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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도 델타변이 비상…다음주 ‘5인 금지’ 돌입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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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5호 01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타오르기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의 불길이 비수도권으로 옮겨붙고 있다. 이달 초 비수도권 지역에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용하며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 등을 해제했던 정부는 델타 변이의 전국 확산으로 2주 만에 비수도권 방역을 다시 강화하기로 했다.

2주 만에 방역 다시 강화 #신규 확진자 열흘째 1000명대 #비수도권 비중 25%로 치솟아 #휴가철 이동 많아 확산 우려 #“위험지역 모두 3단계 격상을” #동해안 해수욕장들 일제히 개장 #제주도,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

김부겸 국무총리는 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비수도권의 사적모임 인원 제한을 4명까지로 단일화하는 방안을 각 지방자치단체가 논의해 줄 것을 요청드린다”면서 “확진자가 계속 늘어날 경우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도 오후 6시 이후 모임 인원을 추가로 제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536명이다. 전날(1599명)보다 63명 줄었지만,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7일(1212명)부터 열흘 연속 1000명대를 기록했다.

국내 감염자 1476명 중 75%(1107명)가 서울·경기·인천에서 나왔다. 열흘 전과 비교하면 전체 감염 규모가 커졌고, 비수도권 확진자 비율이 치솟았다. 지난 7일에는 수도권 확진자가 84.7%(국내 감염 1168명 중 990명)를 차지했는데 열흘 새 10%포인트 줄고 그만큼 비수도권으로 옮아간 셈이다. 이기일 중대본 제1통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금 4차 유행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대체로 수도권에서 75%, 비수도권에서 25% 정도가 발생하고 있다”며 “수도권은 (확산세가) 정체 상태지만 비수도권이 점차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비수도권의 확산세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지역간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더 거세질 우려가 크다. 방역당국의 분석에 따르면 13일 기준 전국 이동량은 3160만 건으로 전 주에 비해 2.4%가 감소했고, 3주 연속으로 감소 추세다. 특히 수도권 이동량은 1650만 건으로 전 주보다 11% 감소했다. 반면 비수도권의 이동량은 1510만 건으로 오히려 9%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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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에 대응해 비수도권에서도 사적모임을 수도권과 같이 4인까지만 허용하는 방안을 지자체에 강력히 요청했다. 상황에 따라 수도권과 같이 오후 6시 이후 2인까지만 모임을 허용할 수도 있다. 이 통제관은 “지자체별 논의를 통해 결과가 도출되면 안내할 예정”라고 밝혔다. 중대본은 일요일인 18일 비수도권 5인 금지 등 강화된 방역조치를 발표할 계획이다. 19일 0시부터 시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제주도는 16일 이같은 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런 현상은 예견됐던 결과다. 수도권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 더해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라는 사상 초유의 방역 조치가 시행 중인데 반해 나머지 지역은 대부분 이달 초부터 방역조치가 완화됐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수도권에서 1시간도 떨어져 있지 않은 인접 지역에서 2단계를 실시했던 것 자체가 이상한 결정”이라며 “확산 위험지역은 모두 3단계로 격상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고속버스·기차엔 휴가 승객 가득, 지자체 방역 총력전

16일 오전 11시 30분쯤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9번 출구. 속초·양양행 고속버스가 들어오자 20대로 보이는 10여명의 일행이 우르르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와이안 셔츠를 입은 남성 등 일행 4명도 눈에 띄었다. 이들이 탄 28석 우등버스는 전석 매진됐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이날 오후 1시 30분쯤 서울역 KTX 플랫폼에서도 가족이나 친구들이 2~5명씩 모여 KTX를 기다리는 풍경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수도권 내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된 이후 첫 주말을 앞두고 이른 휴가길에 오르는 모습이다. 이날부터 경포해수욕장 등 동해안 82개의 해수욕장이 모두 개장했다. 토요일(17일)에도 서울발 속초행 고속버스 12개 노선이 매진됐다. 비수도권 지역은 대부분 이달 초부터 방역조치가 완화된 점을 고려하면 이런 현상은 예견됐던 결과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북·경북은 1단계고, 나머지 지역은 대부분 2단계다. 2단계 지역에선 8명까지 사적 모임이 가능하고, 식당·카페 등은 자정까지 문을 열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의 비수도권 확산으로 상황이 변했다. 이날 오후 1시 현재 강릉 13명, 속초 2명, 동해 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제주에서는 최근 일주일간 100명의 확진자가 추가되면서 누적 확진자가 이날 오후 3시 현재 1452명으로 늘었다. 제주도는 19일 0시부터 거리두기를 현재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해 현행 8명인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을 4명까지, 99명인 행사·집회 가능 인원을 49명까지로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또 예방접종 완료자에 대해서도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이와 함께 오후 10시 이후 해수욕장과 도심공원 내 음주나 취식 행위를 금지하는 행정명령도 검토중이다.

광주, 전남, 강원 등 다른 지자체도 정부의 방역 강화 요청에 원칙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는 현행 체계 유지를 희망한다고 밝혔으나 전국적으로 통일된 안을 추진한다면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3차 유행은 지금보다도 유행 규모가 작았음에도 꺾이기 시작할 때까지 무려 43일이 걸렸다”며 "주말과 휴가철을 맞아 거리두기에 더욱 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

코로나 확산으로 기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삼성전자는 오는 31일까지 2주를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했다. 오후 6시 이후에 법인카드 사용을 자제하고, 여름휴가는 가족과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안전한 휴가’를 권장하고 있다. 특히 ‘3밀(밀폐·밀집·밀접)’ 장소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LG전자는 지난 12일부터는 국내외 출장은 물론 외부 미팅·회식·집합 교육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KT는 소속 부서 외의 사람과 식사를 금지하고 구내식당을 2부제로 운영 중이다. 현대차·SK·KT 등도 재택근무 비중을 높이고 사적 모임 자제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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