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입 세계여행] 한국이 전파한 치킨? 흑인 노예가 먹던 음식

중앙일보

입력 2021.07.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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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라이드치킨

미국 뉴올리언스의 한 식당에서 맛본 와플 치킨. 짭짤하고 매콤한 치킨과 시럽 얹은 와플이 한입에 들어오면 그야말로 '단짠단짠'이다. 최승표 기자

미국 뉴올리언스의 한 식당에서 맛본 와플 치킨. 짭짤하고 매콤한 치킨과 시럽 얹은 와플이 한입에 들어오면 그야말로 '단짠단짠'이다. 최승표 기자

삼복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복달임은 닭이 최고다. 삼계탕뿐 아니라 맥주 곁들인 프라이드치킨도 많이 먹는다. '치맥(치킨+맥주)'이란 말이 외국에서도 고스란히 쓰일 정도로 맥주와 찰떡궁합인 한국의 치킨은 세계가 알아주는 맛이다. 마치 한국이 프라이드치킨을 개발한 나라 같다. 그러나 한국식 치킨이 원조는 아니다. 치킨이 탄생한 배경에는 의외로 서글픈 역사가 서려 있다.

프라이드치킨은 19세기 미국 남부에서 먹기 시작했다. 조리법만 보자면 스코틀랜드식 튀김과 닭고기에 매콤한 양념을 버무려 먹던 서아프리카 요리 스타일이 결합해 탄생한 음식이다. 그러나 음식에 밴 역사는 가슴 아프다. 백인 농장주가 먹다 남긴 닭고기를 흑인 노예가 밀가루 반죽 입혀서 튀겨 먹던 게 유래다. 농장주는 닭을 장작불에 구워 살코기가 많은 가슴과 다리만 먹고 나머지 부위는 버렸다. 흑인 노예가 그 버린 부위를 주워 조리했다. 살이 많지 않으니 밀가루를 덧입혀 튀겨 양을 불렸다. 오늘 우리가 찾아서 먹는 닭 날개 튀김이 그 시절 누군가에겐 잔반이었고, 누군가에겐 살기 위해 먹어야 했던 식량이었다.

프라이드치킨이 탄생한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는 독특한 음식 문화가 발전했다. 스페인의 파에야, 아시아의 볶음밥과 닮은 잠발라야. 최승표 기자

프라이드치킨이 탄생한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는 독특한 음식 문화가 발전했다. 스페인의 파에야, 아시아의 볶음밥과 닮은 잠발라야. 최승표 기자

플랜테이션 농업이 발전한 남부 루이지애나 주는 미국에서도 창의적인 음식 문화가 꽃핀 지역으로 꼽힌다. 흑인 노예제의 산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 서아프리카와 라틴 아메리카 이주민, 캐나다 동부에서 건너온 프랑스인이 뒤섞여 다른 미국 지역에는 없는 독특한 음식을 탄생시켰다. 프라이드치킨뿐 아니라 '케이준 치킨', 볶음밥 '잠발라야', 새우튀김을 넣은 샌드위치 '포보이', 영화 '아메리칸 셰프'에 나오는 도넛 '베녜' 등이 모두 루이지애나에서 태어났다. 전 세계로 퍼진 치킨 프랜차이즈 '파파이스'가 뉴올리언스에서 출발한 것도 우연이 아닐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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