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업 향한 김광현의 7년 고집, ML서 통했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20 08:00

업데이트 2021.07.20 08:26

7년 전부터 장착을 시도했던 체인지업으로 올해 괄목할만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김광현. [AP=연합뉴스]

7년 전부터 장착을 시도했던 체인지업으로 올해 괄목할만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김광현. [AP=연합뉴스]

고집이 통했다. 7년 전 선택한 변화가 메이저리그(MLB)에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2014년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은 투구 레퍼토리에 손을 댔다. 당시 소속팀 SK(현 SSG)를 넘어 KBO리그를 대표하는 왼손 에이스였던 그였지만 만족을 몰랐다. 2007년 데뷔 후 트레이드마크였던 직구, 슬라이더 '투 피치' 조합에 체인지업 장착을 시도했다. 간간이 섞었던 커브를 뒤로하고 '서드 피치'로 체인지업을 선택했다.

크게 두 가지 이유였다. 타자 눈에 '투 피치'가 익숙해졌다. 수년째 직구, 슬라이더 비중이 높다 보니 타자들이 좀 더 쉽게 대처했다. 결정구가 커트 당하는 날에는 긴 이닝을 소화하는 게 어려웠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오른손 타자 피안타율까지 상승했다.

타자와의 수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고 오른손 타자를 좀 더 유연하게 막을 비책이 체인지업이었다. 체인지업은 오프 스피드 피치(Off-speed pitch) 중 하나로 빠른 공을 던질 때와 비슷한 릴리스 포인트, 팔 스피드가 유지되면 위력이 더 커진다. 특히 왼손 투수가 던지는 체인지업은 오른손 타자에 효과적이다. 직구처럼 오다가 타자 바깥쪽으로 흘러나가 타격 타이밍을 뺏는다. 장타 허용을 억제할 수 있는 변화구로 평가받는다.

의욕은 컸다. 하지만 좀처럼 손에 익지 않았다. 2016년 프로야구 미디어데이에서 "구종 하나를 배우는 데 3년이 걸린다고 하는데 올해가 (체인지업을 던진 지) 3년째다. 완성도는 반도 안 된다. 원하는 타이밍에 던져야 하는데 아직 50도 안 된다"고 자신을 채찍질했다. '투 피치'로도 KBO리그에선 경쟁력이 충분했지만, 김광현은 MLB 무대에 서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구 레퍼토리를 확장했다.

2021년 7월. 김광현은 MLB에서 가장 핫한 투수다. 최근 선발 등판한 4경기에서 4승을 쓸어 담았다. 평균자책점이 0.38(24이닝 1자책점)이다. 4연승 동안 피안타율이 0.169. 피장타율(0.169)과 피출루율(0.250)을 합한 피OPS도 0.419에 불과하다. 에이스 애덤 웨인라이트와 함께 세인트루이스를 대표하는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성적 향상 배경엔 갈고 닦은 체인지업이 있다. 김광현은 지난 6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전에선 시즌 내내 비중이 거의 없던 체인지업 비율을 17%까지 끌어올렸다. 확장된 투구 레퍼토리는 7이닝 3피안타 무실점 쾌투로 연결됐다. 지난 11일 시카고 컵스전(6이닝 무실점)에서도 체인지업 비율은 16%로 대동소이했다. 김광현은 후반기 첫 등판으로 관심이 쏠린 18일 샌프란시스코와의 리턴 매치에선 6이닝 무실점 승리를 따냈다. 체인지업 비율은 13%로 여전히 높았다. 3경기 연속 두 자릿수 체인지업 비율이 유지됐고 타자들은 대처에 애를 먹었다.

김광현은 지난 11일 컵스전 이후 "체인지업에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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