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소득 준 가정, 아이들 사교육 중단 2~3배 많았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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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 굿네이버스가 코로나19 이후 아동 권리 실태 파악을 위해 진행한 '아동 재난 대응 실태조사'의 최종 연구 결과를 지난달 30일 발표했다. '2021 아동 재난 대응 포럼' 토론 모습. 사진 굿네이버스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 굿네이버스가 코로나19 이후 아동 권리 실태 파악을 위해 진행한 '아동 재난 대응 실태조사'의 최종 연구 결과를 지난달 30일 발표했다. '2021 아동 재난 대응 포럼' 토론 모습. 사진 굿네이버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재난을 모두가 맞닥뜨렸지만, 그 영향은 결코 공평하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1년 6개월이 지난 현재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 굿네이버스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은 취약계층에게 더욱 치명적”이라는 것이다.

굿네이버스가 지난해 6월과 올해 4월 두 차례에 걸쳐 아동(만 4세~고등학교 3학년)과 보호자 등 약 8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내 아동 재난 대응 실태조사’에 따르면 돌봄 공백, 교육 기회 박탈 등의 현상은 소득 수준이 낮은 가정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2021년 비대면으로 진행된 굿네이버스 겨울 희망홈스쿨. 사진 굿네이버스

2021년 비대면으로 진행된 굿네이버스 겨울 희망홈스쿨. 사진 굿네이버스

소득 감소→나홀로 아동→결식 악순환

지난해와 올해 모두 소득이 감소했다고 응답한 가정의 경우 그렇지 않은 가정에 비해 ‘나홀로 아동’과 ‘아동 결식’ 경험 증가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소득 감소를 지속적으로 경험한 가정은 그렇지 않은 가정에 비해 ‘사교육 중단 경험’이 2~3배가량 더 많았다. 아이들은 ‘국가나 지역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아동권리’를 묻는 말에 가장 높은 비율로 ‘모두가 평등하게 교육받기’라고 응답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수업은 부모들의 양육 스트레스를 심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이들에게 체벌이나 가정폭력을 목격하게 하는 경험으로 이어졌다는 게 조사 결과다.

굿네이버스 케냐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현지 주민들을 지원하는 모습. 사진 굿네이버스

굿네이버스 케냐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현지 주민들을 지원하는 모습. 사진 굿네이버스

케냐와 잠비아 아동 결식 횟수 늘어 

굿네이버스와 한국외국어대 연구팀은 ‘코로나19 심리적 사회경제적 영향 분석: 케냐와 잠비아 아동을 중심으로’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했다. 케냐와 잠비아 아동 각각 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가정의 월평균 소득은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약 40%가 감소했다. 주당 결식 횟수도 1.7회에서 2.9회로 늘어났다.

허남운 굿네이버스 케냐 대표는 “케냐는 가부장적인 나라인데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는 남성이 많아졌다. 남성들은 스트레스로 아예 집을 나가버리고 남아있는 여성과 아이들은 구걸이나 성매매 등의 상황으로 내몰린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이어 “코로나19 악화로 학교 역시 지난해부터 문을 거의 닫은 상태”라며 “아이들을 신체적·정신적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울타리가 무너진 셈”이라고 덧붙였다. 위기에 처한 아이들에게 울타리를 다시 만들어 줄 도움의 손길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2021년 굿네이버스 겨울 희망나눔학교 진행 모습. 사진 굿네이버스

2021년 굿네이버스 겨울 희망나눔학교 진행 모습. 사진 굿네이버스

전문가들은 정부나 유관기관이 나서 학습 결손과 심리 치료 등의 지원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에서 ‘희망나눔학교’ 사업 등을 통해 위기가정 아동에게 건강, 학습, 체험 등 통합 프로그램을 20년째 제공하는 굿네이버스의 활동이 대표적이다. 굿네이버스는 코로나19 확산 이후엔 비대면 방식의 ‘희망홈스쿨’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 블루’를 극복할 수 있도록 심리·정서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39개국 아동에게 울타리 되어 준 굿네이버스 

굿네이버스 잠비아가 코로나19 긴급대응의 일환으로 진행한 '푸드 패키지(Food package)' 배분 사업. 사진 굿네이버스

굿네이버스 잠비아가 코로나19 긴급대응의 일환으로 진행한 '푸드 패키지(Food package)' 배분 사업. 사진 굿네이버스

굿네이버스는 2008년 아동 결연에 기반을 둔 통합적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한 이래 지난해까지 총 39개의 사업국에서 21만 2000여 명의 아동을 지원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엔 아동과 취약계층에게 마스크와 손 세정제 등 예방 물품을 제공하고 손 씻기 캠페인 등도 전개하고 있다. 교육방송 등을 통해 아이들이 교육 중단을 겪지 않도록 돕고 있다.

굿네이버스 관계자는 “결연 프로그램을 통해 보호 받고 있는 아동의 안전감과 희망 지수가 비결연 아동에 비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사각지대에 놓이거나 소외된 아이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전문가들과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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