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은 승부수, TSMC는 계속 진격···삼성은

중앙일보

입력 2021.07.17 08:00

업데이트 2021.07.17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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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인텔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이 다시 격랑을 만났다. 세계 1위 종합반도체 기업인 미국 인텔이 인수합병(M&A)을 통한 ‘승부수’를 띄웠다. 세계 1위 파운드리인 대만 TSMC는 ‘여전히 진격 중’이다.

[뉴스원샷] 이상재 산업2팀장의 픽
키워드: 요동치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
TSMC 호실적에 日 공장 신설도 검토
“인텔은 업계 4위 인수 추진” 보도 나와
‘추격자’ 삼성으로선 부담 커지는 구도

TSMC는 15일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 2분기 매출 132억9000만 달러(약 15조1600억원), 영업이익 52억100만 달러(약 5조93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9.8%, 11.1%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39.1%였다.

전체 공정 중 7나노미터(㎚) 이하 미세공정 비중이 49%를 차지하면서 이 같은 고수익 실현이 가능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애플과 인텔·AMD·엔비디아 등 ‘큰손’은 TSMC에 주문을 늘렸다. 반도체 쇼티지(공급 부족)를 겪던 자동차 메이커들도 TSMC에 ‘구애’를 해왔다.

삼성전자 역시 2분기에 기대 이상의 호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발표했다. 전체 영업이익이 12조5000억원이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에서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이 넘는 6조원대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분석한다.

다만 파운드리 사업만 떼어놓고 보면 TSMC와 격차는 더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원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수율(웨이퍼 한 장에서 생산되는 합격품의 비율) 문제를 겪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TSMC를 추격하는 게 상당히 어려운 숙제라는 얘기다.

대만과 일본의 ‘반도체동맹’은 더 단단해지고 있다. 웨이저자(魏哲家) TSMC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일본에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실사를 진행 중”이라며 “TSMC는 어떤 투자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장의 위치와 규모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특수 반도체를 주로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프로젝트가 성사되면 TSMC가 일본에 짓는 첫 번째 공장이 된다.

TSMC는 연초에 일본 이바라키현 쓰쿠바에 연구개발센터를 설립,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정부도 TSMC에 190억 엔(약 2000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전체 투자 금액의 절반가량이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생산 공장을 건설하면서 대만·일본의 공조가 더욱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인텔이 파운드리 세계 4위 업체인 미국 글로벌파운드리 인수(M&A)를 추진한다는 뉴스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인텔이 반도체 제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글로벌파운드리 인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텔이 제시한 금액이 300억 달러(약 34조3000억원)라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나왔다.

글로벌파운드리는 미국 AMD의 생산 사업부였다가 2008년 분사했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글로벌파운드리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TSMC(54%), 삼성전자(17%), UMC(대만·7%)에 이어 세계 4위 파운드리 기업이다. 시장점유율은 7% 수준으로, UMC와 세계 3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올해 100조원대로 전망된다.

세계 파운드리 반도체 시장점유율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트렌드포스]

세계 파운드리 반도체 시장점유율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트렌드포스]

이번 M&A가 성사되면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와 삼성전자의 양강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 삼성전자로선 새로운 변수가 생긴 것이다. 고객사의 주문대로 반도체 칩을 생산·공급하는 파운드리 사업의 특성상 중장기적으론 시장의 지각 변동까지 가능하다.

펫 갤싱어 인텔 CEO는 취임 직후인 지난 3월 미래 비전으로 ‘종합반도체기업(IDM) 2.0’을 제시하면서 “파운드리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인텔은 2016년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했다가 철수한 경험이 있다. 그러면서 200억 달러(약 22조5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반도체공장 두 개를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3년 뒤인 2024년 가동 예정이다.

인텔의 ‘M&A 승부수’는 2030년까지 171조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 삼성전자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투자 프로젝트는 속도가 더디다. 지난 5월 미국 현지에 170억 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하고도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공장 부지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익명을 원한 국내 반도체 업체의 한 임원은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했지만 공정기술에선 당장 삼성전자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다”면서도 “다만 경쟁 업체의 과감한 투자와 시장 판세 흔들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보다 적극적인 활로를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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