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초보' 최재형, 오세훈 만나 “역시 고수…가르쳐달라”

중앙일보

입력 2021.07.19 14:43

업데이트 2021.07.19 15:16

“역시 (정치) 고수다. 가르쳐달라.”

국민의힘의 ‘새내기 평당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9일 서울시청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한 말이다. 최 전 원장은 “지난 4·7 재·보선 경선과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역전 드라마, 저력을 보고 놀라고 감동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앞으로 국민의힘 대선 경선과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역전 드라마’는 최 전 원장의 과제이기도 하다.

“최재형과 오세훈, 상황 비슷”

국민의힘 유력 대권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왼쪽)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을 찾아 오세훈 서울시장을 예방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유력 대권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왼쪽)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을 찾아 오세훈 서울시장을 예방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날 만남의 명분은 최 전 원장이 자신의 부친상에 직접 조문을 왔던 오 시장에게 답례를 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국민의힘 입당 이후 최 전 원장이 처음으로 당내 거물급 정치인과 만나는 것이어서 정치적 의미가 더 주목받았다. ‘최재형 캠프’의 김영우 상황실장은 “오 시장이 보궐선거에 도전하던 상황과 최 전 원장의 지금 상황이 굉장히 비슷하다. 둘의 상황이 오버랩됐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다른 국민의힘 주자들보다 늦게 경선에 뛰어들었다. 조건부 출마 선언을 한 지난 1월 초만 해도 경쟁자와 비교해 열세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경선에서 당내 기반이 강한 나경원 전 의원을 꺾은 데 이어, 한때 지지율 1위를 기록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꺾고 야권의 단일 후보가 됐다.

최 전 원장도 후발 주자로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오 시장과 상황이 비슷하다. 당내 지지 기반이 강한 국민의힘 주자들은 물론 당 밖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도 경쟁해야 하는 처지다. 지지율의 상대적인 열세도 극복해야 한다. ‘역전 드라마’를 보여줬던 오 시장은 최 전 원장의 빠른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 “너무 잘하셨다. 이제 당의 도움 받으실 수 있다”고 조언했다고 최 전 원장 측이 전했다.

“文 정부서 계층 사다리 사라져”

국민의힘 유력 대권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예방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유력 대권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예방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최 전 원장은 오 시장과 ‘여소야대’ 상황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현재 서울시 의회는 더불어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점하고 있다.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  국회도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점한 ‘여소야대’ 상황이 된다. 최 전 원장은 “(오 시장이) 여소야대 서울시에서 시의회와 협의하고 설득도 하고, 설득도 당하는 리더십 보여주고 있는데, 참 좋은 정치한다고 생각했다”며 “내년에 정권교체가 되더라도 오 시장과 아주 흡사한 상황이 될 텐데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과 오 시장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으로 서민의 삶이 더 팍팍해졌다는 데에도 공감했다고 최 전 원장 측이 전했다. 오 시장은 “코로나19 이전에 소상공인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52시간 근로제 등으로 이미 빈사상태”라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계층의 사다리가 사라졌다”며 “열심히 일하면 잘 살 수 있다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답했다.

최 전 원장이 오 시장을 만난 것을 국민의힘 내 개혁 세력으로 외연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보는 분석도 있다. 오 시장은 국민의힘에서 ‘개혁 보수’ 이미지를 갖고 있다. 김영우 실장은 이번 회동에 대해 “오 시장이 4·7 재·보선에서 보여준 저력과 함께 개혁적 이미지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런 행보를 보수·중도·진보를 모두 아우르겠다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빅 플레이트’ 전략과 비교하는 시각도 있다. 최 전 원장도 이날 만남을 계기로 국민의힘 인사들과 접촉면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헐값 임대’ 의혹에 “월 100만원 월세도 받아”

국민의힘 유력 대권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예방한 후 엘리베이터로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유력 대권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예방한 후 엘리베이터로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편 최 전 원장은 일부 언론이 제기한 ‘자녀 헐값 임대’ 의혹 대해 “공직자 재산 등록할 때 이미 법적인 문제는 없는 것으로 검토를 끝낸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날 한 언론은 최 전 원장이 배우자 명의의 서울 목동 아파트를 자녀에게 시세(전세 5억~6억원)보다 낮은 보증금(1억2000만원)으로 임대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최 전 원장은 “보증금을 계좌로 송금받았고, 그것만 갖고는 증여세 문제가 생길 것 같아서 매달 100만원씩 월세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이는 정부가 정한 전월세전환율 2.5%를 적용할 경우 전세 6억원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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