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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대명’ 흐릿해진 여당 경선, 이낙연과 양강 구도 움직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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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왼쪽)가 19일 서울의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를 방문해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왼쪽)가 19일 서울의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를 방문해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율이 여권 1위 이재명 경기지사의 턱밑까지 따라붙었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19일 발표된 tbs·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정례 조사(16∼17일, 만 18세 이상 1013명,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다. 이 지사는 25.4%, 이 전 대표는 19.3%의 지지율이었다.

지지율 이재명 25% 이낙연 19% #이 지사 하락하며 격차 좁혀져 #양측 난타전엔 당내서도 우려

이 지사는 전주 대비 1.5%포인트 하락, 이 전 대표는 전주 대비 1.2%포인트 오르면서 양측의 격차는 6.1%포인트로 줄었다. 흐름으로 보면 이 지사는 2주 연속 하락(30.3%→26.9%→25.4%), 이 전 대표는 3주 연속(11.5%→12.2%→18.1%→19.3%) 상승이다. 한때 ‘어대명’(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재명)이란 말이 나왔던 여권 대선 구도가 재편되는 양상이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 네 차례(지난 3·5·6·8일) 열린 예비 경선 주자 TV 토론회에서 후발 주자들의 ‘이재명 때리기’가 계속됐다. 하지만 이 지사는 최대한 대응을 자제하는 ‘전략적 인내’를 고수했다.

이런 전략이 처음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네거티브 공세에 장사는 없는 걸까. 결국 이 지사까지 폭발하면서 지지율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여배우 논란’ 공격에 이 지사가 “바지를 한 번 더 내릴까요”(5일 TV 토론)라고 말한 게 집중 공략 대상이 됐다. 이 전 대표는 바로 “국민이 민주당 대선 후보 선택 과정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6일)며 이 지사의 불안정한 면을 부각시켰다. 그러자 12일 발표된 KSOI 정례 조사(9~10일)에서 이 지사와 이 전 대표의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이 지사는 전주 대비 3.4%포인트 하락한 26.9%, 이 전 대표는 전주 대비 5.9%포인트 오른 18.1%를 기록하면서 양측의 격차(8.8%포인트)는 처음으로 10%포인트 이내로 근접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 오른쪽)가 19일 수원의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를 방문해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 오른쪽)가 19일 수원의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를 방문해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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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도 결국 “상황에 따라 전략은 바뀔 수밖에 없다”(13일 언론 인터뷰)며 전면 공세로 전환했다. 이 지사는 “5·18 학살을 옹호하던 사람도 있고 박정희(전 대통령)를 찬양하던 분도 계시지 않느냐”(17일 라디오 인터뷰)며 이 전 대표를 향해 강펀치를 날렸다. 또 옵티머스 사건 등을 우회적으로 언급하며 친인척과 측근 비리도 거론했다.

이낙연 캠프 역시 공세 수위를 더 끌어올렸다. “(형수 욕설) 녹음을 들어본 여성들은 ‘겁난다’고 한다”(설훈 의원, 15일 라디오 인터뷰)며 그동안 당내에서 ‘선을 넘는 금기’로 여겨졌던 주제까지 테이블 위에 올렸다. 최근엔 경기도 유관단체 임원의 소셜미디어상 이 전 대표 비방 활동을 ‘불법 여론조작 선거개입 사건’으로 규정했다. 이에 다시 이 지사는 19일 이 전 대표를 향해 “자기 지지자들 마타도어를 살펴보시라”며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격한 상호 비방전에 당 안팎에선 “후보들의 본선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준”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이상민 민주당 선거관리위원장은 19일 “후보 간 난타전이라고 할 정도로 금도를 벗어난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이준호 에스티아이 대표는 “네거티브 공방이 전체적인 지지층 확대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다. 결국 지지층 간의 갈등으로 당내 분란만 과열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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