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기고 잘라도 켜지는 배터리…한국 '전고체 이차전지' 빛났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20 15:30

업데이트 2021.07.21 09:17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 20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일본의 수출 규제 사태 이후 소재·부품·장비 기술독립을 위한 연구 성과를 공개했다. [사진 유튜브 캡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 20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일본의 수출 규제 사태 이후 소재·부품·장비 기술독립을 위한 연구 성과를 공개했다. [사진 유튜브 캡쳐]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차세대 배터리 기술이 상용화 단계에 돌입했다.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도 사업단장 공모에 들어가면서 기초·원천 연구개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기초과학지원연구원 기자간담회
1조 투자 2027년 방사광 가속기 가동
“분자·세포 수준의 미세 변화 관찰
반도체·제약·바이오 연구에 활용”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2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소재·부품·장비 분야 연구 성과를 공개했다.

연구원이 가장 앞세운 건 전고체 이차전지다. 지난 1월 한국화학연구원 등 국내 연구진과 공동 연구를 통해 개발한 전고체 이차전지는 형태를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는 전지다. 이날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영상을 통해 두께 1㎜ 안팎의 전고체 이차전지가 구기거나 접는 등 손으로 과격하게 형태를 바꿔도 전지 기능을 유지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심지어 작동하고 있는 전지를 가위로 잘라 전지 내부가 공기 중에 노출돼도 성능을 유지했다.

최종순 기초과학지원연구원 부원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고성능 자유 변형전고체 기술은 상용화 연구에 돌입했다”며 “기존 배터리 기술에 비하면 획기적인 진전”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또 국산 연구장비 개발 성과도 발표했다. 예컨대 연구원이 2016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공초점열반사 현미경’은 레이저 빛을 이용해 마이크로 전자소자의 내·외부 발열을 확인할 수 있는 장비다. 2018년부터 시판해 대학·연구기관이 실제로 사용 중이다. 기존 적외선 현미경과 비교해 반도체 표면은 물론 반도체 내부 열원까지 측정할 수 있다.

이 밖에 시료 구조를 원자 수준 분해능으로 영상화할 수 있는 장비(투과전자 현미경)나 시료의 3차원 질량 분석에 사용하는 장비(기체 클러스터 이온빔)도 해외 수입품을 대체할 수 있는 연구 성과로 꼽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9일 신규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 주관기관으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을 선정했다. 사진은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 부지 조감도. [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9일 신규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 주관기관으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을 선정했다. 사진은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 부지 조감도. [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원은 이날 충북 청주시 오창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에 들어설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 구축 사업도 소개했다. 1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는 기초과학지원연구원을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 구축 주관기관으로 지정했다. 방사광 가속기는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해 태양 빛의 100억 배에 달하는 밝은 빛(방사광)을 만들어내는 장비다.

이처럼 방사광을 만들면 아주 작은 나노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까지 관찰할 수 있다. 고경태 기초과학지원연구원 소재분석연구부 선임연구원은 “방사광 가속기는 나노 크기의 에너지·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시료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변화를 확인할 수 있고, 분자·세포 수준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어 제약·바이오 산업 연구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북 포항시에 방사광 가속기가 2기 설치돼 있다. 하지만 연구 수요가 증가하면서 연구자들이 방사광 가속기를 사용하려면 수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 1조454억원을 투입하는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는 오는 2027년 완공 예정이다.

신형식 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은 “일본의 수출 규제를 계기로 국산화 기술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가 구축되면 한국 과학기술은 새롭게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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