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도와줘' 쪽지 남긴 17살 억울함 풀어달라" 청원 21만 동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7살 고등학생이 "도와줘"라는 쪽지를 남긴 채 극단적 사건을 한 사건과 관련해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며 부모가 올린 국민청원글이 21만 여명의 공감을 얻었다.

A군이 남긴 쪽지. 유족 제공=연합뉴스

A군이 남긴 쪽지. 유족 제공=연합뉴스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열일곱 꽃다운 나이에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제목의 게시글은 19일 오전을 기준으로 21만 여명이 동의했다.

강원도 양구의 한 기숙형 고등학교에 재학중이던 A군(17)은 지난 6월 27일 "도와줘"라는 쪽지를 남긴 채 극단적 선택을 했다.

A군의 부모는 이 청원에서 "학교 측은 학교폭력과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친구들 증언에 따르면 명백한 사이버 폭력 및 집단 따돌림, 그리고 교사의 무관심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청원 홈페이지

국민청원 홈페이지

이어 “사소한 오해에서 비롯된 일로 친구들이 저격의 글을 인터넷에 유포했고, 학교에 소문을 낸 뒤 ‘은따(은근히 따돌림)’를 당해 자해 시도까지 했는데 친구들이나 선생님 아무도 부모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또 "특히 가슴 아픈 사실은 사건 2주 전 자해 시도"라며 "이 사실을 안 선배가 교사에게 우리 아이를 비롯해 자해를 시도하는 학생들이 있다고 알렸음에도 아이의 담임교사는 물론 부모인 우리에게도 그 사실이 전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해 사실을 담임교사 혹은 부모에게만 알려주었더라도, 혹은 하루 전 담임교사가 상담 후 부모와 전화 한 통만 했더라도 우리 아이는 하늘나라가 아닌 우리 곁에 있었을 것"이라고 애통해했다.

A군의 부모는 "이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은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극심한 갈등을 방치하는 교내문화와 그것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학교의 부작위"라며 "철저한 조사와 진상 규명으로 아들의 억울함을 반드시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경찰은 이 사건을 강원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로 이송해 수사 중이다.

한편 지난 6일에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학교폭력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광주광역시 고교생 B군 아버지의 글이 올라와 13만 700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학교 폭력으로 인해 생을 마감한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에서 B군의 아버지는 “6월 29일 환하게 웃는 표정으로 손을 흔들며 학교에 간다던 아들이 인근 산으로 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면서 “장례를 치르던 중 아들이 교실에서 폭행을 당하는 영상을 제보받고 이유를 알게됐다. 수년간의 학교폭력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선택한 마지막 길이였다는 것을 생각하니 아비로서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가해자 처벌과 학교폭력이 없는 세상이 오게 도와달라”고 적었다.

제보 영상 속 B군은 얼굴이 빨개질 만큼 목이 졸렸다. 가해자들은 B군의 목을 조르며 웃고 있었고, 주변에 있던 친구들도 함께 웃었다.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날도 B군은 뺨을 맞았고, 가해 친구가 “○○이(B군)는 맷집이 좋으니까 때려보라”며 다른 친구들에게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B군은 “심한 장난을 말려줘서 고맙다”고 일부 친구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딱 일주일만 슬퍼해 달라. 엄마 아빠 사랑한다”고 적은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