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각] 6만명만 허락된 이슬람 성지순례, 대사원 무단 침입도

17일(현지시각)부터 이슬람 최대 종교행사인 '하지'(성지순례)가 시작됐다. 그러나 코로나 19 여파로 성지순례 인원이 2년 연속 제한된다.

코로나 전엔 세계서 250만명 운집

17일(현지시각) 무슬림 순례자들이 사우디 아라비아 메카의 그랜드 모스크에서 카바신전 주위를 돌고 있다. 카바신전은 무슬림이 신성시하는 곳으로 아브라함과 그의 아들 이스마일이 알라의 명을 받들어 세웠다는 전설이 있다. 올해 성지순례에는 코로나 19로 인해 사우디 국민 6만명만 참석했다. AFP=연합뉴스

지난 2017년의 하지 모습. 전 세계에서 온 순례자들이 입추의 여지 없이 카바신전을 둘러싸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SPA 통신 보도에 따르면 올해 하지의 순례자 수는 6만명 정도다. 코로나 이전에는 해마다 250만명 이상이 몰렸다. 올해에는 코로나 19 바이러스 면역이 있거나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에게 신청 자격을 주고 외국인 순례객 입국 금지, 65세 이상 제한 등의 규정을 더했다. 지난해 1000 명보다는 허용 인원이 늘었지만, 여전히 많은 무슬림이 성지순례를 하지 못해 좌절을 느끼고 있다.

무슬림 순례자 커플이 17일 메카의 그랜드 모스크에서 스마트폰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참여 허가를 받지 못한 이슬람 신도 10명이 지난 15일 대사원에 들어가려다 적발되기도 했다. 사우디 성지순례부는 적발된 신도들에게 1만 리얄(약 3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보안 담당 사령관 알슈와이레 준장은 올해 하지 시즌 지시사항을 준수할 것을 촉구하면서 보안 요원들이 성전과 주변 지역, 성지에 무단 접근하려는 사람들을 규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카의 그랜드 모스크 중심에 위치한 카바신전. 로이터=연합뉴스

무슬림들이 17일 카바신전 주위를 돌며 기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와 메디나를 방문하는 성지순례는 하루 다섯 차례 기도, 라마단 금식 등과 함께 무슬림 5대 의무 중 하나다. 무슬림은 건강과 재정이 허락하는 한평생 한 번은 하지에 참가해야 한다. 대부분 무슬림은 하지를 평생소원으로 삼고, 하지에 참가하기 위한 비용을 오래 모은다.

성지순례에 참석하는 모든 무슬림은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한다. AFP=연합뉴스

사우디 성지순례부에 따르면 올해 55만8000여 명이 성지순례 참여 신청을 했다. 이 중 온라인 추첨을 통해 6만명이 허가를 받았다. 순례객은 반드시 마스크를 쓰고 수시로 체온을 재야 한다. '악마의 벽'에 자갈 7개를 던지는 의식을 위한 자갈은 당국이 미리 소독해 제공한다. 보통은 노숙하면서 땅에서 자갈을 줍는다. 성지순례객이 입는 옷, 기도용 깔개도 사우디 당국이 나눠 주었다.

한 무슬림이 17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 성지 메카의 그랜드 모스크에서 셀카를 찍고 있다. 성지 메카 방문은 무슬림이 평생 한번은 해야 할 의무로 여겨진다. 메카는 매년 200만명 이상의 무슬림이 몰려들지만 코로나 19 발생 이후로는 소수의 인원만 참석이 허락되고 있다. AP=연합뉴스

최정동 기자 choi.jeongd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