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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 뜯어보니 '발기부전치료제'...불법 '해외직구' 681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9일 관세청이 식약처와 합동으로 해외직구 물품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인 결과 불법 의약물질을 함유한 제품 681건을 적발했다. 사진은 과자로 위장한 태국산 발기부전치료제. 관세청

19일 관세청이 식약처와 합동으로 해외직구 물품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인 결과 불법 의약물질을 함유한 제품 681건을 적발했다. 사진은 과자로 위장한 태국산 발기부전치료제. 관세청

과자로 신고해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어온 특별수송화물. 하지만 세관 당국이 상자를 뜯어보니 태국산 발기부전치료제 ‘카마그라’가 나왔다. 의약품으로 분류하는 이 제품은 심혈관계 질환자가 잘못 먹으면 심근경색이나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어 반드시 의사 처방전이 필요하다. 하지만 처방전 없이 해외 직구(해외 전자상거래 업체를 통해 직접 구매하는 거래 방식)만으로 손쉽게 국내로 들여왔다. 세관 엑스 레이(X-ray) 검사를 통과하기 위해 은박지로 내용물을 감싸고 이를 다시 과자 봉지로 위장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19일 관세청은 특송 및 우편화물로 반입하는 해외 직구 상품 안정성을 집중 검사해 의약품 등 부정물질을 함유한 제품 681건(11만정)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검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공조를 통해 지난 5월 24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약 한 달간 이뤄졌다.

해외 직구로 구매할 수 없는 불법 제품을 들여오는 방식은 다양했다. 다른 제품 속에 숨겨 통관을 피하거나 겉 포장 라벨을 다른 제품으로 위조하는 속칭 ‘라벨 갈이’ 수법도 있었다.

건강기능식품 용기 속에 숨긴 성 기능 개선 제품. 관세청

건강기능식품 용기 속에 숨긴 성 기능 개선 제품. 관세청

이번에 적발한 또 다른 제품도 원래 건강기능식품으로 신고돼 있었다. 실제 상자를 열어보니 신고한 대로 건강기능식품 용기가 빼곡히 차 있었다. 하지만 건강기능식품 용기 속 내용물은 성 기능 강화 제품인 프라스텔론·타다라필 계열의 의약품이었다.

이번 집중 검사 기간에 적발한 위해 성분 함유 제품은 멜라토닌 같은 수면유도제가 204건으로 가장 많았다. 또 성 기능 개선 제품이 197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두 제품이 전체 적발 건수의 절반이 넘는 59%를 차지했다. 근육을 강화하기 위한 스테로이드제 계열 제품과 체중 감량을 유도한 다이어트 제품도 각각 13%와 6%를 차지했다.

적발 물질 성분별로 살펴보면 멜라토닌(26.7%)과 성 기능 강화 성분인 실데나필·타다라필(18.4%) 비중이 가장 높았다. 심지어 돼지 발정제 같은 동물용 의약품에 들어가는 요힘빈(0.9%)도 다이어트 약으로 둔갑해 몰래 들여오다 세관 당국에 적발됐다. 잘못 먹으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 물질이다. 일부 건강식품에는 대마에서 추출하는 마약류 성분인 칸나비디올(CDB)도 검출됐다. 모두 식품에 사용할 수 없는 의약품 성분으로 오·남용하면 건강을 크게 해칠 수 있다.

관세청은 “정상적인 제품으로 위장해 통관을 시도하려는 불법 위해 식품류의 안전성 집중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해외 직구 식품을 구매할 경우 식품안전나라(www.foodsafetykorea.go.kr)와 수입식품정보마루(impfood.mfds.go.kr) 홈페이지에서 유해 성분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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