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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한화 선수도 허위진술 의혹…강남구, "수사의뢰 검토"

중앙일보

입력

프로야구 선수들이 여성들과 호텔에서 술자리를 벌인 것과 관련, 서울 강남구청이 한화와 키움 선수 4명에 대해서도 경찰에 수사의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강남구청은 앞서 술자리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되고도, 역학조사에서 허위진술을 한 혐의로 NC다이노스 선수 3명과 여성 2명을 지난 14일 경찰에 수사의뢰한 바 있다.

"구단 발표와 달라…허위진술 가능성"

한국야구위원회(KBO)가 16일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방역수칙을 위반한 NC 다이노스 선수들의 징계를 논의했다. 뉴시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16일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방역수칙을 위반한 NC 다이노스 선수들의 징계를 논의했다. 뉴시스.

19일 강남구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한화와 키움 선수들 역시 역학조사에서 허위진술을 했을 수 있다고 보고, 수사의뢰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청에 따르면 한화와 키움 선수 각각 2명은 4일 밤에서 5일 새벽 전직 프로야구 선수 A씨, A씨의 지인인 여성 2명 등과 6분간 '사적 모임'을 가졌다. 여성 2명이 4일 오후 11시36분에 방에 입실한 후 A씨(5일 0시54분), 한화 선수 2명(오전 1시 22분)이 차례로 방으로 들어왔다. 이후 키움 소속 선수 2명이 (1시30분)이 방에 들어와 총 7명이 한 공간에 머물렀다. 6분 후인 1시36분 A씨와 한화 선수 2명은 자리를 떴고 키움 선수들과 여성들의 술자리가 이어졌다.

해당 여성 2명은 NC선수들과 6일 새벽 술자리를 가진 후 8일 확진된 인물들이다. 한화와 키움 선수 각 1명은 백신 접종을 완료해 방역수칙 위반에서 제외됐지만, 나머지는 과태료(10만원) 처분을 받았다. 강남구는 짧은 시간이지만 이들이 사적모임 인원을 초과해 방역수칙을 위반한 데다, 역학조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제대로 진술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구단 측도 초기에는 7인 모임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화와 키움 구단은 17일 입장문을 통해 해당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선수들에 대한 징계도 약속했다. 한화 측은 16일만 해도 "선수들에게 확인한 결과 방역수칙에 위반되는 사항은 없었던 걸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다음날 "역학조사 과정에서 구단 선수들이 타 구단 선수들과 일부 접촉이 있었음을 확인해 구단은 해당 내용을 추가해 KBO 클린베이스볼 센터에 정정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감염병예방법 18조(역학조사) 3항에 따르면 시·도·군·구 차원의 역학조사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역학조사를 거부·방해·회피하거나 거짓 진술을 하면 안 된다. 고의로 사실을 누락시키거나 은폐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강남구는 "당초 확진자가 아니라 수사의뢰 대상에선 제외했지만, 밀접 접촉자 역시 이 법의 대상에 포함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은퇴 선수, "유흥 브로커 절대 아냐" 

지난달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에서 승리한 키움 히어로즈 선수들. 김민규 기자

지난달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에서 승리한 키움 히어로즈 선수들. 김민규 기자

여성 2명과 은퇴 야구선수 A씨에 대해선 다양한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당초 '여성 2명이 유흥업 종사자이며 A씨는 '유흥 브로커'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그러나 A씨는 19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흥업을 함께 하는 사이는 절대 아니다"며 "3일 혹은 4일에 여성이 SNS를 통해 먼저 연락을 해왔으며, 6년 전인가 잠깐 본 적 있는 사이일 뿐"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선수들 역시 먼저 연락을 해와 만나게 됐다"라고도 했다.

강남구 차원에서 A씨와 여성 2명의 직업 등을 확인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중앙사고수습본부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대응 지침'에 따르면 확진자의 증상 발현 이틀 전까지만 동선을 추적할 수 있어서다. 여성 2명 중 유증상자의 증상이 나타난 건 지난 7일이다. 따라서 5일 이전 여성과 A씨의 행적이나 방역수칙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할 권한이 없다는 게 강남구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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