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매장 어디 갔지?” 코로나에 백화점 1층이 달라졌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18 18:42

업데이트 2021.07.18 19:35

롯데백화점이 다음 달 20일 문을 여는 경기도 동탄2신도시의 동탄점 1층에는 화장품 매장이 없다. 백화점의 얼굴로 꼽히는 1층에서 화장품 매장이 사라진 자리에는 551㎡(약 167평) 규모의 디지털 체험존이 자리한다. 버츄얼 플랫폼인 UMR(Unmatereality)와 함께 꾸민 팝업스토어에서는 다양한 콘텐트를 3차원(3D)로 직접 시연‧체험할 수 있다. 온라인에 빼앗긴 젊은 세대나 가족 단위의 고객을 다시 끌어들이고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한 새로운 시도다.

롯데백화점 동탄점 1층에 조성되는 디지털 체험존. [사진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동탄점 1층에 조성되는 디지털 체험존. [사진 롯데백화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백화점이나 복합쇼핑몰의 ‘1층 상권’이 확 바뀌고 있다. 1층 상권의 변화는 온라인쇼핑이 유행하기 시작한 3~4년 전부터 시작됐지만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그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그동안 1층은 눈에 잘 띄고 고객이 드나들기 편해 상가 시장에서 ‘로열층’으로 불리며 임대료도 비싸고 해당 상가의 대표 업종이 차지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되고 배달 문화까지 확산하면서 1층 상권에 입점하는 업종도 달라지고 있다.

1층에서 화장품 빼고 패션·먹거리 넣어  

가장 눈에 띄는 곳이 백화점이다. 그간 1층은 비싼 명품이나 매출이 높은 화장품 매장의 자리였다. 2015년 재단장해 개장한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1층의 화장품 매장 면적은 60%대다. 하지만 최근엔 온라인으로 살 수 없는 해외패션 브랜드나 고객 휴식공간이 1층을 채우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연말에 재단장한 영등포점에서는 1층에 있던 화장품 매장 대부분을 3층으로 옮겨버렸다. 대신 1층에는 유명 베이커리‧음식점 같은 먹거리와 젊은 층이 선호하는 패션 브랜드로 꾸몄다.

롯데백화점 동탄점 1층에 조성되는 스트리트몰. [사진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동탄점 1층에 조성되는 스트리트몰. [사진 롯데백화점]

새로 개장하는 동탄점에서도 1층에서 화장품 매장을 아예 없앴다. 그 대신 1층을 차지한 건 디지털 체험존과 해외 패션 브랜드다. 특히 1층 면적의 70% 정도를 프랑스의 ‘생 로랑’, 이탈리아 ‘발렌티노’와 ‘토즈’, 영국 ‘알렉산더 맥퀸’ 같은 패션 브랜드와 일본 ‘꼼데가르송 컬렉션’ 처럼 젊은 층을 노린 매장으로 채웠다. 또 나머지 20% 정도의 공간엔 기존엔 지하에 있던 식‧음료(F&B)나 리빙 매장 등을 넣었다. 스타벅스, 쉐이크쉑 버거 같은 먹거리 매장이다. 그리고, 화장품은 2층으로 올라갔다.

현대백화점이 여의도에 문을 연 더현대 서울의 경우는 아예 매장 면적 자체를 축소하고 휴식 공간에 집중한 사례다. 더현대 서울의 1층 면적 중 매장 비율은 45% 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 공간에는 12m 높이의 인공 폭포가 있는 워터폴 가든(740㎡, 약 224평), 전시 공간(595㎡, 약 180평) 등 휴식 공간을 배치했다. 신세계 백화점은 지난해 초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점을 재단장해 개장하면서 1층에 식품관을 넣었다. 1층의 푸드마켓에서 과일‧정육‧수산물을 팔고 베이커리나 카페도 있다.

이전에는 백화점 1층은 화장품이나 명품 매장으로 이뤄졌다. 롯데백화점 명동점 1층에 화장품 매장이 즐비하다. [사진 롯데백화점]

이전에는 백화점 1층은 화장품이나 명품 매장으로 이뤄졌다. 롯데백화점 명동점 1층에 화장품 매장이 즐비하다. [사진 롯데백화점]

“온라인에 없는 경험 제공으로 승부” 

백화점 1층이 빠르게 바뀌는 이유는 온라인 쇼핑의 급성장 영향이 가장 크다. 온라인 쇼핑으로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은 백화점에서 더는 고객의 관심을 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제공할 수 있는 경험에 집중하다 보니 온라인으로 살 수 있는 화장품이나 명품 매장은 과감히 줄이고 백화점에 와야 구경하거나 살 수 있는 매장을 집어넣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범석 롯데백화점 대표는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한 만큼 고정된 백화점에서 탈피해 해당 상권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맞춤형 브랜드와 공간 구성으로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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