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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촌엔 확진자, 우간다 선수는 도망…도쿄올림픽 대혼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도쿄올림픽 개막을 5일 앞두고 선수들이 생활하는 선수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이어 확인됐다. 일본 국내 확진자 수도 급증하는 가운데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의 지지율은 20%대까지 추락했다.

전날 관계자 1명 이어 선수 2명 확진 #'선수촌 내 집단 감염' 우려 커져 #도쿄 내 확진자도 연일 최다 기록 #스가 지지 30% 아래로 '위험수위'

지난 8일 일본 도쿄 거리의 전광판에서 긴급사태를 재선언하는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기자회견 영상이 방송되는 가운데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도쿄 시내를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8일 일본 도쿄 거리의 전광판에서 긴급사태를 재선언하는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기자회견 영상이 방송되는 가운데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도쿄 시내를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18일 도쿄(東京) 하루미(晴海) 선수촌에 체류 중인 선수 2명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선수촌에 거주하는 선수가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전날에는 외국에서 온 관계자 1명이 선수촌 투숙객 중 처음으로 확진됐다.

이날 선수 2명을 포함해 올림픽 관계자 등 1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회 관계자 5명, 언론 관계자 2명, 조직위 위탁 업무 직원 1명 등이다. 이로써 조직위가 감염자를 집계해 발표한 이달 1일 이래 올림픽 관련 확진자는 55명으로 늘었다.

"지금 감염 사례, 빙산의 일각" 

각국 선수단이 속속 입국하는 가운데 선수촌에서까지 확진자가 연이어 나오면서 최악의 시나리오인 '선수촌 내 집단감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조직위는 최소한의 정보만 언론에 제공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상황이 훨씬 심각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3일 도쿄올림픽 선수촌 개장을 앞두고 경찰들이 선수촌 인근을 지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3일 도쿄올림픽 선수촌 개장을 앞두고 경찰들이 선수촌 인근을 지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감염병학회 다테다 가즈히로(館田一博) 회장은 16일자 홍콩 신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인터뷰에서 "지금 나오고 있는 확진 사례들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말했다. SCMP에 따르면 지난주 일본에 온 케냐 여자 럭비팀이 탄 비행기에서 확진자가 나와 선수단 8명이 밀접접촉자로 분류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럭비 대표팀 역시 같은 비행기에 코로나19 확진자가 탑승한 사실이 밝혀져 격리 조치됐다.

브라질 유도대표팀이 머무는 도쿄의 한 호텔에서도 근무자 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비상이 걸렸다. 일본 정부는 올림픽 선수 및 관계자들과 외부의 접촉을 차단하는 ‘버블(거품) 방역’을 내걸었지만, 버블 안에서도 이미 위험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간다 선수, 숙소 떠나 잠적 

이런 가운데 지난달 19일 입국해 오사카(大阪)의 훈련소에 머물던 우간다 대표팀의 역도 선수가 잠적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우간다 역도 선수 율리우스 세키톨레코(20)는 지난 16일 정오에 실시한 일일 코로나19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으러 오지 않은 채 모습을 감춰 일본 경찰이 수색 중이다.

이 선수는 호텔에 "일본에서 일하고 싶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우간다 선수단은 지난달 19일 일본에 입국해 검역 과정에서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선수 대부분이 격리된 바 있다.

지난 19일 일본에 도착해 20일 기념촬영을 하는 우간다 선수단.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9일 일본에 도착해 20일 기념촬영을 하는 우간다 선수단. [로이터=연합뉴스]

‘버블 밖’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17일 도쿄에서는 1410명이 신규 확진돼 올해 1월 이후 6개월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이날 전국에서는 3886명으로 4000명에 육박하는 확진자가 나왔다. 보통 확진자수가 크게 줄어드는 일요일인 18일에도 도쿄에서 1008명이 확인돼, 5일 연속 천명을 넘어섰다.

신규 확진자 중 델타 변이 감염 비율은 30% 정도이며, 이는 이달 말 60%까지 오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국민 66%, “스가 물러났으면”  

민심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마이니치 신문이 17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40%의 응답자가 올림픽에 대해 "연기나 취소를 했어야 했다"고 답했다.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묻는 질문에는 48%가 "즐길 기분이 아니다"라고 답했고, 17%는 "원래 기대하지 않았다"고 했다.

17일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도쿄 시내를 지나고 있다. [AFP=연힙뉴스]

17일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도쿄 시내를 지나고 있다. [AFP=연힙뉴스]

스가 내각 지지율은 30%로, 한 달 전에 비해 4%포인트 떨어져 정권 출범 이후 가장 낮았다. 반면 "지지하지 않는다"는 역대 최고치인 62%까지 치솟았다.

전날 발표된 지지통신 여론조사에선 스가 내각 지지율이 29.3%를 기록해 주요 언론사 조사에서 처음으로 30% 선이 깨졌다. 스가 총리의 임기에 대해서는 자민당 총재 임기인 "올해 9월까지만 하고 물러나면 좋겠다"는 답변이 49.4%로 가장 많았고, "당장 그만뒀으면 한다"는 응답도 17.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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