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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장? 냉장고?…다 못 마신 와인 보관하는 깨알 팁!

중앙일보

입력

코로나19 확산은 우리 술 문화도 바꿨다. 왁자지껄 여럿이서 술잔을 기울이던 회식형 술자리보다 호젓하게 둘이서 혹은 혼자서 술을 마시는 풍경이 일반화했다. 무엇보다 집에서 술을 즐기는 ‘홈술’족이 늘었다. 덕분에 집에서 즐기기 좋은 와인은 그야말로 날개를 달았다. 2021년 상반기 이마트 와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늘었다.  

문제는 남는 와인이다. 한 병을 열면 한 번에 모두 비우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와인 전용 냉장고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어떻게 보관하는 것이 좋을까. 베란다 구석에 둔 열지 않은 와인도 요즘 같은 폭염 속에선 걱정되긴 마찬가지다. ‘2016 한국 소믈리에대회’에서 우승한 양윤주 소믈리에가 전하는 상세한 와인 보관법을 전한다.  

와인 전용 냉장고나 따로 마련된 셀러가 없을때 어떻게 보관하면 좋을까. 와인 전문가에게 물었다. 사진 언스플래쉬

와인 전용 냉장고나 따로 마련된 셀러가 없을때 어떻게 보관하면 좋을까. 와인 전문가에게 물었다. 사진 언스플래쉬

한 병을 다 못 마셨을 때 남은 와인은 어떻게 보관할까.  
마개를 제거한 순간부터 와인은 산화가 시작된다. 많이 남았을 경우에는 마개를 다시 막아 최대한 공기와 닿지 않도록 밀봉한 뒤 실온에 세워서 보관한다. 되도록 이틀 안에 마시는 것이 좋다. 와인이 조금만 남았을 땐 산화가 더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작은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한 후 요리용으로 사용하는 편이 낫다.  
먹다 남은 와인을 일반 냉장고에 보관해도 될까.
2~3일 안에 마실 거라면 냉장고 보관도 괜찮다. 하지만 오래 보관할 경우에는 냉장고의 진동과 빛, 각종 냄새가 코르크 마개에 베어들 수 있어 권장하지 않는다. 보통 가정용 냉장고의 온도는 2~3℃ 정도인데, 레드 와인은 10℃보다 낮은 온도로 마실 경우, 떫은맛을 내는 타닌 성분이 아주 거칠게 표현된다.  
레드·화이트·스파클링 와인 종류별로 보관법이 다른가.
최적 음용 온도가 다를 뿐, 보관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모든 와인은 온도 차가 크지 않고, 빛과 진동이 없는 곳에 보관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온도가 낮을수록 와인의 숙성이 더디게 진행되기 때문에 숙성이 필요한 와인의 경우 16~20℃ 보관이 이상적이다. 와인 전용 냉장고가 없을 때는 옷장 등 빛이 들지 않는 서늘한 곳에 눕혀서 보관한다. 마시기 전에 냉장고에 두고 온도만 맞춰서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와인별로 가장 맛있는 온도는 몇℃인가. 
보통 레드 와인은 14~18℃, 화이트 와인은 8~13℃, 스파클링 와인은 6~8℃가 가장 좋은 맛을 내는 온도다. 와인 전용 냉장고에 보관할 때 레드 와인이 많다면 18℃에 가깝게, 화이트 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이 많은 경우에는 5℃에 가깝게 보관한다. 비율이 거의 비슷할 경우는 14℃에 맞추는 것이 좋다.
계절에 따라 와인 보관법이 달라질까.  
와인 보관에는 습도가 중요하다. 겨울철에 난방으로 인해 건조할 경우, 여름철이나 장마철에 습한 경우 모두 주의해야 한다. 와인 전용 냉장고가 없다면 바닥에서 높이가 어느 정도 떨어진 옷장 안쪽이 최적의 보관 장소다. 어둡고 서늘하며 적당한 습도가 유지되는 옷장 안쪽 깊숙이 보관하면 1년 이상도 문제가 없다.  
와인에도 유통기한이 있을까.
와인은 숙성주(酒)이기 때문에 맛있다고 느끼는 숙성 정도에 개인차가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10만원 대 이하의 와인은 5년 안에, 그 이상은 10년 안에 마시는 게 좋다고 알려져 있다. 해당 와인의 특성을 최적으로 나타내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미 개봉한 와인의 유통기한은 최대 1주일이다.  
와인을 연 후 코르크 마개를 체크하면 와인의 상한 정도를 체크할 수 있다. 심한 곰팡내가 나거나 코르크가 너무 젖어있거나 혹은 반대로 바싹 말라 있으면 보관상의 문제로 와인이 변질했을 가능성이 있다. 사진 언스플래쉬

와인을 연 후 코르크 마개를 체크하면 와인의 상한 정도를 체크할 수 있다. 심한 곰팡내가 나거나 코르크가 너무 젖어있거나 혹은 반대로 바싹 말라 있으면 보관상의 문제로 와인이 변질했을 가능성이 있다. 사진 언스플래쉬

와인도 상할까. 상한 와인을 구별하는 방법은.
보관을 잘못해서 와인이 상하는 경우는 ‘열화’와 ‘산화’ 두 가지다. 열화는 와인을 40℃ 이상으로 30분 이상 방치했을 때 와인이 끓어서 잼처럼 변하는 현상이다. 열화 과정을 거치면 와인을 열지 않아도 내부에서 산화가 된다. 또 와인을 너무 건조한 곳에 오래 세워두고 방치했을 경우 코르크 마개가 건조해지고 공기가 침투해 산화되기도 한다. 산화된 와인을 흔히 ‘식초화’됐다고 하는데, 냄새를 맡아보면 강한 식초 향이 난다.  
와인을 흔들면 안 된다고 하는데, 심하게 흔들면 맛이 달라지나.
배와 비행기를 통해 와인이 국내로 수입되는 데 이때 약 2주간의 ‘안정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지속적인 진동으로 와인의 맛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제맛과 향을 찾아갈 수 있도록 진동이 없는 상태로 두는 과정이다. 하지만 이때를 제외하고는 와인을 일부로 아주 강하게 흔들지만 않으면, 평상시 이동으로 인한 진동 정도는 크게 문제가 없다. 다만 10년 이상 숙성된 레드 와인은 자연스럽게 침전물이 생기는데, 흔들리면서 이것이 섞이면 마실 때 혀에서 이물감이 느껴져 불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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