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는 낼 수 있을까…대선 격랑 속 침울한 군소 정당들

중앙일보

입력 2021.07.18 09:00

여영국 정의당 대표(오른쪽)와 배진교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여영국 정의당 대표(오른쪽)와 배진교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한때 주요 정치 현안의 캐스팅 보트나 변수로 주목받던 정의당과 열린민주당의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다. 대선 정국이 본격화되면서 야권 거물들의 행보와 민주당의 경선 레이스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원한 한 정의당 관계자는 “갈수록 작아지는 거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4개 여론조사기관 공동 전국지표조사(NBS)에서 7%에 달하던 정의당의 지지율 7월 2주차 조사에선 4%로 하락했고, 열린민주당 지지율은 3%였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기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진보 군소정당과 빅텐트? 성과 의문”…정의당의 딜레마

정의당은 지난달 14일 “반기득권 정치동맹의 플랫폼이 되겠다”(여영국 대표, 대선준비단 회의)며 ‘진보 빅텐트’ 구상을 밝혔다. 기본소득당·녹색당·미래당 등 원내·외 진보정당 및 단체와의 공조를 통해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여 대표는 최근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만나 진로를 상의했다고 한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 방식의 경선 ▶후보 단일화 ▶정책 연대 등이 거론된다.

정의당은 시도당별 순회토론회를 거쳐 8월초 연대 방식을 구체화한 뒤, 다음달 22일 전국위원회에서 대선 기본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 문제는 내부 이견이다. 정의당 대선준비단 관계자는 “어느 세력까지, 어떤 방식으로 연대할 것인가 등에 대해 의견이 갈려 논의에 큰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내부에선 독자 경선에 집중하자는 ‘자강론’도 만만치 않다.

고질병인 인물난 역시 해결책이 마땅찮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지난 7일 “이정미 전 대표가 조만간 대선 출마선언을 할 예정으로 알고 있고, 심상정 의원은 숙고 중에 있다”고 말했다. 2017년 19대 대선에서 6.17%를 득표했던 심 의원은 또 나오면 4번째 대선 도전이다. 당 대표도 두 번이나 지냈다. 이정미 전 의원 역시 2017년에 대표를 지냈다. 내부에서도 “‘또 심상정·이정미냐’는 얘기가 나온다”는 게 정의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황순식 경기도당위원장 등 4050세대 젊은 후보가 도전할 것이라는 말도 있지만 “인지도가 너무 낮다”(경기 지역 정의당원)는 걱정부터 나온다. 일정한 인지도를 확보한 류호정·장혜영 의원은 만 40세가 되지 않아 피선거권이 없다. 대선준비단 관계자는 “외부에서 함께 뛰겠다고 나서는 인물도 아직 마땅찮다”고 말했다.

합당론에 묶여…민주당 입만 보는 열린민주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이 지난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 논문 표절 및 사업계획서 도용 의혹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이 지난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 논문 표절 및 사업계획서 도용 의혹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3석 정당인 열린민주당은 민주당과의 ‘합당 딜레마’에 묶여 대선 후보를 낼지조차 불투명하다. 지난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뜸했던 합당 주장이 최근 민주당에서 재론되면서 대선전략 논의 자체를 보류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18일 김용민 최고위원은 “열린민주당의 개혁 의지가 민주당과 화학적 결합을 해야 한다”고 말했고, 지난 1일 민주당 예비경선 국민면접에서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합당 필요성을 인정했다. 열린민주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대선 후보를 낼지 여부는 ‘지도부와 당원들이 상의해 결정할 문제’라고만 정리된 상태”라고 말했다.

강민정·김의겸 의원 등이 나서 야권 유력주자 검증에 열을 올리고 있고 당 게시판에는 민주당 국민경선에 참여하자는 캠페인이 붙고 있지만 정작 합당의 키를 쥔 민주당은 아직 눈길을 주지 않고 있다. 

열린민주당이 4·7 재·보선 때처럼 독자 후보를 낸 뒤 단일화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민주당에선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김진애 전 의원의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족적이 눈부시다”는 발언으로 역풍이 일었던 것과 같은 부작용을 걱정하는 시선도 많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중도 확장이 승패의 관건이 대선에서 합당으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 고민스러운 그밖의 진보 군소정당들

정의당 배진교(왼쪽부터), 시대전환 조정훈, 열린민주당 강민정,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등 비교섭단체 정당 의원들이 지난 3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당 배진교(왼쪽부터), 시대전환 조정훈, 열린민주당 강민정,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등 비교섭단체 정당 의원들이 지난 3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총선 당시 비례위성정당 꼼수 경쟁의 혼돈 속에서 민주당 등에 업혀 원내에 진입한 군소정당들의 처지는 더 딱한 상황이다. 1석 정당 시대전환의 조정훈 의원은 최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대선 도전으로 이끌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러나 김 전 부총리는 아직 도전 의사조차 명확히 내놓지 않고 있다. 김 전 부총리는 지난 1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권 교체보다 더 중요한 건 정치 세력의 교체 또는 의사결정 세력의 교체”라고 말했지만 여전히 여·야에선 서로 “우리 사람”이란 해석이 나온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 “기본소득에 대한 의지와 이해가 가장 높은 분”이라고 호감을 표시한 적이 있다. 그러나 용 의원은 “평균 나이가 24세 밖에 되지 않는 당이라 대선 후보를 찾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기본소득 논의를 이끌 후보를 8~9월 안에 발굴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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