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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우는데 그는 웃는다" 참사현장서 웃다 걸린 메르켈 후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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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맨 오른쪽)이 18일(현지시간) 말루 드라이어 라인란트팔츠주(州) 총리(왼쪽서 두번째)와 함께 가장 큰 홍수 피해를 입은 지역인 아르강 인근 슐드 마을에 방문해 관계자들의 설명을 듣고 있다.[EPA=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맨 오른쪽)이 18일(현지시간) 말루 드라이어 라인란트팔츠주(州) 총리(왼쪽서 두번째)와 함께 가장 큰 홍수 피해를 입은 지역인 아르강 인근 슐드 마을에 방문해 관계자들의 설명을 듣고 있다.[EPA=연합뉴스]

'무티'(Mutti·어머니)로 불리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홍수 참사 피해 규모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독일 도이체벨레(DW), 영국 BBC 등이 전했다. 메르켈 총리는 18일(현지시간) 슐드 마을 등 홍수 피해 지역을 방문하고 "충격적이다, 이런 피해를 입힌 '파괴'를 설명할 독일어 단어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여러분이 서로를 돕고 함께하며 결속된 모습이 큰 위안이 된다"며 신속한 피해 지원과 재건을 약속했다. 올라프 숄츠 재무장관은 오는 22일 내각에서 3억 유로(약 4053억5700만원)의 즉각 지원 예산 패키지를 편성할 계획이다.

메르켈 후임 라셰트 기민당 후보, #참사현장서 웃다가 카메라에 포착

서유럽을 강타한 홍수 피해로 현재까지 독일에서만 157명(소방관 3명 포함), 벨기에에서는 31명이 숨지며 총사망자 수는 188명으로 집계됐다. 홍수가 할퀴고 간 지역의 전체적인 피해 규모가 드러남에 따라 실종자 수색도 빨라질 전망이다. 실종자는 수천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돼 앞으로 사망자 집계 숫자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메르켈 총리는 과학자들이 이번 재난을 기후변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함에 따라 "기후변화와의 전쟁에서 우리가 더 빨라야 한다"고 말하며 대응 강화를 역설하기도 했다.

심각한 홍수 피해를 입은 독일 서부 독일 에르프트슈타트 블레셈 마을의 피해 지역의 피해 전후 사진. [BBC 캡처]

심각한 홍수 피해를 입은 독일 서부 독일 에르프트슈타트 블레셈 마을의 피해 지역의 피해 전후 사진. [BBC 캡처]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로 집중 호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한다. 산업화가 시작된 이래 지구 온도는 이미 1.2도 정도 올라갔는데, 기후가 따뜻해지면 더 많은 물이 증발하면서 연간 강수량과 강우량이 증가한다. 따뜻한 대기는 더 많은 수분을 보유할 수 있게 돼 강우의 성격도 '집중호우' 식으로 형성된다는 설명이다.

독일의 피해는 현재 진행형이다.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 라인란트팔츠주, 자를란트주에서 지난 주말 큰 피해가 발생해 수습하는 가운데 동부와 남부에도 집중 호우가 쏟아지면서 최소 1명 이상이 사망하는 등 피해가 옮겨가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맨 왼쪽)가 홍수 피해로 파괴된 슐드마을의 다리를 보며 피해 규모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다.[EPA=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맨 왼쪽)가 홍수 피해로 파괴된 슐드마을의 다리를 보며 피해 규모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다.[EPA=연합뉴스]

정치적 논란도 생겼다.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16명이 실종된 에르프트슈타인시를 방문할 당시 독일의 유력한 총리 후보인 아르민 라셰트(60·기독민주당)가 웃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면서다. 라셰트 후보는 이번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 중 한 곳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주지사이기도 하다. 라셰트 후보는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현장에서 엄숙한 성명을 발표하는 가운데 뒤에 서서 주변 사람들과 담소를 나누며 환하게 웃는 모습이 목격됐다.

라르스 클링바일 사회민주당 사무총장은 "사람의 성격은 위기의 순간에 나타난다"며 "예의가 부족하고 소름 끼친다"고 논평했다. 독일 빌트지는 "온 나라가 우는데 라셰트는 웃는다"고 지적했다. 라셰트 주지사는 트위터에 사과문을 올리고 "대화를 나누던 당시 상황이 그렇게 비쳐서 후회된다"며 "부적절한 처신에 사과 드린다"고 했다.

라셰트의 경쟁자는 녹색당 아날레나 베르보크(40), 사민당 소속 재무장관 숄츠(63) 등이다.

아르민 라셰트 노르트라인베스트발렌주(州) 주지사가 참사 현장에서 관계자들과 담소를 나누다 환하게 웃는 장면이 방송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AFP=연합뉴스]

아르민 라셰트 노르트라인베스트발렌주(州) 주지사가 참사 현장에서 관계자들과 담소를 나누다 환하게 웃는 장면이 방송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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