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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벨기에 삼킨 '죽음의 홍수'···사망자 120명 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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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독일과 벨기에 등 서유럽을 강타한 집중호우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시간 16일 오후 9시 현재 집계된 사망자 수가 126명으로 늘었다. 특히 독일 사망자가 최소 103명에 이른다. 벨기에도 최소 23명의 인명 피해가 났다. 독일 북부에선 약 1300명이 연락이 되지 않아 실종·사망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독일 1300명 연락두절 추가 피해 우려 #네덜란드 남부도 1만명 대피령 내려져 #"독일 교민들은 무사…재산 피해 우려"

 독일 라인강의 서부 지류인 아르강이 15일(현지시간) 범람해 인근 지역이 침수됐다. [AP=연합뉴스]

독일 라인강의 서부 지류인 아르강이 15일(현지시간) 범람해 인근 지역이 침수됐다. [AP=연합뉴스]

이날 독일 도이체벨레, 빌트 등 현지 매체 속보에 따르면 14~15일(현지시간)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독일 라인란트팔츠주(州)의 사망자가 60명으로 집계됐다. 쾰른시가 있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서도 최소 43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현재까지 100명 넘는 인명 피해가 났다. 독일 일간 빌트는 이번 재난을 “죽음의 홍수”라고 불렀다.

박선유 재독한인 총연합회 회장은 16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사망ㆍ실종자가 늘고 있어 심각한 상황”이라며 “인명 피해가 없더라도 물에 침수된 집들이 많아 재산 피해가 크다. 피해가 큰 지역은 인터넷도 끊겼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서유럽 홍수 피해. [SNS 갈무리]

서유럽 홍수 피해. [SNS 갈무리]

쾰른의 남부 에르프트스타드 지역에서는 주택이 붕괴돼 일부 주민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이 지역에선 소방대원들이 주택에 갇힌 주민들을 구조하면서 가스 누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쾰른의 7월 평균 강우량은 87㎜이지만, 15일까지 24시간 동안 두 배가 넘는 154㎜가 쏟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여명이 사망한 북부 유스키르헨 마을은 댐 붕괴 위험이 제기되고 있다.

가장 피해가 큰 라인란트팔츠주의 경우 북부 아르바일러군(郡) 주민 약 1300명이 연락이 두절되면서 추가 인명 피해 우려가 나온다. 다만 주 당국은 “이동통신 네트워크망이 손상돼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 규모를 말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언론에 설명했다.

독일벨기에 홍수 피해 지역.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독일벨기에 홍수 피해 지역.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15일 하루 동안 강하게 내린 폭우로 독일 서부 도시들은 곳곳이 물에 잠기고 침수 피해를 입었다. 독일 기상청은 16일에도 때때로 강한 비가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라인강의 본류 뿐 아니라 지류의 수위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BBC 등 외신들은 서부 피해 지역에 1000여명의 응급 복구 요원이 투입됐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미국 순방 중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수십만이 공포와 절망, 고통 속에 갑작스러운 재앙을 맞닥뜨리게 됐다”며 “정부는 피해를 입은 이들을 고통 속에 홀로 남겨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하겐 지역에서 15일(현지시간) 홍수 피해로 차량과 주택이 파손된 모습. [AP=연합뉴스]

독일 하겐 지역에서 15일(현지시간) 홍수 피해로 차량과 주택이 파손된 모습. [AP=연합뉴스]

주독일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현재까지 교민들의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전날 연락이 끊겼던 3명의 안전도 확인됐다. 대사관에는 독일에 유학을 보낸 자녀들의 안전을 문의하는 부모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CNN에 따르면 14일부터 15일까지 독일 서부 뿐 아니라 ‘베네룩스(벨기에·네덜란드·룩셈부르크) 3국’ 전역에 걸쳐 이례적인 강우량이 쏟아졌다. 24시간 사이 이 지역의 강우량은 100~150㎜로, 평소 이 지역의 한달 강우량이 단시간에 쏟아졌다.

벨기에 일간 르 수아르는 리에주 등에서 홍수로 인해 사망한 사람이 최소 23명이라고 전했다. 네덜란드 남부 마스트리흐트시는 약 1만명의 시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네덜란드 남동부 림뤼르흐주의 도시 4분의 1에서 주민들이 대피할 예정이다.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는 트위터에 “프랑스는 독일과 벨기에에 연대와 지원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벨기에 리에주에 프랑스군 40명과 구조헬기를 파견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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