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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집값' 안떨어지는 이유, 중학교 사회교과서 답있다 [뉴스원샷]

중앙일보

입력 2021.07.18 12:08

업데이트 2021.07.18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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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집값 고점'을 계속 경고하고 있지만 집값은 계속 오르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서 바라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단지 일대.뉴스1

정부가 '집값 고점'을 계속 경고하고 있지만 집값은 계속 오르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서 바라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단지 일대.뉴스1

'미친 집값'은 도대체 언제 '정상'이 될까요? 홍남기 부총리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등 정부 고위 당직자들이 "지금 집을 사면 2~3년 뒤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잇따라 보내고 있지만 '미친 집값'은 요지 부동입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15% 올라 주간 단위 기준으로 9주 연속 0.1%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집값이 오르는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집을 사려는 수요에 비해 주택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05.1로, 14주 연속 100을 넘었습니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매도보다 매수자가 많다는 의미입니다.

주택매수희망자, 즉 주택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한동안 잠잠하던 20~30대 청년층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매수)이 다시 되살아나 집값 상승세를 이끌고 있습니다. 부동산원 통계를 다시 인용하면 올해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중 20~30대 매수비중이 42%에 달합니다.

그런데 공급은 늘어날 조짐이 없습니다. 서울의 경우 민간 부문에서 새 아파트를 공급해줘야 하는데,지난해 서울의 민간분양 아파트의 인허가 물량은 5만522가구로 2011년(7만9522가구)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국토교통부 자료)했습니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2015년(9만6651가구)과 비교할 때에는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겁니다. 주택 인허가 물량은 주택 공급의 선행지표로 새 아파트를 짓는데 2~3년이 걸리는 것을 고려할 때 내년 이후 새 아파트 공급이 급격하게 줄어든다는 의미입니다. 민간 공급이 줄어든 원인은 정부와 서울시의 재개발·재건축 규제 때문입니다.

일반 거래시장에서도 매물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정부가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게 하겠다며 양도소득세 중과 등의 규제를 한 게 '매물 실종'의 원인이 됐습니다. 올해 5월까지 전국 아파트 증여건수는 3만9242건(한국부동산원 통계)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2만9321건)보다 33.8%나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전체 거래건수(54만6867건)가 지난해 (59만8931건)보다 8.7% 즐었지만 증여건수는 오히려 크게 늘었습니다. 팔아서 많은 세금을 내느니 자식에게 증여한 '다주택자'가 많았다는 얘기입니다.

이 정부는 정권 출범부터 '주택 공급'은 충분하다고 하다가 지난해부터 갑자기 '공급 부족' 얘기를 꺼냈습니다. 지난해 7월 2일 문재인 대통령은 김현미 당시 국토부 장관에게 “주택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있으니 발굴을 해서라도 공급 물량을 늘리라”고 말했고, 이로부터 한 달 뒤 정부는 ‘8·4 공급대책’으로 불리는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정부의 공급대책에 의해 임대아파트 200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인 서울 강남구 논현동 LH서울지역본부.함종선 기자

정부의 공급대책에 의해 임대아파트 200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인 서울 강남구 논현동 LH서울지역본부.함종선 기자

태릉골프장에 1만가구, 정부 과천청사 일대 4000가구부터 LH(한국토지주택공사)직원들이 근무하는 LH 서울지역본부(200가구)까지 긁어 모아 17곳에 13만2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1년이 지난 지금까지 '공급'이 가시화 된 프로젝트는 하나도 없습니다. 과천청사의 경우 주민반대로 '백지화'됐고, 여의도 성모병원 옆 공터 역시 주민들이 "내 시체위에 지어라"며 개발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여의도 주민들은 여의도 성모병원 옆 LH소유 공터에 임대주택을 짓겠다는 정부 계획에 반발하고 있다.함종선 기자

여의도 주민들은 여의도 성모병원 옆 LH소유 공터에 임대주택을 짓겠다는 정부 계획에 반발하고 있다.함종선 기자

강남구 역삼동 강남구청역 뒤 LH서울지역본부의 경우 아직 강남구청과 개발 논의 조차 없다고 합니다. 그 땅에 주택공급을 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고 하더라도 한참 걸릴 수 밖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면 가격은 오른다는 '수요공급의 법칙'은 중학교 사회 교과서에 잘 나와있습니다. 만약 정부가 27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 있다면, 발표 전에 중학교 사회교과서를 잘 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미친 집값'이 조금은 진정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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