기자

부산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부산시가 유흥시설, 노래연습장의 24시간 영업금지 명령을 발효한 지 하루 만인 20일 자정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강화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시민들이 부산시청 등대광장에 설치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코로나19 검체검사를 받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송봉근 기자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아직까지 (4차) 유행은 지속 중이고 앞으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고점은 아니다. 상승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많이 거리두기라든가 방역에 유념해야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슨본부 사회전략 반장은 앞서 이날 오전 중대본 브리핑에서 “많이 힘들고 불편하겠지만 모임과 약속을 최대한 줄여달라”며 “밀폐된 실내공간을 피하고 이동을 자제하는 거리두기에 동참하는 노력을 끝까지 집중력 있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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