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노년층 삶의 질 향상 ‘에이징 테크’ 연구에 몰두할 것”

중앙선데이

입력 2021.07.17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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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5호 23면

임태희 한경대 총장

임태희 한경대 총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곧 학교를 떠나지만, 이후로도 공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전민규 기자

임태희 한경대 총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곧 학교를 떠나지만, 이후로도 공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전민규 기자

임태희(65) 국립 한경대 총장이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마친 뒤 발걸음을 향한 곳은 교내 커피숍. 아이스크림 1개를 주문한 임 총장은 사장에게 “요즘 방학 중인데 매출은 어떠냐”고 물었다. 사장은 “늘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하다”며 웃었다.

미세먼지·기초환경 등 중점 연구
‘디지털 강소농’ 모델 개발도 진행
산학협력 통해 성과, 노하우 쌓여

개강 전 물러나야 구성원들 편해
‘셀프 임기 단축’ 교육부에 전달

코로나19로 인한 영업난이 지속하자 한경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교내 입점 커피숍·편의점·서점의 임대료를 받지 않고 있다. 임 총장은 “조금씩만 배려하고 양보하면 다 같이 살 수 있다”고 했다.

1939년 안성공립농업학교로 시작해서 오늘에 이른 한경대에 임 총장이 CEO(최고경영자)로 취임한 건 2017년 10월 20일. 3선(16~18대) 국회의원을 거쳐 고용노동부 장관,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지낸 그는 취임 일성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 새 고등교육의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취임 2년 후인 2019년에는 ‘2030 한경 비전 선포식’을 열고 ‘길을 만드는 대학, 경기 대표 국립대’를 선포했다. 2030이란 2030년까지 국내 30위권 대학에 진입하겠다는 의미다.

규정대로라면 임 총장의 임기는 오는 10월 19일까지. 그러나 임 총장은 용단을 내렸다. 그는 “나 하나 임기를 단축하면 모두가 편해진다”며 9월 이전에 총장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중앙SUNDAY가 임 총장을 만나 재임 기간 성과와 용퇴 이유 등을 들어봤다.

취임 3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신다면.
“이전에 경험했던 직업들은 현재의 문제 또는 가까운 미래의 문제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에 반해 학교는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정치나 행정의 정책 결정·집행 과정에도 학교처럼 끊임없는 소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이었나요.
“국립대는 기업이나 민간에서는 할 수 없는 기초 과제나 국가적 과제를 수행해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학교는 미세먼지·기초환경·에이징 테크(Aging Tech) 세 가지 부문을 중점적으로 연구했습니다. 이 세 가지 부문에서는 나름대로 성과도 냈고, 노하우도 쌓았다고 자부합니다.”
미세먼지 연구와 관련해서는 산학협력 활성화에도 박차를 가하셨죠.
“한경대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선행연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2019년 국토교통부 주관 5년간 240억원 규모의 ‘도로 미세먼지 저감 및 실증 연구’ 수주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에이징 테크가 무엇인가요.
“에이징 테크는 노화를 능동적으로 수용하되 삶의 질을 향상하는 웰 에이징(Well-Aging)과 항노화·노화 방지 등으로 표현되는 안티 에이징(Anti-Aging)을 합친 기술로 중·노년층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에이징 테크를 통해 국가 또는 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비용을 경감시킬 수 있습니다. 첨단기술로 노년층의 건강과 인지능력을 유지·향상함으로써 국가나 타인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죠. 청년들이 에이징 테크 관련 첨단기술 인력으로 투입되면 일자리 문제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한경대의 ‘전매 특허’인 농업 분야 연구에서는 어떤 실적이 있었나요?
“민승규 교수팀이 2019년 전 세계 21개 팀이 출전한 세계 인공지능(AI) 농업대회에서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그 밖에도 우리나라 농업 여건에 적합한 한국형 모델, 즉 작지만 강한 ‘디지털 강소농(强小農)’ 모델을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평택 한국복지대와의 통합 진행 상황이 궁금합니다.
“2019년부터 대학 입학정원이 고교 졸업자 수를 초과함에 따라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대학 경쟁력 제고 방안이 필요합니다. 20년 후 우리나라 대학 입학정원의 적정 수준은 현재의 30% 이하로 예상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양교가 통합하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Technology(기술)+Human(휴먼)+Environment(환경) 친화적 융·복합 인재양성 대학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셀프 임기 단축을 결심하셨다고 들었습니다.
“4년 임기이니 10월 19일 퇴임하는 게 맞겠죠. 하지만 10월이면 중간고사로 학교가 가장 바쁠 때입니다. 그런 시기에 총장 임기를 시작하면 구성원들의 에너지 낭비가 극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학기 중에 보직교수 인선을 해 보니 여러 면에서 불편과 어려움이 많았어요. 새 학기 시작 전에는 인수·인계를 마무리하고 새 총장님 체제로 새출발하면 좋겠습니다.”
공무원·정치인·각료에 이어 네 번째 직업의 임기가 끝나갑니다. 향후 어떤 구상을 하시는지요?
“저는 국가·사회로부터 과분한 혜택을 본 사람입니다. 공적 책임감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을 단 한시도 잊어 본 적이 없습니다. 단기적으로는 학교에서 추진했던 에이징 테크 분야 연구에 몰두하려 합니다. 또 저는 정치를 했던 사람이자 국정의 중심에서 일했던 사람입니다. 분열·갈등·분노·증오의 정치가 통합·소통·대화·동반의 정치로 나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18일 발행되는 월간중앙 8월호에서 더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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