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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햇빛·찬바람·땀도 두드러기 원인…외출 땐 긴팔 옷, 가려우면 냉찜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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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여름철에 환자 급증

여름에 기승을 부리는 질환 중 하나는 두드러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 통계에 따르면 두드러기 환자 수는 여름(6~8월)에 정점을 찍고 9월부터 감소한다. 건국대병원 피부과 안규중 교수는 “여름에는 땀이 많이 나고, 강한 햇빛과 에어컨 사용 등 두드러기의 원인이 많아진다”며 “또 기온이 높은 탓에 붓고 가려운 두드러기 증상이 더 심해진다”고 말했다.

증상 있을 때 1~2일 약 복용 #나아지지 않으면 병원서 진료 #숨차기까지 하면 응급실 직행

두드러기는 히스타민(알레르기 유발 세포에서 분비되는 물질) 작용으로 발생한다. 모세혈관이 확장되면서 피부 표면이 붉어지고, 확장된 혈관 틈으로 단백질과 수분이 빠져나온다. 피부가 붓거나 가려운 증상을 동반한다.

여름철 두드러기의 원인은 다양하다. 먼저 햇빛이 강해지면 피부가 예민한 사람들에게 일광 두드러기가 생긴다. 자외선·적외선·가시광선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뜨거운 날씨 탓에 몸속 체온(심부 체온)이 갑자기 올라가면 나타나는 콜린성 두드러기도 있다. 운동·사우나를 비롯해 뜨거운 음식을 먹거나 격한 감정·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도 발생한다. 안 교수는 “심부 체온이 올라가면 신경 말단 부위에서 아세틸콜린이란 물질이 분비되는데, 이 물질이 혈관을 확장해 두드러기가 생긴다”며 “심부 체온은 주변 기온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날씨가 더운 여름에 상대적으로 발생이 많은 것으로 추측한다”고 했다.

기도 부어오르면 위험할 수도

에어컨 같은 찬 바람과 찬물, 찬 음식에 노출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건 한랭 두드러기다. 안 교수는 “한랭 두드러기 체질을 가진 사람은 수영할 때 반드시 준비운동을 한 뒤 입수해야 한다”며 “갑자기 찬물에 뛰어들면 혈관이 순간 확장되면서 심장에 무리가 가 심장마비로 이어지는 경우가 간혹 있다”고 말했다. 땀이 많이 날 때 피부가 붉어지고 부풀어 오르는 수성 두드러기도 있다.

여름철 야외 활동을 하다 벌레에 물렸을 때도 두드러기가 발생할 수 있다. 벌레의 독성 물질을 몸이 이물질로 인식한 탓이다. 벌레에 물려 두드러기가 생긴 경우엔 재발이 더 위험하기도 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안 교수는 “벌레에 물려 알레르기가 발생한 사람은 그다음에 벌레에 물렸을 때 두드러기 반응이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며 “가려움만 덜어주는 벌레 물린 데 쓰는 약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우므로 병원에서 부신피질호르몬제나 면역억제제 등 다양한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드러기로 가벼운 가려움 증상이 있을 땐 냉찜질을 하는 것이 피부를 긁는 등 자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또 가정에 항히스타민제를 구비해 두고 증상이 있을 때 하루이틀 정도 복용하면 된다. 하지만 두드러기와 함께 숨이 차는 증상이 있으면 응급실로 가야 한다. 기도가 함께 붓는다는 신호라서 위험할 수 있다.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바로 병원을 가 진단과 함께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자칫 만성 두드러기로 악화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치료 약을 꾸준히 먹으면서 두드러기 발생의 주원인인 히스타민 작용을 차단해 가려움증 등 증상이 없어진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안 교수는 “대개 증상이 좋아지면 약을 끊어버리는데 병원에서 그만 와도 된다고 할 때까지 치료를 지속하는 게 중요하다”며 “보통 2주 정도면 치료가 되지만 반응이 심한 경우엔 좀 더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약·건강보조식품 탓 발병 많아

치료와 함께 환자 스스로 두드러기를 유발하거나 증상을 악화하는 원인을 피하려는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두드러기가 여름마다 잘 발생하는 경우엔 어떤 상황에서 재발됐는지 기록하며 원인을 찾아봐야 한다. 안 교수는 “두드러기의 상당수는 검사해도 원인이 잘 나오지 않기 때문에 개인의 경험으로 어떤 생활습관이나 상황에서 재발이 반복되는지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강한 햇빛에 두드러기가 생긴다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얇은 긴소매 옷을 걸치는 것이 도움된다. 콜린성 두드러기를 관리하는 방법은 체온을 높이는 상황을 피하는 것이다. 여름에는 야외 운동이나 사우나 등을 피하는 것이 좋다. 안 교수는 “두드러기의 원인이 음식일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약이나 건강보조식품이 원인일 때  훨씬 많다”며 “자신도 모르게 수많은 성분을 섭취하고 있으므로 본인이 먹고 있는 약, 건강보조식품을 점검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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