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오병상의 코멘터리

WHO까지..커지는 '코로나 유출설'

중앙일보

입력 2021.07.18 21:39

업데이트 2021.07.18 21:42

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코로나 진원지로 의심받고 있는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의 지난 3월 모습. 경비병력이 외부인의 접근을 막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 진원지로 의심받고 있는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의 지난 3월 모습. 경비병력이 외부인의 접근을 막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편 비난받아온 WHO사무총장까지 '우한연구소 조사 필요'
코로나 발생 직전, 연구원3명 입원치료..미 비밀보고서 확인필요

1. 코로나가 정말 무섭게 창궐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유행병들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변화무쌍하고 치명적이라..무섭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우째 이런 병이?’라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자연발생적이라기엔 이상합니다. 그래서 ‘중국 우한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인위발생설이 끊이지 않습니다.

2. 지난해만 해도 이런 주장의 선봉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인지라..중국을 비난하는 음모론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발생론’보다 ‘우한연구소 유출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마침내..그동안 중국을 편들어왔다는 비난을 받아온 WHO(세계보건기구) 테드로스 사무총장마저 16일 ‘우한연구소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3. 유출론의 정황근거는 많습니다.
첫째. 자연발생이라면 다른 동물에게서 코로나와 같은 바이러스가 발견되어야 하는데..20개월이 지났지만 찾지 못했습니다.
둘째. 유전자 서열이 자연발생으로 만들어지는 모양새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인체에 달라붙는 스파이크의 단백질 유전자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주장입니다.

4. 이런 주장은 아직 과학자들 사이에 논쟁중입니다.
첫째의 경우 ‘아직 못찾았을 수 있다’는 반론이 가능합니다. 둘째의 경우 ‘자연발생으로도 그런 유전자 서열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이런 논쟁은 어느 한쪽이 결정적일 정도의 객관적 근거가 나올 때까지 이어질 겁니다. 많은 시간이 걸리겠죠.

5. 셋째 정황근거는 훨씬 구체적이고, 직접적이고, 결정적입니다.
우한연구소 연구원 3명이 코로나 공식발생(2019년 12월 8일) 직전인 2019년 11월 코로나 증상으로 병원치료를 받았다는..미국 정보기관 보고서 내용입니다. 지난 5월 23일 미국 WSJ이 보도했습니다. 미국 정보기관이 1월15일 만든 비밀보고서입니다.

6. 이후 유출론에 무게가 실리기 시작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5월26일‘정보기관 합동으로 코로나 출발점을 조사해 보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세계적 전문가들도 유출론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중국은 발끈했습니다. 미국의 정치공세라는 겁니다. 오히려 미국의 국방관련 연구소도 같이 조사하자고 물귀신작전을 폅니다.

7. 이처럼 중국과 미국이 대립하는 가운데..중국편이던 테드로스 사무총장이 ‘우한연구소 조사’를 주장한 것은 큰 변화입니다.
테드로스가 이끄는 WHO는 올해초 중국에 대해 조사를 했습니다. 우한연구소까지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제대로 자료를 제공받지 못한채 ‘유출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결론의 보고서를 냈습니다.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테드로스는 이번에 ‘(당시) 섣부른 결론이었다’며 돌아섰습니다.

8. WHO가 확보해야할 결정적인 데이터는 연구원들의 진료기록입니다. 3명이 동시에 입원한 원인이 코로나였다면 유출이 맞습니다.
코로나 발생 직후 중국정부가 우한 시민 7만여명을 조사했다는 데이터도 중요합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의 확산속도로 추산할 경우..코로나는 중국 정부가 주장하는 12월 8일보다 몇주 앞서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정부가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9. 궁극적으로 우한연구소의 코로나 연구 관련 데이터가 중요하겠죠. 그러나 중국이 이를 공개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세계최고 수준의 연구성과를 공유할 생각이 없을 것이고, 혹 연구방식이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일부에서 주장하듯 생물학무기개발과 관련 있다면 근처에도 못오게 하겠죠.

10. 진영을 떠나 과학자들은 ‘팬데믹에 대응하기위해 코로나 기원은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말합니다.
언제 끝날지 기약없는 코로나에 대한 대응도 절박하지만..잦아질 미래 팬데믹에 대비하려면..정확한 조사가 절실합니다.
과학은 정치가 아니다. 우한연구소 조사는 중국을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는 설득을 중국이 얼마나 받아들일지 모르겠습니다.
〈칼럼니스트〉
2021.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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