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주120시간'발언에 與 "쌍팔년도냐…120시간 일하면 죽어"

중앙일보

입력 2021.07.20 16:05

업데이트 2021.07.20 18:05

“스타트업 청년들을 만났더니 주 52시간 제도 시행에 예외조항을 둬서 근로자가 조건을 합의하거나 선택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토로하더라. 게임 하나 개발하려면 한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9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말한 내용이다. 윤 전 총장은 “현 정부는 주 52시간제로 일자리가 생긴다고 주장했지만 일자리 증가율이 (작년 중소기업 기준) 0.1%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있다. 실패한 정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與 “尹, 쌍팔년도에서 왔느냐”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회 관계자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회 관계자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윤 전 총장의 ‘주 120시간’ 발언이 정치권의 주 52시간제 공방에 불을 붙였다. 윤 전 총장의 발언은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노동정책 중 하나인 주 52시간제를 보완해 탄력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취지였지만, 여권은 “윤 전 총장은 타임머신을 타고 쌍팔년도에서 왔느냐”(강병원 민주당 최고위원)며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일주일 내내 잠도 없이 꼬박 일해야 120시간이 된다. 아침 7시부터 일만 하다가 밤 12시에 퇴근하는 생활을 7일 내내 계속한다 해도 119시간”이라며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윤석열씨는 설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캠프의 최지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1960년대 전태일 열사가 일했던 평화시장에서 어린 여공들은 주 98시간 노동에 시달렸다”며 “같은 시기,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윤석열 후보가 120시간 노동을 상상할 수 있을까. 사람이 주 120시간 일하면 죽는다. 그 인권의식부터 바로 세우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에선 “영국 산업혁명 시기 노동시간이 주 90시간, 나치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주 98시간 노동”(김영배 최고위원), “사람은 밥도 먹고 잠도 자고 화장실도 가야 한다”(김남국 의원)는 등의 반응도 나왔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이분이 칼잡이 솜씨로 부패 잡는 게 아니라, 이제는 사람 잡는 대통령이 되시려는 것 같다”며 “하루 16시간씩 미싱을 돌려야 했던 전태일 열사의 시대에도, 120시간 노동을 정치인이 입 밖으로 꺼내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고 꼬집었다.

尹 “정치적 반대자들이 발언 왜곡”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낮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가 연결통로에 환영 나온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낮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가 연결통로에 환영 나온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윤 전 총장은 자신의 발언 취지가 왜곡됐다고 반박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와 정치적으로 반대쪽에 있는 분들이 마치 제가 120시간씩 일하라고 했다는 식으로 왜곡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일고의 가치도 없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은 “주 52시간을 정해놨는데, 이것을 일의 종류에 따라서 노사 간의 합의에 따라 변경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근로자에게 근로조건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갖도록 해주는 것이 기업뿐 아니라 근로자에게도 좋은 경우, 좀 예외를 넓게 둬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논란이 커지자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별도의 입장문을 내고 “주 120시간을 근무하는 것은 누가 봐도 불가능한 이야기로 제게 그 말을 전달한 분들도 ‘주 52시간제를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데 따른 현장의 어려움’을 강조한 것이지 실제로 과로하자는 취지가 아니었다”며 “여당 정치인들은 현장의 목소리, 청년들의 고충에 귀 기울여 정책을 보완할 생각은 하지 않고 말의 취지는 외면한채 꼬투리만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의 해명 뒤에도 비판은 이어졌다. ‘조국 흑서’ 저자 중 한명인 권경애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근로자의 ‘실질적 선택권’이 보장되는 세상인지 알아봤나. 또 그 근로자들의 평균 근속 연수 등에 대한 조사 등은 해 봤나”라며 “중도 확장성, 탈진보의 지지는 대체 어떻게 어디서 얻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野 "주 52시간 탄력 운용" 한목소리

윤 전 총장을 비롯한 야권의 대선주자들은 대체로 주 52시간제의 탄력적 운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주 52시간 강제가 서민 경제 활성에 심각한 역기능을 초래 한다는 것이 증명된 이상 이는 시급히 개선 해야 할 문제”라는 생각을 밝혔다.

같은 당 윤희숙 의원도 1호 공약으로 ‘귀족노조 타파’를 내걸고 주 52시간제의 탄력적 운용을 약속했다.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지사도 과거 주 52시간제와 관련해 정부에 탄력적 운용을 주문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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