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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HMM만큼은 안 오른 '해운주'…2분기 실적 기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년간 가장 많이 오른 종목 중 하나가 HMM이라는 데 이견이 없을 것 같습니다. 해운 운임은 아직도 (여태!!!) 상승하고 있지만, HMM 주가에 대해선 ‘이젠 정말, 진짜, 너무 올랐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진 것도 같은데요.

사진 현대글로비스

사진 현대글로비스

그럴 땐 현대글로비스를 살짝 들여다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기아차를 ‘배송’하기 위해 2001년 설립한 현대차그룹의 물류 계열사 입니다. 현대·기아차 이외에 요즘에는 폭스바겐·BMW·테슬라도 실어나르고, 해외공장에 반(半)조립제품을 유통하기도 하고, 철광석·원유를 벌크선으로 운송도 하고, 중고차 사업도 합니다. 사업영역이 크게 1) 물류 2) 유통판매 3) 해운 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종합물류회사이지만, 해운 사업부 실적 '부쩍'
·글로벌 자동차 수요 엄청나고, 운임 상승 수혜도
·신사업 성과 시간 걸리고, 지배구조 개편 우려 존재

HMM은 해운업체니까 운임 상승이 바로 이익으로 이어져 주가가 급등했지만, 현대글로비스는 기본적으로 물류업체라서 운임 상승이 일단은 비용 부담으로 이어진 측면이 컸습니다. 그런데 선박과 항공기가 부족한 상황이 1년 가까이 이어지다보니 현대글로비스의 해운 사업부, 그러니까 완성차 해상운송과 벌크선 수요까지 늘어나게 됐습니다. 배가 워낙 모자라니까 산업 설비 같은 걸 수출하는 화주(貨主)들이 자동차 운반선을 이용하기도 한다는데요.

사진 현대글로비스

사진 현대글로비스

사업부문별 매출이 작년의 경우 유통 8조5000억원, 물류 5조6000억원, 해운 2조4000억원으로 해운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하지만 해운 사업부가 돈을 잘 벌어서 이달 말로 예정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현대글로비스 전체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뛰어넘을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진 현대글로비스

사진 현대글로비스

여기에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반조립제품 유통이나 해외물류 등 다른 부문의 수익성도 나아졌습니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완성차 시장이 생산 차질을 빚었기 때문에, 안정적인 물류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큰 상황입니다. 미국에서 기아 텔루라이드가 너무 인기여서 중고차 값이 새 차 가격보다 비싸졌다고 하죠.

이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차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수요가 개선되고, 운임 상승에 따른 수혜도 받게 되면서 현대글로비스의 실적 전망은 꽤 밝은 편입니다. 해운·항공 운임이 오르면서 이미 많이 오른 다른 운송 관련주와 달리, 주가가 연초 대비 별로 움직이지 않아 저평가돼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로봇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개'. 셔터스톡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로봇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개'. 셔터스톡

현대글로비스는 다양한 신사업에도 뛰어들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현대차그룹이 ‘로봇개’로 유명한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했을 때 현대글로비스가 10% 지분(현대차 30%, 현대모비스 20%, 정의선 회장 20%)으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 전에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합작법인이라든지 대규모 투자를 할 땐 보통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가 참여하는 케이스가 대부분이었는데, 로봇 사업엔 기아가 빠지고 현대글로비스가 들어간 겁니다.

사진 현대글로비스

사진 현대글로비스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골목상권’ 논란 끝에 진입하게 된 중고차 사업도 현대글로비스가 맡게 됐습니다. 또 현대차그룹이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수소 사업에서, 수소를 운송(예를 들어 충남 당진 현대제철에서 개별 수소충전소까지)하는 일도 할 겁니다. 전기차 배터리 리스(전기차는 구입하고 배터리는 분할 납부, 폐배터리 교환) 사업도 한답니다. 다만 이들 신사업은 성과가 당장 가시화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관련한 이슈도 있습니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이 23.29%(작년말 기준)나 됩니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지분이 0.3~2.6%인 것과 대비되죠.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은 현대모비스이고, 정 회장 지분은 현대글로비스가 가장 많으니, 글로비스 가치를 최대한 높여서 모비스 지분을 싸게 사들이는 게 최적인 구조입니다. 그래서 당장엔 글로비스가 좋겠지만 언젠가 그룹내 지위가 약화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차 잘 팔리고, 운임은 높아지고
※이 기사는 7월 14일 발행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받아보세요! https://maily.so/ants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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